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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CBS 라디오 앵커 박재홍

라디오를 넘어! CBS ‘한판승부’가 추구하는 공감이란?

2022. 07. 28 by 이영광 객원기자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가 지난 12일 1주년을 맞이했다. ‘진영을 넘어 공감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한판승부>는 박재홍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논객으로 활동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이 뜨거운 토론 파노라마를 펼치며 풍성한 논쟁을 이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일 <한판승부> 앵커인 박재홍 아나운서를 서울 목동 CBS 사옥에서 만나 1년간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한판승부> 1주년을 맞이하신 소회가 궁금합니다.

“거창하게 말하기 부끄러운 숫자죠. 그러나 제가 올해로 방송 20년 차인데, 제 방송 인생 20개의 벽돌 중 하나를 또 쌓아서 감사의 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대통령 선거에 지방선거도 있었기 때문에 실제 시간은 한 2~3년 지난 정도의 스트레스와 깊이가 있지 않았을까 자문해 봐요. 지난 1년 <한판승부> 제작진과 함께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재밌었던 순간도 많았고, 동료들과 청취자들께 감사했던 기억도 많아요.”

노조 위원장 임기 끝나고 한 달 만에 프로그램 맡으셨죠. 2년의 공백이 있었는데 어떠셨어요?

“말씀대로 노조 위원장 2년 동안 방송과 떨어져서 지냈어요. 방송 마이크 끄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시간이었죠. 그러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각이 좀 더 넓어지고 더 낮아지고 더 깊어지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어떤 의미에서는 진행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간이 아니었나라는 생각까지 들죠. 2년 후 방송에 돌아왔더니, 저는 체감을 못 하겠는데 진행이 달라진 것 같다는 말도 선배들에게서 많이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요?

“진행적인 측면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는 저도 50이 가까운 나이가 되고 있기에 좀 더 유연해지고 성숙해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좀 더 편안해진 것 같아요.”

2년 사이에 방송 환경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요?

“유튜브 환경이 확실히 더 강화됐고, 깊어졌어요. 그래서 방송 콘텐츠 자체도 라디오 방송에서 송출하는 거지만 ‘beyond Radio’가 되어 버렸죠. 이미 라디오를 넘어선 콘텐츠이기 때문에 저희 <한판승부>도 라디오 청취자뿐 아니라 유튜브 시청자들도 있다는 점을 항상 인지하고 제작해요. 그래서 우리 방송이 더 다채로워지고, 방송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더 재밌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앵커 박재홍 아나운서(사진=이영광 기자)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앵커 박재홍 아나운서(사진=이영광 기자)

이전에는 새벽 혹은 아침 방송 많이 하셨는데, 저녁 방송 하시면서 차이가 있다면?

“일단 생활 루트는 엄청 차이가 있죠. 아침이나 새벽 방송할 때는 새벽잠을 잘 수 없죠. 근데 저녁 방송을 하니까 저녁 약속을 못 잡죠. 그리고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가 달라요. 아침과 새벽 방송할 때는 출근하자마자 바로 해야 될 일을 마무리하고, 또 그 이후는 다음 날을 준비하는 과정이 되니까 에너지를 초반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저녁 방송은 일찍 출근하고 마지막에 방송이 있기 때문에 출근 시간 내내 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저녁 방송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긴장도가 더 유지되는 기간은 더 긴 것 같아요.”

아이템 선정도 다르지 않나요?

“그렇죠. 새벽이나 아침 방송은 밤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보기 때문에 주시해야 될 뉴스가 제한적일 수 있어요. 그런데 저녁 방송 같은 경우는 뉴스가 시시각각 바뀌니까 최신의 소식과 사실관계와 입장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저도 항상 방송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작진도 그런 부분들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럼 하루 내내 뉴스를 보고 또 준비하겠네요?

“물론입니다. 요즘 아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 방송들 인터뷰나 내용을 바탕으로 누구를 섭외해야겠다거나 혹은 뉴스의 맥을 잡아요. 요즘은 모든 시사 라디오가 유튜브로 동시 송출하기 때문에 방송 준비는 과거보다 훨씬 쉽고 편리해진 것 같아요. 따라서 조금만 노력하고 관심을 가지면 진행자가 준비를 매우 잘할 수 있는 환경이 됐죠.”

<한판승부> 진행 제안이 왔을 때 어땠나요?

“감사했지만 사실 긴장도 많이 했습니다. <한판승부> 진행 포맷이 타 방송과는 달라요.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 매일 참여하는 고정 패널인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두 명과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제가 그 중간에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포맷에 대한 도전의식도 생겨서 일단 해보자는 생각이 강했고, 결과적으로 1년이 지나고 보니 이제 두 패널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제게 편안한 옷이 된 것 같아요.”

<한판승부>의 새로운 포맷에 대해 들었을 때 어떠셨는지?

“먼저 제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두 패널 사이에서 내 역할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도 있었어요. 왜냐하면 패널 두 분이 요즘 방송가에서 가장 핫하고 굉장히 개성이 강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진행자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리고 1년이 지났잖아요. 이제 두 분 패널 사이에서 어느 정도 제 위치와 역할은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원래 두 분과 사적으로 아는 사이였나요?

“방송에서 많이 활약하신다는 정도만 알았죠. 김성회 소장님도 방송 시사 프로그램들에서 많이 섭외되는 패널이시고, 진중권 작가는 더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주요 논객이죠. 이런 분들과 매일 방송하는 것도 제게 도움이 되는 좋은 기회였어요.”

