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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조정훈 언론노조 TBS 지부장

“TBS에 하나의 메시지 없냐고요? 지금 작업 중입니다”

2022. 10. 27 by 이영광 객원기자

“조례 폐지안 한 장으로 방송국 없애는 상황 일어나지 않길”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지난 7월 서울시의회 개원 첫날 ‘TBS 설립·운영 조례 폐지’ 조례안이 발의됐다. 이 발의안에 대해 국민의힘 김현기 서울시의장은 “TBS 교통방송 기능은 수명을 다했다”며 “출연금을 지원하지 말되 민간방송처럼 독자적인 편집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언론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은 이를 '공영미디어 장악의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상암에 위치한 TBS 사옥에서 조정훈 언론노조 TBS 지부장을 만나 TBS 지원 조례 폐지안과 현재 상황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조 지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9월 26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TBS 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9월 26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TBS 조례 폐지조례안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TBS 설립‧운영 조례 폐지안’이 서울시의회에 발의됐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지난 7월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에서 TBS 설립‧운영 조례 폐지안이 나왔습니다. 지금 진행된 상황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폐지 조례안이 상정되었고 관련 공청회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아직 본회의 상정은 안 된 상태이지만, 11월 서울시의회가 열리면 그때 진행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상정된 폐지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의 기본 조례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고요. 조례 폐지안이 통과되면 재단에 지급되는 서울시의 출연금을 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유예 기간은 내년 7월 1일부터 1년간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더 이상 지원 안 하겠다는 건가요?

“그렇죠. 서울시가 재단에 지원해야 하는 근거를 없애겠다는 거죠.”

지금 TBS는 광고를 하고 있나요?

“TBS에 채널 3개 TBS-FM, TBS-eFM 그리고 TBS-TV가 있습니다. eFM과 TV는 상업광고가 허용돼 있긴 하지만, eFM 경우 현실적으로 상업광고가 들어오기 어렵고요. 그나마 광고 수입이 가장 높은 데가 TBS-FM인데 현재는 상업광고가 허용되지 않았죠. 재단 출범 때부터 현재까지 방송통신위원회에 ‘상업광고를 허용해서 재원의 일부분을 마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그게 통과가 된 상황이 아니죠.”

조정훈 언론노조 TBS 지부장 (사진=이영광 기자)
조정훈 언론노조 TBS 지부장 (사진=이영광 기자)

지원과 광고 허용, 둘 다 해달라는 건가요?

“TBS는 수도권 지역 공영방송입니다. 공영방송 운영과 관련해 본질적인 측면에서 고민해보면, 상업광고가 많이 들어가는 게 공정성 측면에서 논란이 더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공영방송은 기본적으로 공공 재원으로 운영하는 게 맞지만 일부는 상업광고를 허용해줘야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그다음, 공영방송으로서 TBS 재원은 서울시 출연기금이 70% 이상인데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으로 재원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왜 서울시가 TBS에 지원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거죠?

“지금 서울시의회 국민의힘과 오세훈 시장은 ‘특정 프로그램을 포함한 여러 프로그램에 정치 편향성이 있다, 공정하지 않다, 공적 재원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에 시비가 있는 프로그램 방송은 문제가 있다’면서 서울시 세금으로 TBS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주장에 대해 노조 입장은?

“저희가 미디어재단 티비에스를 설립하고 약 3년이 안 됐습니다. 그리고 특정 프로그램의 정치 편향성이나 공정성 시비 논란이 있는 건 사실이고, 저희도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속발전위원회와 공정방송위원회, 이 두 개의 위원회를 통해 내부 의견과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번 상황을 계기로 지난 3년간을 성찰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의견들을 모아 보고서를 만들어 발표할 계획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의 TBS 조례 폐지안 철회 촉구 기자회견(사진=TBS지부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의 TBS 조례 폐지안 철회 촉구 기자회견(사진=TBS지부 제공) 

이사회와 시청자위원회 및 TBS노동조합과 언론노조 TBS지부 대표자들로 구성된 '지속발전위원회'와 ‘공정방송위원회’를 설치했다던데?

“양대 노조와 사측, 더 나아가서 언론단체와 시민분들까지 다 모여서 TBS를 한번 제대로 돌아보려고 해요. 저희가 잘한 것은 잘한 대로 더 키워나가야 하고, 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그 부족함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것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지속발전위원회에서는 ‘지역 공영방송’으로서 TBS의 공적 책무, 예산과 관련된 재원 문제라든가 미비한 법제도나 규정 개선 등을 논의하려고 합니다. 현재 회의는 3번 진행했어요.

이번 주에 시작할 공정방송위원회는 노사가 함께 위원들을 구성하는 ‘노사 공동위원회’ 모델입니다. 프로그램과 콘텐츠에 대한 냉정한 평가, 심의와 방송 제작 가이드 부분 그리고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기능과 역할 강화 등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평가해서, 지역 공영방송 TBS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좀 더 깊이 있게 논의하고자 합니다.”

지속발전위 회의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나요?

