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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복심 조상준 사퇴… '인사갈등' 등 설왕설래 경향신문 "국내정치 뛰어든 국정원, 중심은 조상준" 윤 대통령·국정원, '일신상의 이유' 되풀이

동아일보 "정보기관(국정원)에 측근 심는 관행부터 끊어야"

2022. 10. 27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돌연 사임하면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정원 실세로 평가받는 조 전 실장이 김규현 국정원장과의 인사권 갈등 끝에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어민 북송 사건' 등의 이유로 전직 국정원장 2명을 고발하면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조상준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사진=연합뉴스TV)

동아일보, KBS 등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조 전 실장은 지난 25일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에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당일 사의를 수용했다. 이후 김 원장은 대통령실로부터 조 전 실장 사의 수용 사실을 통보 받았다. 후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출신의 김남우 김앤장 변호사가 유력하다. 

조 전 실장 사임 이유에 대한 정부의 공식입장은 '일신상의 이유'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조 전 실장이 김 원장과 인사갈등을 빚다가 사임하게 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KBS는 '여권 핵심 관계자', '정보 관계자' 등을 통해 조만간 있을 국정원 핵심 보직 인사를 두고 조 전 실장이 대통령실에 보고한 인사안이 김 원장이 생각한 안과 달랐으며 이에 김 원장이 다시 인사안을 마련해 용산으로 갔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검토 끝에 김 원장 인사안을 받아들였고, 이에 조 전 실장이 사임했다는 게 여권 핵심 관계자의 발언이다.

동아일보는 국정원 내부에서 '조 전 실장이 인적쇄신에 소극적이다'라는 얘기가 흘러나왔으며 이 과정에서 여권에 조 전 실장과 관련한 각종 제보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정권이 교체됐지만 국정원 주요 보직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정원 일각에서 조 전 실장이 '좌파' 아니냐는 반발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또한 여권에 접수된 제보 중 조 전 실장의 도덕성 문제가 있었다고 동아일보는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은 특히 조 전 실장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에 격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27일 동아일보는 사설 <尹 측근 국정원 ‘王실장’의 돌연 퇴장, 무슨 일인가>에서 "국정원과 그 전신 정보기관은 숱한 부침 속에서도 역대 정권이 우선적으로 장악해야 할 조직이었다. 그래서 국정원장엔 흔히 무게감 있는 정권 실세를, 기조실장엔 대통령의 측근을 앉히곤 했다"며 "정권 교체기면 비밀스러워야 할 기관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기 일쑤였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직업 외교관 출신 김 원장을 정보기관 수장에 발탁한 것은 국정원을 정치에 흔들리지 않는 본연의 안보 중추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평가받았다"면서 "그 초심을 지키려면 정보기관에 측근을 심어놓는 구시대 관행부터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6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규현 국정원장이 국정감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조상준 기조실장은 국감 시작 전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동아일보는 조 전 실장 사임에 대해 "그가 국정원 내부 인사 문제를 놓고 김 원장과 번번이 부딪치면서 급기야 이런 사달이 났다는 관측이 많다"면서 "고위직 물갈이 인사에선 김 원장의 인사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일도 벌어졌고, 지휘부 간 갈등과 내부 반발이 이어지면서 후속 간부 인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실세라고 하지만 국정원 간부가 국정원장도 모르게 사의 표명을 한 것도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같은 날 사설 <의문투성이 국정원 기조실장 사임, 진상 밝혀야>에서 조 전 실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 참석을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하고, 대통령실이 별다른 검증도 없이 사표를 즉시 처리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경향신문은 "국정원은 전 정부 때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국정원은 전임 원장 2명을 고발하면서 국내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며 "그 중심에 있었던 조 전 실장이 돌연 사퇴한 것은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가기밀을 다루는 고위 공무원이 퇴임하려면 그 사람이 재임 시 비위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등을 꼼곰히 검증하게 돼 있다"며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조 전 실장의 사의는 대통령에 의해 바로 수리됐다. 때마침 다음날은 조 전 실장이 국감에 출석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등으로 전 정부 국정원장 2명이 검찰 수사를 받는 데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짚었다. 

경향신문은 '일신상의 이유', '인사갈등설' 등을 조 전 실장 사임의 핵심 배경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정보기관에서 고위직이 지휘 계통을 무시하고 사직했다니 국정원장은 허수아비인가"라며 "대통령의 복심 참모가 허수아비 국정원장과 다투다 스스로 그만두었다는 말인가. 이것 또한 쉬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국가정보원 2인자로도 꼽혔던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의 사퇴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국가정보원 2인자로도 꼽혔던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의 사퇴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27일 윤 대통령과 국정원은 조 전 실장 사임은 '일신상의 이유' 때문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 약식문답에서 '면직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일신상의 이유라서 공개하기가 조금 그렇다"며 "중요한 직책이기 때문에 계속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나가는 것이 맞지 않겠다 해서 본인의 사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공적인 것이라면 궁금해하시는 분들한테 말씀을 드릴텐데 개인적인 일이라…"고 말을 줄였다.

같은 날 국정원은 <‘기조실장 면직’ 관련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억측이 많아 사실관계를 알려드린다. 일부 언론에서 '내부 인사갈등설' 등 각종 소문을 보도한 데 대해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힌다"며 "본인의 건강 문제 등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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