막상 방송을 진행해보니 어땠나요?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김성회 소장과 진중권 작가가 매일 만나서 토론하고 논평하며 때론 격렬하게 논쟁하기도 하는데, 두 분 사이는 어떠냐고 물으세요. 결론부터 말하면 두 분 모두 프로 방송인들이에요. 마이크가 꺼지면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다시 돌아가요. 그런 모습을 보면 두 분 다 프로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운데에서 난감한 상황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물론 난감할 때도 있죠. 너무 격렬하게 토론하거나 서로 말을 끊고 언성이 높아지는 일도 있는데, 그런 갈등 상황이나 긴장을 우리 청취자들이나 유튜브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두 분이 말씀하실 수 있도록 심판자 입장에서 보고, 토론이 너무 격해지고 말이 겹쳐서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까지가 되면 진행자로서 개입해요. 제가 개입하거나 관점을 드러내는 일은 자제하고, 출연자나 패널들이 의견을 잘 말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하는 것. 그게 제 역할이라고 봅니다.”

앵커 오프닝멘트를 안 하고 ‘한판 논평’으로 시작하는데?

“그게 다른 방송과 차별화시키는 우리 프로그램의 주요 포맷이에요. 제가 방송 시작문을 간단히 열고 두 패널이 오늘 뉴스 중 본인들이 가장 주목한 이슈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관점과 색깔을 드러내게 하죠. 다시 말해 제 오프닝멘트는 오늘 방송에 대해 청취자들이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오늘 <한판승부>에 준비한 상품들이 많으니 끝까지 함께해달라’고 입구에서 청취자들을 환대하는 역할이라면, 김성회 소장과 진중권 작가는 들어오는 청취자들에게 ‘여기 재밌겠구나. 타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논쟁이 있고, 다른 시각들이 있을 수 있겠다’라는 관심과 긴장감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

두 분과의 호흡은 어떤가요?

“1년 지나니까 이 포맷 자체가 제게 편안한 옷이 됐어요. 그래서 이젠 오히려 혼자 하면 어색한 것 같아요. 두 분이 좋은 질문을 해줬을 때 고마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세 명이 같이 보완하면서 시너지가 나는 단계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물론 단독앵커 진행의 장점도 있죠. 1대 1 인터뷰는 고도의 기술과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거든요. 세 명이 함께 진행할 경우 장단점이 있는데 <한판승부>는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합니다. 질문거리가 풍부해지고 인터뷰 안에 여유로운 공간이 더 생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때로는 세 명이 같이 있어서 매우 꽉 찬 긴장감이 방송 안에 흐르기도 합니다.”

인터뷰 관련 사안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하세요?

“요즘은 자료가 굉장히 많아요. 기사와 영상 자료 유튜브, 또 저자의 책이나 타 방송 인터뷰 등 자료가 매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자료들을 항상 참고하고 직접 취재도 하면서 다양한 자료로 공부합니다.”

아이템 선정에 앵커님도 참여하나요?

“물론 저도 매일 참여합니다. 작가 2명, 피디 3명, 앵커 1명이 항상 함께 회의를 하고요. 저도 똑같이 아이템 발제하고, 오늘 인터뷰는 누구를 해보자 제안합니다. <한판승부> 제작진 한 팀으로 아이템을 논의하고 그 과정을 통해 방송이 제작됩니다.”

방송 멘트 쓸 때 중점 부분이 있다면?

“멘트는 일단 최대한 간결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이슈를 잘 이해하면서 질문도 최대한 짧게 하려고 합니다. 제가 지향하는 방식은 최대한 간결하고 쉬운 말로 진행하는 것, 이해를 잘하고 있나 스스로 생각하며 멘트를 준비합니다.”

‘진영을 넘어 공감으로’ 슬로건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 사회는 지금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이 있고, 정권교체 이전에는 친문과 반문 갈등도 있었죠. 지금은 또 윤석열 정부를 반대하는 분과 또 정부를 좋아하는 분, 또 그 안에는 세대 간의 갈등도 있고 젠더 갈등도 존재합니다. 다양한 갈등의 스펙트럼을 넘어 <한판승부> 프로그램 포맷 안에서 만나 대화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방송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공감입니다.

프로그램이 말하는 진영이란 보수와 진보로 한정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진영이 생겼거든요. <한판승부>는 그런 다양한 갈등의 스펙트럼을 넘어 공감을 추구하려 합니다. 그 공감의 끝에는 결국 서로에 대한 이해의 과정이 있다고 믿습니다.”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이재명-김동연 대선후보 정책토론회' 편
C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한판승부〉'이재명-김동연 대선후보 정책토론회' 편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동연 후보의 1대 1 토론을, 저희 방송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어요. 그 방송 진행했던 게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어떠셨어요?

“사실 긴장을 많이 했죠. 두 후보자가 공중파 TV 나가지 않고 CBS를 선택해 줬기 때문에 두 후보가 서로 잘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당시 연휴 기간이었는데 제작진이 다 나와서 리허설을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 진행은 부족했으나 두 후보는 서로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충분히 전할 수 있었던 토론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즘 대선후보 토론회 방식이 질문 자체가 정형화돼 있어서 진행자가 추가적인 질문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향후엔 후보자에 대한 질문 부분에서 진행자에게 자율성이 부여되는 포맷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획은?

“<한판승부> 진행을 하루하루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그 하루가 모여 1년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하루하루 성실했던 보통의 진행자로 기억되고, 퇴근길 저녁 시간에 늘 함께하고 싶은 그런 방송을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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