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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박근혜의 신중함을 따를 자가 없다굽쇼?

박근혜가 문대성, 김형태를 내치지 못하는 진짜 이유

2012. 04. 17 by 김완 기자

온도차가 느껴진다. 당선 이후에 오히려 더 문제가 되고 있는 김형태, 문대성 당선자를 바라보는 새누리당 비대위원들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뉘앙스는 확실히 다르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민심을 위해 출당 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출당 밖에 방법이 없으며, (당이)사퇴를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 역시 “시간 끌 것 없이, 의원직 사퇴를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제동’을 걸었다. “사실 확인 후 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비대위원장이 ‘선 사실 확인, 후 당의 결정’을 강조한 이후 새누리당의 입장은 빠른 속도로 정리됐다. 민심을 걱정하고, 여론을 염려하던 이준석 비대위원은 “박근혜의 신중함을 따라올 사람은 없다”고 물러섰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 체제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토를 달기란 불가능한 일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공천 과정에서 성적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공천을 취소하고, 논문에 부적절한 표현을 썼다는 점을 근거로 내쳤던 박 비대위원장이다. 공천심사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갈등을 빚을때면, 늘 비대위를 보호하던 박 비대위원장이었다. 그런데 달라졌다. 선거를 이기니 마음이 확 바뀐 것일까? 아니면 원래 내재되어있던 박 비대위원장의 ‘권위주의’가 단독 원내 과반정당이란 결과와 맞물리며 분출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둘 다 일까?

그 보다는 문제가 되고 있는 두 후보의 이력과 공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당선자 모두 박 비대위원장 입장에선 내치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표절 의혹 문대성, 박근혜-현기환으로 이어진 PK 기획 공천의 대표 브랜드

▲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문대성 당선자 ⓒ연합뉴스

우선, 문 당선자를 보자. 문 당선자의 경우 친박계 핵심이었지만 이번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던 현기환 공심위원이 직접 영입한 케이스다. 부산 지역 일간지인 <국제신문>은 새누리당 부산지역 공천의 핵심적 골자가 “▷친이(친이명박) 계 등 비박(비박근혜)세력의 배제 ▷친박(친박근혜)계의 자기 사람 챙기기 ▷비정치인 등용”에 있었다고 분석하며, 이 과정을 서병수, 현기환 두 친박 의원이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손수조, 문대성 후보의 공천을 두고는 “박 비대위원장이 대선 '올인'을 위해 결과적으로 부산의 정치적 자산을 거세시켰다”는 가혹한 평가까지 내렸다. 실제, 이번 부산지역 공천에서 살아남은 확실한 친이계 인사는 정의화, 박민식 의원 정도인데, 나머지 지역구는 모조리 친박계가 독식했다. 손수조, 문대성 후보는 이 독식의 과정을 위장하기 위한 카드였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문 당선자는 손수조 후보와 함께 부산에 행해진 공천 '기획'의 ‘핵심'이다. 손 후보가 낙선한 마당에 문 당선자를 날리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크다는 것이 부산 정가의 공통된 판단이다. 이에 대해 부산 지역 일간지들은 문 후보의 경우 “부산지역 공천 쇄신의 ‘화룡점정’으로 영입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당선자의 성격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언도 있다.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문 당선자의 경우 ‘새누리당이 영입의사를 타진하는 자리에서 선거비용 문제를 가장 먼저 꺼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30대 중반의 스포츠인인 문 후보가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보고 의아해, 이미지만 참신한 것 아니냐는 말도 많았다"고 전했다. 여기서 읽어야 할 포인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천됐다는 점인데 즉, 처음부터 부담과 한계가 많은 공천이었지만 친박계의 의지가 실려 공천 '기획'의 완성을 위해 ‘강행’된 공천이었단 얘기다.

문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 중에 사하갑의 전임 의원이었던 현기환 의원이 ‘멘토’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말하곤 했다. 현기환 의원실에 있던 보좌관들은 문 후보 캠프에 대거 합류한 것은 단적이다. 현 의원은 박근혜 체제에서 ‘PK의 실력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쇄신 공천의 깃발을 위해 본인을 희생한 공로를 바탕으로 “대선전에 중용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명분을 세우며, 불출마하긴 했지만 자신의 지역구를 직접 발탁한 35세 정치신인 문 후보에게 맡겨놓고 일종의 ‘수렴청정’을 하고 있다. 박근혜, 현기환, 문대성으로 이어지는 ‘충심’의 일방통행 라인인 셈이다.

성추행 의혹 김형태, 이명박 정부의 ‘김인규’, ‘이동관’에 비견될

▲ 새누리당 김형태 당선자 홈페이지 화면 캡처

김형태 당선자 역시 마찬가지다. 김 당선자는 대표 이력을 ‘박근혜 언론특보단장’이라고 쓰고 당선됐다. KBS 기자 출신인 김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에서 김인규, 이동관 등이 했던 역할을 박근혜 위원장 체제에서 담당할 인물로 비견된다. 한 마디로 박근혜 캠프의 언론 관계를 총괄할 인물이란 평가다.

