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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펠로시 통화' 추켜 세운 뒤 "초당적 협력 눈곱만큼도 없어" 대통령실 수차례 입장 번복… 동아일보 "주변 입방아에 흔들린 외교"

윤 정부 '오락가락 외교'에 국회 탓 '올인'한 서울신문

2022. 08. 05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면담 여부를 두고 벌어진 혼선에 대해 주요 언론이 '오락가락 외교' 문제로 다뤘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논조를 나타냈다.

서울신문은 5일 사설 <펠로시 앞에서 초당외교 잊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펠로시 의장이 한나절에 불과한 짧은 일정 가운데 알찬 성과를 챙겼다며 윤 대통령과의 '40분 통화'를 추켜 세운 뒤 정치권이 회동 불발을 놓고 갑론을박만 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은 "무엇보다 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한미 양국의 글로벌 전략 동맹 의지와 대북 억지력 강화를 거듭 다짐하고 기술 협력과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면서 "펠로시의 방한은 그러나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서 고도의 정세 판단과 대응을 요구받는 우리 외교의 과제와 더불어 초당적 협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 정치의 빈곤함을 여실히 드러낸 시간이기도 했다"고 썼다. 

서울신문 8월 5일 사설 갈무리
서울신문 8월 5일 사설 갈무리

서울신문은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회동하지 않은 것을 두고 여야는 당적을 떠나 온종일 갑론을박을 이어갔다"며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을 감안해 별도 회동을 갖지 않기로 양국이 2주 전 합의했던 사안'이라는 대통령실 설명은 들은 척도 안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신문은 "특히 민주당은 의전상 펠로시의 카운터파트너인 국회가 처리해야 할 사안이건만 '대통령실 결례'를 때리는 데 집중했다"며 "그야말로 비판을 위판 비판의 향연이 펼쳐지며 초당외교의 실종만 거듭 확인한 셈"이라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중국이 군사훈련에 돌입하는 등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펠로시 의장 회동을 적극 추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며 이를 정쟁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없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입장은 외교 역량의 문제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보수언론에서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신문이 추켜 세운 '40분 통화'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회동에 대한 입장을 뒤집기 일쑤였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휴가에 돌입했기 때문에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여권 핵심 관계자와 외교소식통을 취재원으로 내세운 국민일보 보도를 통해 대통령실이 접견 일정을 막판 조율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에 "애초 대통령이 휴가 중 지방일정을 계획해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는데 지방일정이 취소된 상황에서 다시 예방을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만남은 조율한 적이 없고, 이뤄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접견을 조율했다는 입장이 나온 것은 내부 의사소통 혼선 때문이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는 대통령실의 '최종확인' 입장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4일 대통령실은 다시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전화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과정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외교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운영"이라고 질타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3일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미국 권력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3일 오후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5일 주요 종합일간지 사설의 비판도 일관된 외교 방침과 대응이 없었다는 점에 집중됐다. 동아일보는 사설 <尹-펠로시 만남 대신 통화… 의전 혼선 드러낸 ‘중추국가’ 외교>에서 "지방 휴가를 취소하고 서울에서 머물던 윤 대통령으로선 동맹국 의회 수장을 외면하기도, 일부러 나오기도 어색한 상황이었다"면서도 "하지만 '깜짝 만남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만남을 조율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가 다시 '조율과정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어제 오전에야 두 사람의 통화 계획을 알리며 '우리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신냉전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대결의 최전선에 있는 우리로선 가까운 이웃이자 최대 교역국과 척을 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어느 때보다 치밀한 대외전략 아래 무겁게 움직여야 한다. 의전 문제를 놓고도 그때그때 기류나 주변 입방아에 흔들리는 모습으론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목표도 무색해질 수 있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사설 <동맹 강화 외치며 펠로시 안 만난 윤 대통령>에서 "휴가를 포함한 대통령의 모든 일정은 국가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율돼야 한다"며 "대통령의 휴식과 주요 외빈과의 외교 일정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 방한을 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하자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실이 부랴부랴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전화 통화를 마련한 것은 아무런 일정을 갖지 않기로 했던 당초 결정이 부적절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왕 휴가 일정을 쪼개기로 했다면 왜 대면 회동을 하지 않고 전화 통화에 머물렀는지도 의문"이라며 "당당한 외교를 표방해 온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에 맞지 않을뿐더러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외교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연극 공연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으며 인근 식당에서 뒤풀이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세계일보는 사설 <韓·美 경제안보 포괄적 동맹 재확인한 펠로시 방한>에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휴가기간(1∼5일)과 겹친다는 이유로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돌연 이날 오후 전화통화를 한다고 말을 바꿨다. 납득이 쉽지 않다"며 "외교 결례 얘기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국정운영이 아마추어 같다는 소리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썼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펠로시 통화, 혼선 가중시킨 오락가락 외교>에서 윤 대통령의 태도를 '신중 모드'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면담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이 보인 혼란스러운 메시지와 오락가락 행보는 외교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겨레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예고되어 있었던 바다. 대통령실이 한-중 관계의 부담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했다면 그에 걸맞은 준비를 충실히 해서 혼선이 없어야 했다"며 "일관성 없는 외교 태도가 '외교 홀대 논란'까지 부른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중략)이번 혼선을 보면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외교 역량에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펠로시 방한 둘러싼 ‘오락가락 외교’와 미숙한 대응>에서 "일관성을 갖고 신중하게 준비했다면, 무난하게 마무리될 수 있는 외교 행사였다"며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대통령 면담 여부 및 의전 문제 등을 놓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노출해 비판을 자초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전화통화를 하기로 했다'는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발언이 중국을 의식해 면담이 불발된 게 아니라는 기존 입장에 혼선을 가중시키는 메시지였으며, 펠로시 의장 공항 영접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인 여야를 향해 "볼썽사납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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