한진중공업을 향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 크레인 농성을 159일째 진행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우리 조합원들의 경우, 벼랑으로 내몰려 있는 사람인데 (공권력 투입을 통해) 이걸 더 밀어낸다면 떨어지는 것밖에 없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이에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최악의 선택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김진숙 위원은 "저도 그런 상황은 오지 않길 제발 바란다"고 답변했다.
"언론 보도로, 우리가 이렇게 코너에 몰려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진숙 위원은 "('희망버스'가 도착하기 전날인 10일 한진중공업 사측의 공장 봉쇄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심하게 다쳤음에도) 언론에서 이 같은 보도는 하지 않고, 이후 과정만 보도하니까 우리가 이렇게 지금 (코너로) 몰려 있는 상황"이라며 언론보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손석희 교수가 "지금 나온 보도를 보면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조선소 내부 진입 후에 노조 조합원들이 용역직원을 먼저 공격해서 용역직원 20여 명이 다친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이미 그 전날 상황에서 노사간 충돌이 있었고, 거기서 용역직원들한테 조합원들이 많이 부상을 당했다는 말인가"라고 질문하자 김 위원은 "그렇다. 우리 쪽에서 많이 다쳤다"고 답변했다.
"당시 119 구급차에 실려간 사람은 두 사람이었다. 지금도 다리를 절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병원에 가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희망버스'가 도착한 11일 밤 상황과 관련해서는 "(한진중공업 사측이) 'CJ시큐리티'라고 유성기업, 경산 삼성병원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던 용역업체 사람들을 대동하고, 구사대까지 1천명 넘는 사람들을 대동했다"며 "오셨던 분들 중에는 공선옥 작가, 김선우 시인도 계셨고,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이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오셨던 건데 그렇게 물리적으로 막을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놔뒀으면 먹고 놀고 돌아갔을 사람들인데 정말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언론, 정치인들이 우리의 절망감 헤아려 주셨으면"
김진숙 위원은 한진중공업 사측과의 교섭 상황과 관련해서는 "교섭은 몇 차례 있었는데, 사측의 태도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한 다음날 경영진들은 주식배당금 174억을 숨겼다. 사측이 정리해고 하겠다는 170명의 연봉을 다 합쳐봐야 174억이 안 된다"며 "(170명의) 연봉의 3배가 넘는 금액을 주식배당금으로 횡령한 경영진들을 누가 용서할 수 있겠느냐? 더군다나 영업이익 1700억 흑자가 난 기업에서 정리해고라는 것은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지방노동청이 '한진중공업의 경영상 해고조치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는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지방노동청의 경우 '경영상의 이유'를 들었는데, 영업 상무는 한진 조남호 회장의 아들 조원국 상무였다. 이 사람은 33살"이라며 "영업을 책임졌던 상무가 책임을 지고 경영진이 수주에 대한 책임을 져야지 그걸 왜 노동자들이 책임져야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노조의 파업 때문에) 3개월 동안 158억 원의 손해가 났다면, 그만큼 우리가 일을 했으면 158억 원의 이익이 났다는 얘기 아니겠느냐. 이 문제를 푸는 방법은 간단하다"며 "170명 복직시켜 일하게 하면 사장, 회장도 돈 버는 거고 우리들도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이 문제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도 (논의해야 한다). 한나라당에서 (국회 논의를) 반대했다고 그러던데 그 사람들은 누구의 세금으로 지금까지 먹고 살아왔던 사람들이냐"며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의) 절망감을 조금이라도 정말 언론이고 정치하는 분들이 헤아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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