김 당선자의 경우 2004년 KBS를 퇴사한 이후 2006년부터 박 비대위원장의 ‘언론특보단장’직을 수행해왔다. 김 당선자의 경우 최소한 6년 이상 ‘충심’을 유지해온 셈인데, KBS보도국 기자들에 따르면 “ KBS에 몸 담았을 때부터 이미 박근혜 의원에게 줄을 섰었다”고 한다. 그 공로(!)로 ‘그래도 친이계가 공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울릉의 공천권을 거머쥔 인물이다.

김 당선자의 언론 관계 능력은 자신의 과오가 알려진 직후 KBS 기자 전체를 상대로 ‘잘 봐달라’는 취지의 해명성 문자를 발송한 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미 퇴직한 지 8년여가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너끈히 KBS 기자들의 개인정보를 모조리 취합할 수 있을 만큼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결국, 문 당선자와 김 당서자의 거취는 세간의 관심처럼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점유’ 문제와도 연관이 있지만 이는 이준석 비대위원이 말했듯 “연연할 문제가 아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차적 차원일 수도 있다. 어차피 무소속이 된다고 한들 두 당선자가 새누리당의 뜻을 거스를 성향의 인물들도 아니고, 자유선진당과의 공조 혹은 합당 가능성이 살아있는 마당에 2석의 의미가 그렇게 절대적인 것 역시 아니다.

문대성, 김형태의 거취는 박근혜의 대선가도와 연관된다

그보다 더 심연에 깔려있는 것은 어쩌면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박근혜의 결심’일지도 모른다. PK에선 이미 문재인 득표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PK 기획 공천의 최대 히트 상품이었던 손수조가 진즉에 어그러진 상황에서 그나마 살아남은 문대성을 버린다는 건, PK 전체가 들썩일 수 있는 문제다. 가뜩이나 지금 부산 지역의 정서는 "PK가 TK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있다"는 자조로 흐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형태의 경우도 상황은 다르지만 맥락은 엇비슷하다. 친박계의 좌장인 홍사덕 의원이 낙선하고, 조직을 책임져야 하는 권영세, 김호연 의원마저 생환하지 못한 형편에 언론을 담당할 김형태 의원마저 날아가 버린다면 박 비대위원장의 대선가도가 굉장히 휑해질 수 있다. '어떻게 제수씨를 성추행한 사람을 안고 갈 수 있느냐'는 상식적 물음은 타당하지만, 그렇다면 당장에 누가 박 비대위원장의 언론 관계를 담당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뚜렷한 대안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총선 승리 직후 ‘낮은 곳을 향하겠다’던 메시지를 전파하던 박 비대위원장이 문대성, 김형태 당선자의 문제를 만나자 곧장 예의 ‘까칠한 모드’로 돌아선 ‘신중론’을 설파하고 있는 까닭을 잘 살펴야 한다. 두 당선자의 거취는 박 비대위원장의 대선 가도와 바로 직결된 문제다. 17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은 새누리당을 향해 '두 당선자를 내치지 말라'고 경고했다. 논리적 착란 증세 마저 엿보이는 이 문제적 칼럼은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의회 과반을 점유하고 있어야만 박근혜를 통한 '정권 재창출'이 안정적일 수 있단 보수 진영의 절박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취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곤궁한 처지에서, 박 비대위원장은 예전의 그 '매사 모르쇠' 모드로 회귀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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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 2012-04-19 02:29:40
쓰신대로 탈당한 후에도 이들이 박근혜 의견에 동조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 둘을 탈당시켜서 적어도 모양새 정도는 맞춰줄 수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김형태는 미리 말을 맞춰놓았는지 "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다소 정형적인 이유로
사퇴했습니다만... 문대성은 박근혜쪽에서 제시한 조건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나봐요
어제 그렇게 기자회견을 갑작스럽게 취소 했다면 뭔가를 더 원하는 걸지도..
2012-04-18 16:55:57
내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저런 인간쓰레기들까지 내세워서 국민들 속여가며

선거에서 이긴거 자체가 문제라고 봅니다.


지금이라도 내치면 뭐 국민들위해서 큰일이나 한것인양 포장할게 뻔하겠죠.
아하그런깊은의미가 2012-04-18 14:17:51
참 인물도 그런 인물밖에 없답디까?
2012-04-18 10:18:22
"논리적 착란 증세 마저 엿보이는 이 문제적 칼럼은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의회 과반을 점유하고 있어야만 박근혜를 통한 '정권 재창출'이 안정적일 수 있단 보수 진영의 절박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부분을 무척 공감합니다.
경천 2012-04-18 09:31:27
인성의 본질은 숨길 수가 없나보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