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월드, 한류 지속성장의 거점 구축해야

전 세계 2억 5천만 한류 팬, 이제는 ‘찾아올 공간’이 필요하다

2025-10-21     김진규 전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

[미디어스=김진규 칼럼] 한류의 열풍은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K-드라마, K-POP, K-웹툰 등 K-콘텐츠는 이미 글로벌 문화시장의 주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오징어게임’은 공개 28일 만에 16억 5천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고, BTS는 빌보드 ‘핫100’ 차트를 연속 석권하며 세계 음악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 그 결과 전 세계 한류 팬은 2억 5천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처럼 막강한 한류 위상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는 한류를 상징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을 찾은 팬들이 “이곳이 바로 한류의 본고장”이라고 말하며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은, 한류가 관광·경제 생태계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공백이라 할 수 있다.

추석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관광객과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따라서 지금이 바로 ‘K-콘텐츠월드(K-Contents World)’ 구축을 국가적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곳은 단순한 테마파크 개념을 넘어, 한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도심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필요가 있다. K-드라마 세트 체험존, K-POP 공연 및 홀로그램 체험관, 웹툰·애니메이션 전시존 등, 팬들이 ‘보고-듣고-찍고-기억하는’ 체류형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최근 공개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은 그 상징적 사례다. 이 작품은 K-POP의 음악적 세계관을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과 결합하여, K-POP이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하나의 세계관 IP로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미 해외 팬들은 “K-POP이 만든 또 하나의 유니버스”라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K-콘텐츠가 단일 장르 소비를 넘어, 세계관·스토리·체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이며, K-콘텐츠월드는 바로 이러한 복합 IP를 집약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9월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수변 무대 상공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주제로 열린 '2025 한강 불빛 공연(드론 라이트 쇼)에서 1200여 대 드론이 한강의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책적 당위성 역시 충분하다.

첫째, 문화 수출의 자립 기반 확보다. 현재 한류는 넷플릭스·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의존도가 높지만, K-콘텐츠월드는 한국이 주도하는 유통·체험 허브가 될 수 있다.

 

둘째, 문화관광 연계효과다. 체험형 콘텐츠는 외국인의 체류 기간을 늘리고, 소비 규모를 확대하며, 지역 일자리를 창출한다.

 

셋째, 국가 브랜드 가치 향상이다. 일본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처럼, 랜드마크형 콘텐츠 인프라는 도시·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된다.

한류는 이미 세계의 언어가 되었다. 이제는 그 언어를 담아낼 공간, 무대, 경험의 플랫폼이 필요하다. 세계의 팬들이 한국을 찾아와, “여기가 바로 한류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K-콘텐츠월드는 한류의 지속 성장과 산업 선순환을 견인할 국가 전략 인프라로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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