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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자꾸 조중동에 빚을 지는 '아마추어' 정부의 무능함

원세훈만 날리고 '국정원 사건' 덮자는 조중동

2011. 02. 23 by 김완 기자

일전에 조중동의 기사를 분석하며, 종편 사업자 선정 이후 정부를 비판하는 조중동의 흐름이 '강약중강약'의 리듬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한바 있다.

실제로 종편 사업자에 선정된 이후 조중동은 중앙이 MB와 청와대 참모간의 '레임덕 우려' 발언을 직접 듣고 적은 듯 기사화한 것을 신호탄으로 조선이 원세훈 국정원장이 극비에 방미했다는 사실을 전했고, 동아는 MB 정권의 실세인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의 비리를 확산시키는 등 유려한 치고 빠지기의 흐름으로 달라진 정부와의 관계를 과시했다.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를 낙마시킨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조중동이 정부에 불리한 보도를 쏟아내자 순식간에 권력이 밑동부터 흔들리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뷰스앤뉴스>의 박태견 편집국장에 따르면, 조중동의 이러한 기사 흐름에 대해 한 여권 인사가 조중동의 오너에게 직접 "종편도 줬는데 너무 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 오너는 "이게 준 거냐. 4개나 허용해 다 죽으라고 해놓고는"이라는 날선 반응을 보이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조중동 편집국의 한 간부는 "MB정권의 레임덕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빠를 것이다. 종편은 오는 8~10월쯤 방송이 시작되는데, 내년 4월 총선을 딱 반년 앞둔 시점이다. 종편이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길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선 MB비판은 필수적"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 '국정원 사건'을 보도한 22일자 조선일보 6면
각설하고, 지난 21일 조선일보가 작심한 듯 풀어낸 국정원 요원들의 인도네시아 숙소 절도 미수 사건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동기 사태' 이후 최고의 강 박자가 아닐까 싶다. 조선이 시간대별로 연출한 국정원 요원들의 행동거지는 흡사, 할리우드 코믹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어수룩한 행태였다. 그 자체만으로 이명박 정부는 자연스런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는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선의 보도 직후 원세훈 국정원장은 즉각적인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의 기사에 반발력은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이들보다는 이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들에게서 더 크게 튀어 나오고 있다. 전직 국정원 직원들을 비롯해 보수적 정체성을 갖는 인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권 입장에선 삽시간에 집토끼가 떠나가는 '충격과 공포'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 '국정원 사건'에 대한 중앙일보 강찬호 정치차장의 기명칼럼
그도 그럴 것이 과거 한나라당이 참여정부를 공격하던 가장 단골 레퍼토리가 바로 '아마추어 정부'라는 조롱이었다. 그러나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 중 누가 더 '아마추어' 같은지는 이제 최소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실상을 파헤쳐봐야 할 문제가 됐다. 구제역, 물가, 전세 값 등 민생 경제가 총체적 파국 상황을 맞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는 별다른 대책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다. 형님 권력은 보이는데 도대체 국정 컨트롤 타워는 어디에 있는 것이냐는 질문은 전형적인 '아마추어'의 모습을 보이는 권력에 대한 조롱에 가깝다. 물론, 아직까지도 조중동은 차마 그 얘기까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정원 파문은 '아마추어같이...'라는 장탄식 외에는 딱히 표현할 방법이 없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문제다. 정권의 '아마추어'스러움이 궁극에 뻗쳐 국가가 당할 수 있는 망신 중에 이 보다 더한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문제다. 조중동이 한 발 더 나아간다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도 검토해봐야 할 위중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달라졌다. 오늘(23일)자 조중동은 사태의 확전이 아닌 수습을 택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물러나는 정도에서 이제 그만 사건을 덮자는 기류가 확연하다. 우선, 이명박 정부의 체면을 벼랑 끝으로 몰았던 조선은 오늘은 관련 시가를 6면으로 미뤘다. <"판 깨느니 덮는 게 상책" 이심전심?>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은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관계를 강조하며,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호텔방 잠입사건에 대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동시에 진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조선 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양국 대통령이 서로 '형제'라고 부르는 사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두 대통령의 관계가 이번 사건을 조기 수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순도 100%짜리 추측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수습했다는 점을 애써 부각시켜주는 것인데 앞서 말한 '강약중강약'의 흐름으로 보면 강박 이후에 확실히 약박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조선에게 강박의 선수를 빼앗긴 중앙의 경우 일단 오늘까지는 강박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한 모습이다. 하지만 해결의 가닥을 잡자는 신호를 보내고 있음은 확실하다. 강찬호 정치부문 차장은 기명칼럼 <'국정원 사건'과 국익>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연출한 책임자를 단단히 문책하고 나사 풀린 국정원 시스템을 일신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국정원장도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공론화하며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만큼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익숙한 것이다. "우리와 인도네시아의 국익 때문"이다. 중앙은 "국정원의 잘못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되, 국익을 스스로 깎아먹는 공론화만은 자제하는 것"을 '슬기'로 정리했다.

▲ '국정원 사건'으로 정확히 원세훈 국정원장만 겨냥한 22일자 동아일보 6면
동아 역시 중앙과 다르지 않다. 다만, 겨냥점을 보다 확실하게 정했을 뿐이다. 동아는 원세훈 국정원장만을 겨냥했다. 기사 제목 역시 <팀워크 깨뜨린 '원세훈 인사'..."언젠가 큰사고 날것" 말돌아>이다. 이번 사건을 원세훈 인사와 인과 관계로 엮은 것이다. 이런 방식의 기사가 의도하는 바는 자명하다. 원세훈 원장 물러나란 것이다.

조중동이 익숙한 '국익' 논리를 펴며, '국정원 사건'을 접자는 입장을 정리한 것은 상징적이다. 안보 문제는 조중동이 가장 철두철미한 비판의식을 갖는 사안이다. '국정원 사건'의 경우 바로 그 안보적 담론과 직접적 연관을 갖는 문제였다. 그런데 조중동은 원세훈만 정리하는 선에서 이번 사건을 접으려 한다. 강렬한 신호다. 정권에 '이번에도 살려 주겠다'는 신호를 또 한 번 보내는 것이다. 자꾸, 조중동에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정권의 무능함은 향후 어떤 결과를 낳을까? 저격수처럼, 정교한 조준 사격으로 눈 밖에 난 사람은 언제든지 날릴 수 있음을 과시하고 있는 조중동의 실력은 또 그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정부를 비판하는 조중동의 흐름이 리드미컬(rhythmical)해질수록, 불안함이 점점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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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 2011-02-23 19:56:42
→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건 취향인겁니다.
→ to.be/TAojoCE
전국민이 보는 일간지 조인스에서 이렇게하다니
기자놈들 진짜 악질일세~ 봐라 참 어이없다.
→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 2011-02-23 18:42:02
→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건 취향인겁니다.
→ to.be/TAojoCE
전국민이 보는 일간지 조인스에서 이렇게하다니
기자놈들 진짜 악질일세~ 봐라 참 어이없다.
→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 2011-02-23 16:32:50
→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건 취향인겁니다.
→ to.be/TAojoCE
전국민이 보는 일간지 조인스에서 이렇게하다니
기자놈들 진짜 악질일세~ 봐라 참 어이없다.
→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 2011-02-23 13:51:00
→이거 보고도 별로라고 하면 그건 취향인겁니다.
→ to.be/TAojoCE
전국민이 보는 일간지 조인스에서 이렇게하다니
기자놈들 진짜 악질일세~ 봐라 참 어이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