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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국립환경과학원·대구MBC 조사 유전자 분석 결과 대구MBC "역학조사 시기 놓쳐 유입경로 확인 안 돼" 조선일보 "'살아있는 남세균' 근거 없어... 무해성 물질 '코코믹사'"

'대구 수돗물 필터' 조사결과에 조선일보-대구MBC 상반된 보도, 왜?

2022. 12. 06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구시·국립환경과학원·대구MBC의 현풍읍 수돗물 필터 공동조사 결과를 두고 조선일보와 대구MBC가 정반대의 보도를 내놓았다. 조선일보는 "낙동권 권역 수돗물에서 독성 물질인 '남세균'이 검출됐다는 대구MBC 주장이 허위로 최종 확인됐다"고 보도한 반면, 대구MBC는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이 최종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두 보도를 종합하면 수돗물 필터에서 0.1%~5.3%의 남세균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조선일보는 현미경·유전자 분석 결과 필터에서 나온 물질은 무해성 물질인 '코코믹사'이며 소량 검출된 남세균은 분석법 한계상 '살아있는 남세균'으로 특정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환경부는 죽은 세포에 의한 남세균 DNA는 흔히 발견되는 것으로 독성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대구MBC는 필터에서 남세균 0.1%~5.3%의 검출됐는데 정작 남세균 여부를 가리는 PCR 검사 결과가 밝혀지지 않았으며, 남세균이 어디에서 유입됐는지 확인할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또 대구MBC는 지난 7월 정수장 수돗물에서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공동조사는 10월 27일 실시됐다. 

대구MBC 10월 12일 보도화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5일 기사 <“수돗물 남세균 없었다” 최종 결론...MBC 보도 허위로 확인>에서 "고도정수처리를 거친 정수(淨水)에서 간독성을 일으키는 남세균 등이 나왔다는 논란은 일단락됐다. 대구MBC가 이 논란에 불을 붙인 지 약 5개월 만"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현미경 분석'과 '유전자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조선일보는 현미경 분석 결과 '코코믹사와 세포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는 환경부 입장을 전하며 유해 남세균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유전자 분석인 '염기서열 분석'과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조선일보는 염기서열 분석에서는 코코믹사 계열과 유전자가 99.66% 일치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에서는 녹조류 DNA 68.4~99.4%, 남세균 DNA 0.1%~5.3%가 검출됐으나 "분석법 한계상 ‘살아있는 남세균’으로 특정할 근거가 없었다"고 했다. 환경부는 "국내‧외 수돗물에서 죽은 세포에 의한 남세균 DNA는 흔히 발견되며 독성과 무관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필터의 연두색 물질은 자체 발생‧생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환경부 입장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자연 환경에서 존재하는 녹조류 씨앗이 필터에 들어가 햇빛, 온도 등 생장 조건과 맞으면서 발아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대구MBC가 시료를 맡긴 경북대 신재호 교수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신재호 교수가 1일 조사결과 검토회의에서 '돗물필터에서 검출된 녹조류 등 미생물군집은 수돗물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고 가정용 필터 위생관리에서 기인된 문제로 추정된다'는 견해를 밝혔다는 환경부 입장을 전했다. 

조선일보 12월 5일 <>
조선일보 12월 5일 기사 <“수돗물 남세균 없었다” 최종 결론...MBC 보도 허위로 확인> 갈무리

같은 날 대구MBC는 기사 <'현풍읍 수돗물 필터' 공동 조사 결과… 남세균 포함된 것으로 확인>에서 "국립환경과학원은 서울대학교에 모든 생물체의 유전자 조직을 분석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검사를 의뢰했고 4개 시료에서 남세균이 0.1~5.3%가 검출됐다고 밝혔다"며 "대구MBC 의뢰로 경북대학교 NGS센터가 실시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에서도 0.27%의 남세균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대구MBC는 앞서 지난 10월 16일 경북대 NSG센터(센터장 신재호 교수)에 필터 녹색물질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의뢰, 마이크로바이옴 분석법을 통해 검사한 결과 1만 18개 유전자 조각 중 291개의 남세균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대구MBC는 남세균 유입경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조사 시기를 놓쳤다고 했다. 신재호 교수는 대구MBC에 "공기에서 나왔을 수도 있고 물에서 왔을 수도 있고 필터에 원래 잔존하고 있던 게 왔을 수도 있고 그거야 역학조사를 좀 더 정밀하게 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MBC는 대구시와 국립환경과학원이 현미경 분석과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녹색물질을 '코코믹사'로 결론내렸지만 남세균 여부를 가리는 PCR 검사 결과는 밝히지 않아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대구MBC는 그동안 현미경 분석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다. 유해 남세균은 크기가 매우 작아 현미경으로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게 학계 설명이라는 것이다. 

대구MBC 12월 5일 <>
대구MBC 12월 5일 <'현풍읍 수돗물 필터' 공동 조사 결과… 남세균 포함된 것으로 확인> 보도화면 갈무리

이승준 부경대 교수가 대구MBC 의뢰로 PCR 검사를 실시한 결과 유해 남세균 유전자가 확인된 바 있다. 이승준 교수는 대구MBC에 "남세균 검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지금 보면 마이크로바이옴(검사)에서 남세균 DNA가 0.1에서 0.53% 검출되었으니까 남세균 검사 PCR로 따로 한 번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MBC는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를 통해 국립환경과학원이 남세균 PCR 검사를 했는지 여러 차례 문의를 했고, 직접 연락도 했지만 답을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대구MBC는 "이번 조사는 녹조현상이 사라진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비슷한 시점에서 다시 검사해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구MBC는 지난 7월 27일 대구 정수장 3곳에서 정수가 끝난 수돗물을 받아 이승준 교수 연구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남세균에 의해 생성되는 독소의 종류인 마이크로시스틴이 0.22~0.28ppb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6세 이하 어린이와 건강 취약계층에게 허용하는 마이크로시스틴 수치는 0.3pp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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