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창사 최초 천억 적자인데 '실적 나쁘지 않다’?
예산국장 '분리징수 아니었으면 소폭 흑자 가정도 성립' 박장범 "수신료 인상 않는 한 적자 줄이는 게 진짜 목표" "무능의 전형…자리보전에만 몰두하면 전 구성원 퇴진 운동"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천억 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진이 "올해 경영 실적이 나빠졌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내부에서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전국언론노종조합 KBS본부는 "책임감이라고 찾아볼 수 없다"며 "자리보전에만 몰두하는 박장범 사장과 경영진은 사퇴하라"고 규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전날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경영진이 경영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KBS는 올해 창사 처음으로 천억 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KBS본부에 따르면 8월까지 KBS 광고수입은 목표액에 302억 원 미달했으며, 전년 대비 250억 원가량 줄었다. 콘텐츠 판매는 목표에 154억 원 미달했다. KBS본부는 “올해 모두 예산 수입 목표액보다 753억 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노사협의회 자리에서 유현성 예산관리국장은 경영수지를 보고하며 “(천억 원의 적자 요인인) 올해 수신료 분리징수 상황이 아니었다면 소폭의 흑자도 가능했다는 가정도 성립할 수 있다”면서 “최근 실적과 비교해봐도 올해 경영 실적이 나빠졌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유 국장은 광고 수입 미달과 관련해 타 방송사와 적자 규모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박장범 사장은 ‘막대한 적자 이유’를 묻는 KBS본부 질문에 “수신료를 인상하지 않는 한 우린 구조적 적자”라며 “지난 연말에 최대한 적자 규모를 줄이는 게 진짜 목표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KBS본부는 “도저히 정상적인 경영진이라면, 천억 원 적자에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가”라면서 “애초 수신료 분리고지로 수입이 줄어들 것을 예상하고 지난해보다 예산을 보수적으로 잡은 상황에서도 목표보다 한참 모자란 수입으로 천억 원 적자가 예상되는 것이다. 파우치 박장범과 마이너스 김우성 체제에서 경영 실패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따져 물었다.
KBS본부는 “연차 전일 촉진과 명예퇴직을 비롯한 인건비 감축이 무려 131억 원에 이르며, 방송제작비·경비 삭감을 포함하면 올해 사업비용만 818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송사임에도 콘텐츠 제작을 줄이고, 구성원들을 쥐어짜는 인건비 절감을 하고도 미증유의 천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올해의 적자가 경영실패가 아니라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하는가. 구성원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천억 원을 훨씬 넘는 적자가 발생했을 것인데, 사측은 구성원의 희생을 밑거름 삼아 파우치 박장범과 마이너스 김우성의 무능경영을 경영성과로 포장하겠다는 것인가”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어이를 상실해 파우치 박장범과 마이너스 김우성 등 경영진에게 예산국장과 같은 생각이냐고 따져 물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경영진 누구도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KBS본부는 박 사장의 적자 경영에 대한 답변과 관련해 “그렇다면 수신료 인상은 차치하더라도, KBS 사장으로 수신료 분리징수에 동조하고 선동하고 실행했던 자들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그저 어떠한 경영 개선을 위한 비전도 없이 깎고 줄이고 없애 자신의 임기 동안 적자 최대한 줄일 생각만 한 것으로 무능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KBS본부는 “책임감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파우치 박장범과 마이너스 김우성 등 지금 경영진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며 “공영방송을 제대로 경영할 능력과 계획이 없다면 당신들의 부족한 깜냥을 인정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KBS본부는 “사측이 11월 통합징수가 재개되면 내년엔 균형예산을 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구성원들에게 희생을 또다시 요구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구성원들의 희생에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는 고민 없이 본인들의 자리보전에만 몰두한다면 사내 모든 구성원과 함께 파우치 박장범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을 걸고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와 KBS본부와의 단체협약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KBS 사측이 ‘임명동의제’ ‘중간평가제’ 거부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S본부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 등 쟁위행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한편 박장범 사장과 김우성 부사장은 지난 25일 개정 방송법 부칙 2조 3항이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해당 부칙은 ‘이 법의 시행 당시 한국방송공사의 사장, 부사장 및 감사는 이 법의 개정 규정에 따른 후임자가 선임 또는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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