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물’ 종영, 이 미친 것 같은 세상에도 '신의 선물'이 존재할까?
[블로그와] 이종범의 TV익사이팅
'신의 선물'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결말이었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느끼는 '신의 선물'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자식을 잃는 아픔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모든 잘못된 것을 돌려놓는 것, 그것이 '신의 선물'이었다. 기동찬이 죽고 안 죽고의 문제가 아니라 샛별이가 살고, 장미순에게는 김수현이 살고, 기동호에게는 기영규가 살고, 이순녀에게는 기동호가 살아온 그런 이야기일 것이다.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하야했다.
'신의 선물'이 없었다면 기동찬의 말처럼 '신의 선물' 속 세상은 미친 살인마 같은 세상일 뿐이다. 약에 취해 사람을 죽이고, 그것을 덮어주기 위해 친구들을 살인마로 만들고, 그 살인마로 만든 결과로 이명한은 권력욕을 채웠고, 김남준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부인 박지영은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딸을 죽였다. '신의 선물'이 있기 전에는 모두가 살인마이고, 자기 자식을 살리기 위해 다른 자식을 죽였다.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기득권을 믿고 다른 사람들을 모두 자신보다 미개한 자로 여기며 부모들을 조롱하고 분노케 만드는 자가 있다. 이 미친 살인마 같은 세상은 정말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자기 잘못을 덮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가 결국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 같다. 박지영과 이명한 같은 사람들 말이다.
국가는 과연 국민의 권리를 지켜줄 수 있는가. 샛별이를 구해줄 수 있는가. 아니면 그냥 샛별이가 유괴된 채로 그대로 죽게 내버려두는가. 아니면 '신의 선물'에서처럼 지지율을 위해서 샛별이를 유괴하여 살인까지 저지르고 그것을 무고한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아니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그 사람을 처벌하는 그런 살인마 같은 존재일까. '신의 선물'은 존재할까? 다시 한번 14일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일까.
진실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때, 모든 것이 뒤죽박죽 추측으로 얼룩질 때 샛별이 엄마는 대통령에게 직접 찾아가서 이 문제를 유일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아들의 과오를 알게 된 대통령은 샛별이의 운명을 바꾸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리더의 부재는 이 시대가 겪는 가장 큰 고통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 거짓과 혼란이 가득하여 무엇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사복경찰인지 선동꾼인지 구별할 수조차 없는, 언론인지 기레기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진짜는 가짜 취급당하고 가짜는 진짜 취급당하는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기나 절망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끝까지 싸우는, 민폐라 불릴 정도로 억척스럽게 달려들어 운명을 바꾸려는 끈질긴 노력이 아닐까 싶다. 샛별이 엄마 김수현처럼 말이다. 드라마 '신의 선물'의 진짜 선물은 이 시대를 직시하게 해줬단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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