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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 지시"…지상파·종편 중 유일 첫 꼭지는 '한·미 북핵 공동대응 회의' MBC·SBS는 뉴스 후반 편성

KBS '뉴스9' '근로시간 개편' 보도에 윤 대통령 등장…맥락은

2023. 11. 14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박민 사장 취임 당일 앵커가 교체된 KBS <뉴스 9>에서 '정부 근로시간 개편 재추진’ 보도의 한 장면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모습으로 처리됐다. 윤 대통령 발언 장면을 자료 화면으로 사용한 방송사는 지상파·종편 중 KBS가 유일했다.

<뉴스 9>의 새 앵커 박장범 기자는 기존 KBS 뉴스가 ‘정파적이었다’고 평가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언론현업단체들은 박민 사장 체제의 KBS 뉴스가 ‘땡윤뉴스'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13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13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13일 고용노동부는 특정 업종·직종을 선별해 근로시간 개편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업, 생산직, 보건의료직 등에서 연장근로를 월·분기·반기·연 당위로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근로시간 개편안이 ‘주 69시간 노동’이라는 비판을 받자 정부가 한발 물러섰다는 평가다. 같은 날 한국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화장에 복귀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노동부가 노동자·사업주·시민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사업주의 56.4%, 노동자의 55.3%가 제조업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추가소득을 위해 연장근로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률은 58.3%에 달했다.

이날 지상파·종편의 메인뉴스는 이 차관의 기자회견 발언을 중심으로 해당 소식을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노동개혁 1호 정책을 입법 예고한 지 8개월 만에 정부가 고개를 숙였다”면서 ‘지난 3월 입법 추진 시에는 이러한 부분을 세밀하게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이 차관의 발언을 전했다. 

SBS <8 뉴스>는 노동부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JTBC·TV조선도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려 한다”면서 이 차관의 발언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다뤘다.

13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1
13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1

KBS <뉴스 9>는 지상파·종편 방송사 중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장면을 보도 화면에 사용했다. KBS는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의 핵심은 주간 단위의 52시간제를 더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주 최대 69시간 근무라는 비판 속에 대통령까지 나서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KBS는 “주당 60시간 이상의 근무는 건강 보호 차원에서 무리라고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윤 대통령의 지난 3월 국무회의 발언을 보도화면으로 사용했다.

SBS 보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되기도 했다. SBS는 "윤석열 대통령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밝힌 적이 있는 만큼 노사정 대화에서도 주 60시간 이내에서 논의될 전망"이라고 처리했다. 

그러나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와 대통령실의 반복되는 정책 혼선 속에 나온 회피성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유체이탈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3월 직접 브리핑한 '주 69시간제' 정부안을 윤 대통령은 돌연 "아직 정부 공식발표가 아니다"라고 했다. 장시간 노동에 대한 비판이 직장인들 중심으로 터져나오자 윤 대통령은 "주 60시간 이상 근로는 무리"라며 정책보완을 지시했다. 다시 대통령실이 주 60시간 이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가, 윤 대통령이 또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보호 차원에서 무리"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책혼선이 가중됐다. 한편에서는 '주 60시간은 어떤 근거로 제시된 기준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KBS '뉴스9'  보도 화면 갈무리
KBS '뉴스9' 보도 화면 갈무리

KBS <뉴스 9>은 유일하게 첫 두 꼭지로 한·미 안보협의회의 소식을 전했다.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만나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소식을 MBC <뉴스데스크>는 13번째 꼭지로, SBS <8 뉴스>는 22번째 꼭지로 편성했다. TV조선 <뉴스 9>은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뉴스 진행자·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를 대거 하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KBS는 박 사장 취임 전 전략기획실장, 본부장 등 주요 간부 전원을 교체했으며 임명동의제가 필요한 보도·시사·교양·라디오 총괄책임자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KBS 대표 시사 프로그램인 <더 라이브> <주진우 라이브> <최강시사> 등은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이들 프로그램 진행자에게는 마지막 방송에 대한 발언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기존 <뉴스 9> 진행을 맡았던 이소정 앵커는 12일 저녁 전화를 통해 하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 9> 새 진행자인 박장범 기자는 인사말에서 기존 KBS 보도가 ‘정파성 논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기자는 “KBS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뉴스를 통해 정확하고 편견 없는 뉴스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흔들었던 정파성 논란을 극복하고 앞으로 공영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 수용자 조사에서 4년 연속 신뢰도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에서는 MBC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민 사장은 9일 후보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KBS를 두고 ‘편향적이다’ ‘노영방송 지적 받을 부분이 있다’ ‘젊은 기자들이 자신의 소신 하에 보도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어 “KBS 사장이 되겠다는 자가 앞으로 대놓고 위법과 월권을 저질러서라도 방송에 개입해 KBS를 땡윤극우방송으로 몰고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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