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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정치부장 "기득권 공고히…여권과 일전 불사" 2019년 구현모 사장 선출 때 "KT맨이 KT회장 된다"

중앙일보, 구현모 체제가 '파격'이라더니 "MBC 꿈꾸는 KT"

2023. 03. 14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중앙일보가 KT 차기 경영진 선임 논란해 '구현모 체제'를 정조준했다. KT이사회가 각종 의혹이 불거졌던 구현모 사장 체제를 감싸왔고, 현재도 기득권 유지를 위해 여권과 일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로 이를 강조하기 위해 MBC가 빗대지기도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소유분산기업 KT에 불거진 '낙하산' 논란은 '역공의 빌미'로 다뤄졌다. 

하지만 중앙일보는 2019년 구현모 사장 선출 과정을 '파격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했다. 구현모 사장은 불법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된 황창규 전 회장의 첫 비서실장 출신으로 당시 사장 후보군에 올랐을 때 논란이 제기됐다. 

KT 사옥 (사진=연합뉴스)
KT 사옥 (사진=연합뉴스)

14일 중앙일보 최민우 정치부장은 칼럼 <'통신사의 MBC' 꿈꾸는 KT>에서 2019년 12월 구현모 사장 선임 과정을 소환했다. 최 부장은 최종 후보 2명을 두고 KT이사회에서 투표가 진행된 결과 박윤영 5표, 구현모 4표였지만 몇몇 이사들이 말을 바꿔 재투표 끝에 구현모 5표, 박윤영 4표로 결과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부장은 KT이사회가 2021년 '상품권깡' 사건으로 재판받는 구현모 사장 경영평가를 상향시켜 성과금을 올려주고, 2022년 '쪼개기 후원' 의혹을 받는 박종욱 공동대표의 사내이사 연임 문제를 모른 척했다고 전했다. 

최 부장은 "12년 만에 KT 출신 CEO를 배출해 '관치 탈피'라며 자부하던 '구현모 체제'에서 벌어졌던 일들이다. 그리고 이제 KT는 구현모 체제 존속을 위해 현 여권과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최 부장은 'KT 숨은 실세'로 불린 이강철 전 노무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1월 사외이사직에 물러나고, 구현모 사장이 2월 연임을 포기한 뒤 전·현직 임원 4명이 차기 사장 후보로 압축되는 '치밀한 사전 작업'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최 부장은 "이때 여권이 공개적인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느닷없어 보이는 여권의 공세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해도 되냐'는 역공의 빌미가 됐다"며 "여론이 유리해지자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여당이 '구현모 아바타'로 꼽았던 윤경림 부문장을 차기 대표로 선임하는 강수를 뒀다"고 썼다. 

그러면서 최 부장은 "거수기 전략, 셀프 추천 등 주인 없는 지배구조를 둘러싼 숱한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KT 경영진과 이사회가 이번 여권과의 전면전을 버텨낸다면 진정한 아성을 구축할 수 있다"며 "자기들만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통신사의 MBC'가 이제 KT엔 꿈이 아니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중앙일보 3월 14일 칼럼 갈무리 (빅카인즈)

그러나 구현모 사장이 선출된 2019년 12월, KT 차기 사장 선임 과정을 다룬 중앙일보의 기사는 <12시간 압박면접 끝… KT, 이르면 오늘 '포스트 황창규' 결정>(12월 26일), <'포스트 황창규'는 구현모… KT맨이 KT 회장 된다>(12월 27일), <교황 선출하듯… 압박면접 12시간, 결론은 'KT맨이 KT회장'>(12월 27일), <KT 회장 대신 '사장' 명함… 연봉도 삭감된 구현모, 왜>(12월 27일), <이런 면접 없었다…"잘못이 뭔가" 압박 뚫은 구현모 KT 사장>(12월 29일) 등으로 '구현모 체제'에 대한 찬양에 가깝다.   

2020년 들어 중앙일보는 <KT 구현모, 첫 임원인사… '고객·디지털·젊음' 강조>(1월 16일), <구현모 KT 신임 대표 첫 행보…글로벌 AI 1등 위한 'AI연합군' 구성>(2월 20일), <KT, 구현모 신임 CEO 선임하는 주총에 전자투표제 도입>(3월 10일), <'세계 첫 5G 상용화' 이끈 황창규 회장, 6년만에 KT 떠난다>(3월 23일), <‘Mr. 5G’ 황창규, 굿바이 KT>(3월 24일), <구현모발 KT의 혁신 시작됐다…20대 사원부터 40대 부장까지 300명 선봉대 출범>(4월 17일) 등의 기사를 게재했다. 황창규·구현모 체제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앙일보의 비판은 사실상 전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 부장이 비판한 구현모 사장 선출 과정에 대해 중앙일보는 2019년 12월 29일 기사에서 "내부 인사란 점도 특별했지만, 선출 과정도 기업의 채용 전형을 방불케 하는 파격의 연속이었다"고 총평했다. 중앙일보는 KT 지배구조위원회가 후보군 인재풀을 넓혔고, 1차 심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했으며, 최종 심사에서는 프리젠테이션과 압박 면접이 이뤄졌다고 중계했다. 

중앙일보는 "이런 파격적인 선출 과정엔 정치권의 목소리가 아닌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가 수렴됐다. 이사회는 후보 선출에 앞서 외부 전문가에 ‘바람직한 KT 회장상’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며 "이런 사전 밑그림이 결국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 진행은 물론, 회장의 지위와 연봉을 낮추는 혁신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2019년 12월 29일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 2019년 12월 29일 기사 갈무리 

최 부장은 KT를 MBC에 비유했는데 대주주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는 소유분산기업 KT와, 관련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이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MBC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KT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여권의 공세는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KT 이사회는 차기 대표 최종후보 구현모 사장을 확정했다가 이를 백지화하고 후보자 공개모집에 나섰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현모 사장의 '셀프 연임'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모두 윤 대통령이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후보자 공모가 시작되자 여권·보수진영 인사들이 대거 지원했다. 구현모 사장이 후보에서 사퇴한 다음 날 윤석열 캠프 경제고문이었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차기 KT 대표로 유력하다는 서울신문 보도가 나왔다. KT 이사회가 후보 33명 중 KT 출신 전·현직 임원 4명을 압축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들만의 리그"라며 비판에 나섰다. 언론에서 여권이 자신들이 생각한 낙하산이 배제되자 KT 공세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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