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회동설' 고소·고발 난무…경찰 곧 수사 방침

열린공감TV, 'AI 가짜뉴스' 주장한 나경원 고소 국힘, 민주당 서영교·부승찬 고발"핵심은 유튜버 아냐" 부승찬 "신뢰할 만한 제보자 2명… 제보자는 보호해야" 시민단체 고발 4건도… 경찰 "부서 배당 검토 중"

2025-09-22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선 전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는 의혹이 '허위사실 명예훼손' 고소·고발전으로 번졌다. 의혹제기 유튜버는 국민의힘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고소·고발했다. 시민단체 고발장도 경찰에 다수 접수됐다. 경찰은 곧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희대·한덕수 회동설'과 관련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 고발장이 총 4건 접수됐으며 사건 배당 부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4건의 고발은 모두 시민단체가 접수했다. 이 관계자는"(유튜브 채널)열린공감TV에 나온 내용을 발언한 분들에 대한 고발"이라고 설명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2일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선거 전에 확실히 정리하겠다'라고 말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5월 10일 열린공감TV는 '굥짜장썰뎐'이라는 코너를 통해 익명 취재원의 녹취를 방송했다. 익명 취재원은 지난 4월 10일 또는 15일 조희대 대법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충식 씨(김건희 씨 모친 최은순 씨 측근) 등이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면서 "조희대가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그런 얘기를 했대"라고 말했다. 열린공감TV은 '굥짜장썰뎐'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소위 '찌라시' '풍문'을 다루는 코너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5월 14일 서영교 의원은 법사위에서 열린공감TV 방송분을 재생하며 "들어보라. 제가 말했던 내용과 똑같은 내용이 들린다. 이게 녹취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6일 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다시 조희대 대법원장 회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22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열린공감TV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나경원 의원은 열림공감TV가 공개한 녹취를 'AI(인공지능)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축출하기 위해 녹취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열린공감TV는 AI로 조작한 것이 아닌 실제 녹취라는 입장이다. 열린공감TV는 이날 유튜브 채널에 올린 글에서 "이 주장(AI 가짜뉴스)을 한 극우유튜버 및 일부 민주진영 팔이 유튜버들, 그리고 똥X사 일당들과 그 수하 유튜버 및 종편 패널들까지 싸그리 민·형사 고소 진행 예정"이라며 "일단 나경원부터 끝장내겠다"고 했다. 

열린공감TV '굥짜장썰뎐' 방송화면 갈무리

같은 날 국민의힘은 민주당 서영교·부승찬 의원을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확인되지 않은 제보를 앞세워 본질을 바꿔치기하는 괴담 정치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향후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의원 10여 명, 방송인 김어준 씨 등을 허위사실 유포 행위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에 대한 열린공감TV의 고소가 이뤄지자 민주당 서영교·부승찬 의원이 유튜버 뒤에 숨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서영교·부승찬 의원은 비겁하게 유튜버를 앞세운 대리전에 숨지 말고 스스로 진실을 소상히 밝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핵심은 유튜버와 정치인의 공방이 아니다. 이 의혹을 국회 한복판에서 키운 장본인은 바로 서영교·부승찬 의원"이라고 했다. 

부승찬 의원은 신뢰할 만한 제보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부승찬 의원은 KBS 통화에서 "이번 의혹과 관련해 1차 제보자와 2차 제보자가 있다"며 "1차 제보자는 누구나 알 만한 고위 인사이고, 2차 제보자 역시 충분히 신뢰할 만한 분"이라고 말했다. 부승찬 의원은 "의혹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공론화를 시키고 싶다"며 "수사를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통화 기록을 확인하면 진위가 완전히 파악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부승찬 의원은 '추가 증거를 공개할 생각이냐'는 KBS 질문에 "두 제보자가 난감해하고 입을 열지 않고 있다"며 "제보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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