“지속발전위원회 위원들은 10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료와 내용을 만드는 실무단을 분과별로 구성했습니다. 공적책무 분과, 재원·법제 분과로 나뉘어 각각 자료를 만들면 지속발전위에서 그것을 바탕으로 정리하고 논의하면서 미래비전을 설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죠. 아마 이번 주부터는 더 깊이 있게 내용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12일 국감에서 ‘TBS 조례안 폐지’ 여부에 대해 “TBS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그런 관점에서 변화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했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그동안 오세훈 시장뿐만이 아니라 서울시 의회, 언론단체와 시민분들도 TBS에 왜 하나가 된 메시지가 없는가? 라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내부 구성원들이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대외적으로 ‘우리는 이렇게 진행할 것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이렇게 채울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겠습니다'란 메시지라고 해야 할까요. 지금 발전위와 공방위를 통해 그 메시지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TBS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TBS와 관련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내부 분위기가 좋지는 않죠.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번 되돌아 보자는 의견이 있어요. 계속 문제가 되는 것들에 대해 우리가 스스로 끄집어내서 평가하고 판단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고요.”

논란의 핵심은 TBS가 너무 한쪽에 편향돼 있다는 건데?

“TBS 전체 프로그램에 어떤 정치 편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특정 프로그램에 공정성 논란이 계속 나오고 있잖아요. TBS를 지지하고 응원해 주시는 시민들도 많지만, 또 비판하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했죠. 저희가 그런 부분에 부족함이 있었어요. 그러나 그 부족함을 냉정하게 판단해서 어떤 부분은 받아들이고 그러면서도 방송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 공영방송으로서의 방송 저널리즘을 지켜내는 것이 지금 TBS 논의의 중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TBS 시사 프로그램 전부를 편향적이라 평가하는 시각도 있던데요.

“그래서 이번 공방위 논의에서도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시사보도 기능 강화입니다. 지역 공영방송 TBS에서 중앙의 시사보도와 지역적인 문제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어떻게 발맞춰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으려고 하고 있어요.

물론 공정성이 정치적 개입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치가 언론에 개입하는 순간부터 언론은 더욱더 정치적인 논리로 갈 수밖에 없으므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계속 우려를 표명했고요.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가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비판이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점이 정말 있다면 그걸 어떻게 변화시키고 개선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지금 발전위와 공정위의 목적 중 하나입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tbs 홈페이지 캡처]
김어준의 뉴스공장 [tbs 홈페이지 캡처]

논란의 중심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모든 프로그램이 TBS의 공적 책무와 그 방향성에 맞는 프로그램인가, 또 방향성에 정말 맞는다면 어떻게 더 좋게 발전시킬 것인가, 문제가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논의해야겠죠. <뉴스공장>뿐만 아니라 TBS의 모든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이 논의 안에 들어와야 하고, 방송 저널리즘의 고민 속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은 별도의 심의기구 설치를 통해 TBS의 공정성을 제고하자는 취지의 'TBS 공정성 강화 심의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마찬가지고, 내외부에서 TBS의 공정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는 듯해요. 아마 민주당에선 별도의 심의기구 설치가 공정성과 정치적인 중립성을 담보할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서 일부 개정 조례안을 올린 것 같습니다. 이 부분도 전체는 아니지만, 공정성 부분에서는 나름의 어떤 합의점이 찾아지는 것 같아요.”

오세훈 시장은 국민의힘 서울시의회가 추진 중인 조례 폐지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인 듯한데?

“이번 국정감사에서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의회에 조례 폐지안과 결이 다르다, 내용이 좀 다르다고 말씀은 하셨어요. 그런데 결이 다르기는 하지만, 조례 폐지안뿐만 아니라 예산 삭감 문제도 있고 해서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노조, 전국언론노조 TBS 지부 등 조합원들이 7월 21일 오후 서울특별시의회 앞에서 'TBS 폐지조례안 철회 및 이강택 TBS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노조, 전국언론노조 TBS 지부 등 조합원들이 7월 21일 오후 서울특별시의회 앞에서 'TBS 폐지조례안 철회 및 이강택 TBS 대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월 21일 TBS 양대 노조가 이강택 대표 퇴진을 요구했는데, 지금도 유효한가요?

“노조는 내외부적으로 잘못된 것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상이 시장이든 시의원이든 대표든 말이죠. 며칠 전에 양 노조에서 성명서도 발표했습니다. 이강택 대표가 아파서 수술해야 하는 그 상황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TBS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행정감사와 조례 폐지안이 걸려 있고 내년도 예산 문제도 있는 상황에서, 조직의 수장이 장기적으로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무래도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우려스럽고 과연 이강택 대표가 조직을 생각하는가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합니다.”

조례 폐지안에 대해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세요?

“저희가 시작한 일이 아니라서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TBS는 교통방송 사업소 때부터 약 32년간 서울 시민들과 함께해온 방송이었습니다. 그런 방송국을 조례 폐지안 한 장으로 없애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TBS뿐만이 아니라 언론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좋은 변화보다는 안 좋은 쪽으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사는 물론 YTN의 민영화 시도 등 여러 언론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시도 출연재단, 기관들의 통폐합과 서울시 민간위탁단체들의 강제 폐지와 예산 삭감 압박에 각 조직의 가치와 노동자의 존엄성이 정치적인 논리로 훼손되고 있습니다.

TBS는 이러한 시간을 통해 지켜야 할 것은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변화해야 할 것은 몸부림치면서 변화겠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겨있는 가치와 존중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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