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AI시대 열 내년, 새로운 100년 준비하는 출발점"
2026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국힘, 보이콧…'꺼져라' 등 고성 민주당, '이재명' 외치며 환호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본예산보다 54조 원(8.1%)이 늘어난 728조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증액분은 AI와 R&D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내란특검의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반발해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로텐더홀에서 검은 마스크를 쓰고 '야당탄압 불법특검'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본회의에 등장하자 '꺼져라' '악수하지 말고 가세요' '재판 받으세요' 등을 외쳤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짧게 목례를 하고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우선 에이펙 정상회의 성과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해 우리 경제 불확실성을 완화했고, 대미 투자패키지에는 연간 투자상한을 설정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원자력 추진 잠수함 핵연료 공급 협의 진전으로 자주국방의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획기적 계기 마련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관계를 전면 회복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불법 계엄의 여파로 심화된 민생경제 한파 극복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비상한 각오로 임했고, 다행히 지금 우리 경제는 위급상황을 벗어났다“면서 경제성장률 반등, 코스피 지수 4000 돌파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2026년 예산안은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총 10조 1000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며 “2조 6천억 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 5000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6조 원을 투입해 로봇·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주요 산업 분야의 AI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R&D 투자예산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3000억 원을 편성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5년간 150조 원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문화의 힘을 더욱 키우기 위해 K-컬처 투자도 아끼지 않겠을 것”이라며 “K-콘텐츠 펀드 출자 규모를 2천억 원 확대해 문화콘텐츠 산업에 투자하고, 청년 창작자가 생계 부담 없이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재래식 무기체게 AI 무기체계 개편 ▲저소득층 소비기반 마련을 위한 기준중위소득 6.51% 인상 ▲장애인 일자리 대폭 확충 ▲산업 재해 방지를 위한 근로감독관 2000명 증원 ▲재해·재난 예방·대응 예산 1조 8000억 원 증액 ▲남북 간 신뢰 회복 ▲지역 균형 발전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금 모으기 운동으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 낸 우리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 산업화와 정보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처럼 위대한 국민과 함께 ‘AI 시대’의 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열린 자세로 국회의 제안을 경청하고, 좋은 대안은 언제든 수용할 것”이라며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시정연설이 끝나자 "이재명"을 연신 외치며 환호했다. 이 대통령은 범여권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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