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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프로그램에서 신공항 등 거론한 정희준 동아대 교수, 사실상 하차

MBC, “시사 안 돼” 김어준 라디오에 딴지

2011. 05. 27 by 송선영 기자

상담(相談):「명사」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하여 서로 의논함.

라디오 상담 프로그램에서 시사를 논하면 안 되는 걸까?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진행하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가 상담 코너를 통해 동남권 신공항, 세종시 등 시사 관련 내용을 전한 것에 대해 MBC 간부들이 난색을 표했다. 라디오에 직접 출연해 시사 관련 내용을 소개한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사실상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게 됐다.

▲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홈페이지 화면 캡처 ⓒMBC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는 무엇?

MBC는 지난 9일 라디오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평일 밤 9시35분부터 10시까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색다른 상담소>는 나 자신에 대한 상담, 꿈에 대한 상담, 사회 생활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상담을 비롯해 사회 이슈와 관련한 상담 등을 각 요일 별 코너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칼럼니스트이자 <프레시안> 등 매체 기고를 통해 사회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매주 금요일 ‘다 상담’ 코너를 통해 우리 사회 이슈와 관련한 청취자들의 고민을 상담해 왔다.

정희준 교수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박지성 선수와 관련한 청취자의 질문에 박지성 선수에 대한 한국 언론 보도를 “옐로우 저널리즘”이라고 비판하는 등 박지성 선수를 둘러싼 한국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MBC가 문제 삼은 방송은 지난 20일 방송이었다.

이날 <색다른 상담소>는 “최근 지역의 불화, 갈등이 영호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세종시, 신공항, 과학벨트 등을 둘러싼 지역 갈등의 현상을 이해하고 싶다는 청취자의 질문에 대한 상담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김어준 총수와 정희준 교수는 지역 갈등을 빚고 있는 현상들을 언급한 뒤, 그 배경을 주요하게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김어준 총수는 최근 신공항 백지화, 과학비니지스벨트 등 사안과 관련해 “중앙이 권위를 잃어가고 있고, 사업을 뒤집을 때 (지역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충분히 없고, 설득과정도 없다”며 “지역 사람들이 보기에 정치 논리에 의해 뒤집힌 게 아니냐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지 않냐. ‘오로지 경제 논리에 의해 결정됐다’는 정부 입장을 신뢰하지 않는 불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희준 교수도 최근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현 정부의 기반인 영남권에서 거세게 반발한 것과 관련해 “‘영남은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고 지역 결합을 너무 쉽게 본 것”이라며 “지방에 계신 분들이 이제는 참을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방송 나간 뒤 담당 부장 등 “왜 상담 프로그램에서 시사를 하냐”

그러나 이 방송이 나간 뒤, <색다른 상담소> 담당 부장 등은 해당 프로그램 PD를 불러 “왜 상담 프로그램에서 시사를 하냐”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정희준 교수는 담당PD로부터 “나중에 주제가 맞을 때 부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희준 교수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신공항 등 현 정권에 부담이 되는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지난 월요일(23일) 담당PD가 불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담당PD가 윗선으로부터 ‘왜 정치 이야기를 하냐’ ‘시사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MBC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는 게스트를 불러 (시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도 많이 있고, 국회의원 등도 전화 연결을 통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고 하니까 예상 밖”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코너가 급하게 시작하다 보니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해 프로그램을 다시 정비하는 차원에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코너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애둘러써 이야기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도 내비쳤다.

<색다른 상담소> 제작진은 상담 코너를 통한 시사 관련 내용 전달에 대해 담당 부장등과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이 “정치, 시사적인 내용 또한 프로그램을 통한 상담의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다”며 상담의 범위를 폭넓게 생각한 것과는 달리, 해당 프로그램 부장 등은 “시사적인 문제는 프로그램과 맞지 않다. 개인적인 일에 대한 상담을 위주로 하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색다른 상담소> 제작진은 정희준 교수의 출연과 금요일 ‘다 상담’ 코너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27일 방송은 원래 예정됐던 대로 <나는 가수다> 신정수 PD가 출연해 나가수와 관련한 상담을 진행한다.

한편, 이와 관련해 <색다른 상담소> 담당 부장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2주 만에 (출연자를) 내리는 게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게스트가 정해진 프로그램이 아니다. 상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콘셉트에 따라 (출연자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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