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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정부, '호재'에 흠집낸 언론 고강도 취재제한 검토

'아덴만 작전' 엠바고는 신성불가침?

2011. 01. 24 by 김완 기자

해적은 진압됐고, 선원은 구출됐다. 그러니 된 것일까? 아니다. 천만의 말씀이다. 국가 정책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국정은 결과적 성과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성질의 행위가 아니다.

군사 작전은 위험했다. '아덴만의 여명'은 아찔할 정도의 '모험'이었다. 그러나 '결과적 성공'에만 도취된 언론은 군사 작전의 위험성과 모험주의를 제대로 짚지 않고 있다. '아덴만의 여명' 이후 잘 부각되지 않고 있으나, 이번 작전의 위험성과 일방성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엠바고'(보도유예) 논란이다.

▲ 정부는 '아덴만 작전'과 관련한 엠바고를 파기한 언론사에 대해 '고강도 취재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 성공 직후 정부는 "엠바고에 비협조한 <부산일보>, <미디어오늘>, <아시아투데이>를 상대로 모든 부처 출입금지 또는 자료제공 금지 등의 취재제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17일 국방부는 '피랍 선원 안전' 등을 이유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작전 종료 시까지 '엠바고'를 요청했다. '신중한 보도의 필요성'에 공감한 기자단은 엠바고 수용에 합의했다. 하지만 18일 있었던 1차 군사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후, 지난 20일 <부산일보>는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이를 받았다.

보도 후 논란이 되자 <부산일보>는 "국방부 기자단에 소속돼 있지 않아 엠바고 사실을 통보받은 바 없다"고 밝히며, 관련 기사를 인터넷에서 내렸다. 하지만 <미디어오늘>은 "구출 작전이 이미 알려진 만큼 사실을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입장으로 끝까지 기사를 내리지 않았다.

엠바고를 깬 언론사에 대해 강력한 취재 제한 조치와 함께 민형사상의 고발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과연, 타당한 것일까? 이번 문제를 2가지로 나눠 짚어볼 필요가 있다. '피랍 선원의 안전' 등을 이유로 한 엠바고 요청은 타당했는가 하는 점과 보도 자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언론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취재 제한 조치를 취하는 게 맞냐다.

우선, '피랍 선원의 안전'을 이유로 한 정부의 엠바고 요청 자체를 나무랄 순 없을 것이다. 선원과 군의 생사가 걸린 일인만큼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대비책의 필요성을 폭넓게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군이 스스로 밝혔듯 1차 작전 실패 후 해적이 본거지와 교신하는 걸 막기 위해 전자전을 시행했던 상황이었다. 한국 언론이 관련 사실을 보도한들 이를 해적이 청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었던 셈이다.

정부의 엠바고 요청 이후에 언론들이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문화일보>가 "또 돈으로 협상? 이번엔 전격 구출?"(20일자) 보도를 한 것을 비롯해 20일자 <조선일보>는 소말리아 해적의 선박 납치 문제를 집중 조명하며 해외 사례를 인용, 강경 대응에 무게를 실었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역시 '해적과는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게 국제원칙이라고 강조하며 외국의 군사진압 사례를 소개했다.

정부가 엠바고 요청을 했고, 언론은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언론의 수용은 전적인 것이 아니었다. 이미 군사작전이 시행될 것이라고 인지하고 있던 언론들은 일제히 군사작전에 우호적인 보도를 쏟아내는 것으로 엠바고를 변질시켰다. 1차 군사적전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엠바고를 이유로 사실을 왜곡하는 '카르텔'이 형성된 셈이다.

<부산일보>와 <미디어오늘>이 다른 언론사와 차별적 모습을 보이는 것은 딱 한 가지의 사실 관계 뿐이다. 다른 언론은 보도하지 않은 '1차 작전의 실패' 사실을 알렸다는 것뿐이다.

정부 입장에선 결정적인 차이이긴 하다. 하지만 <부산일보>와 <미디어오늘>은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속해 있지 않다. 엠바고 요청에 대한 수용 결정은 기본적으로 '개별 언론사'의 권한이다. 출입기자단의 이름으로 언론사의 개별성을 뭉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출입기자단'이란 이름으로 묶인 집단들이 사실 관계에 대해 균형을 잃은 보도를 하는 것은 더욱 적절치 않다.

결국, 이번 정부의 취재 제한 조치는 입맛에 불리한 보도를 한 언론에 대한 철퇴일 뿐이다. 엠바고 요청 자체에는 타당성이 있었다고 한들, <부산일보>와 <미디어오늘>이 엠바고를 수용해야 할 언론사가 아니었다. 엠바고 협조에 의무가 없는 언론사가 엠바고에 비협조 했다는 이유로 강력한 취재 제한 조치를 내리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정부의 강력한 취재 제한 조치에 대해 김종배 미디어평론가는 "해적에게 사실상 군사기밀을 넘겨주는 것과 같은 작전 정보공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군의 과도한 정보공개는 '엠바고'와 상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군이 제 입으로 '작전상보'를 공해하면 해적은 그걸 '교본'으로 삼는다"고 지적한 김 평론가는 "혹여 있을지도 모를 제2, 제3의 진압작전을 스스로 어렵게 만들고 있는 군의 태도는 기자들 입은 틀어막으면서 제 입엔 확성기를 갖다 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엠바고 비협조를 이유로 한 정부의 강력한 취재 제한 조치는 타당하지 않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 출입기자단을 중심으로 하는 엠바고가 얼마나 실효성을 갖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또한 이미 벌어진 사태에 대해 정부가 보도를 유예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행여 그것이 '피랍 선원의 안전'을 명분으로 정부의 실패를 감추기 위한 꼼수는 아니었는지 회의감마저 든다. 해적은 진압되고, 선원은 구출됐지만 앞으로의 위험성은 더 켜졌다. 언론이 '아덴만의 쾌거'라고 명명한 사건 이후 해적들은 한국에 대한 보복을 공언했고, 이미 오래 전에 납치된 '금미호'의 처리는 더욱 묘연해진 상황이다. 그리고 정부는 '쾌거'에 흠집을 남긴 언론을 손 볼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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ㅉㅉ 2011-01-27 16:46:05
미디어스? 삼류 찌라시가 또하나 나대고있네요^^
홍어냄새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