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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온열질환자 속출하는데 '경제효과' 홍보 열중

재난 주관방송사이자 잼버리 주관방송사의 '안전' 딜레마

2023. 08. 03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2일 지상파3사 모두 잼버리 관련 소식을 다뤘지만 초점은 달랐다. MBC, SBS가 온열 질환자가 속출한 대회 상황을 조명한 반면 KBS는 경제효과 홍보 등에 집중했다. KBS는 이번 잼버리 대회 주관방송사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잼버리 대회 개막 첫날까지 무더위로 400여 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이튿날 열린 개영식에서만 88명이 탈진했다고 소방당국이 전했다. 폭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잼버리 대회에 세계 158개국에서 4만 3200여 명이 참여했다.

2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2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지상파3사는 2일 저녁 메인뉴스에서 잼버리 대회 소식을 전했다. MBC, SBS는 개최 첫날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반면 재난주관방송사인 KBS는 관련 소식으로 세 꼭지를 할애했으나 주로 대회 홍보성 보도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하루만에 온열질환 환자 400명"‥땡볕에 4만 명 야영, 불안한 잼버리> 리포트에서 “전 세계에서 온 청소년 4만 3천 명이 여의도 3배 넓이의 새만금에 모였다”면서 "하지만 그늘은 거의 없다.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 34도까지 치솟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대원들은 작은 그늘 속에 촘촘히 모여 더위를 식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BC는 “첫날부터 수백 명의 대원들이 발열과 두통, 경련을 호소하며 진료소를 찾은 것인데, 하지만 (조직위 측은) 오늘 몇 명의 환자가 추가가 나왔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았고, 영내 클리닉과 병원에서 조치가 가능하고, 중증 환자는 없다고만 밝혔다”면서 “조직위는 사전 폭염 대책으로 그늘 설치를 마치고, 수분 보충을 위한 물과 염분 알약 등을 충분히 구비해두었다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SBS <8뉴스>는 리포트 <'잼버리' 개막 첫날에 온열질환자 400명…잇따르는 항의>에서 “섭씨 32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스카우트 대원들이 그늘 밑에서 쉬고 있다"면서 "물안개 터널도 가동했지만 더위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SBS는 “조직위가 운영하는 공식 SNS에는 항의성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며 “딸을 한국에 보냈다는 한 남성은 모든 것이 통제되어 있지 않고, 음식이 없고 햇빛을 피할 방법이 없다며 어떻게든 해달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내일도 최고 35도에 이르는 불볕더위와 열대야가 예보돼 대원들의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다.

2일 MBC '뉴스데스크'(위) SBS '8뉴스'(아래) 방송화면 갈무리
2일 MBC '뉴스데스크'(위) SBS '8뉴스'(아래) 방송화면 갈무리

KBS <뉴스9> 리포트에서 폭염 안전에 대한 내용은 일부분이었으며 잼버리 개영식 등 현장 소식, 이색 참가자, 경제효과가 다뤄졌다. <잼버리 공식 개영식…이 시각 새만금> 리포트는 “이번 잼버리는 참가 인원만 4만 명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장을 가득 매웠다"면서 "대원들이 노래를 따라부르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불꽃놀이도 예정돼 있는데, 개영식에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KBS는 "야영지가 넓게 트인 공간이어서 햇볕을 많이 받는 만큼, 온열 질환자가 수백 명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잼버리 조직위는 참가자들에게 충분한 수분 섭취 등 폭염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일부 야외 활동은 실내 행사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보도에서 KBS는 “'생존왕'으로 불리는 영국 방송인, 베어 그릴스가 이곳 새만금을 찾았고, 할아버지부터 손녀까지 3대가 함께 온 스카우트 가족, 그리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학생들까지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최대 6천 억 경제 효과”…세계 청소년에 한국 새긴다> 리포트에서 “경제적 기대 효과도 크다”며 “최대 6천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 전망치도 나온다. 무엇보다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한국을 알린다는 그 가치와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KBS <뉴스9>은 지난달 2일 이번 잼버리 대회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 전했으며 같은 달 30일에는 조직위원장인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인터뷰를 보도했다. 강 총재는 인터뷰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안전 아니냐’는 질문에 “첫 번째도 안전, 두 번째도 안전”이라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4일 폭우로 잼버리 대회장 전체가 진흙탕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SBS <8뉴스>는 같은 달 28일 폭염 대피 계획 부실·배수시설 부족·벌레 물림 등 대회 운영의 문제점 등을 조명했다.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관계자는 3일 미디어스에 “KBS가 이번 행사 주관 방송사로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관방송사이기에 홍보를 집중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북민언련 관계자는 “전주KBS를 비롯한 지역 언론사는 잼버리 개최 1년 전부터 배수, 폭염 등 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며 “MBC 같은 경우 지역 보도가 중앙에서 나왔는데, KBS는 없었다. KBS가 재난주관방송사이기 때문에 안전 문제에 관점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7월 한 달간은 주관방송사와 함께 집중적인 대국민 홍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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