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장외투쟁에 "'총선 참패' 황교안 시즌2"
김재섭 "많이 해봐야 두세 번 정도...앞으로도 안 나갈 것" 이준석 "국민의힘 내부도 한숨...황교안 길 가는 중" 경향신문 "윤 어게인 깃발 펄럭인 집회...개탄스러울 뿐" 서울신문 "납득 어려운 발상...강성 지지층 말고 누가 공감하겠나"
[미디어스=박대형 기자] 5년 8개월 만의 국민의힘 장외투쟁에 대해 내외부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나선 것은 2020년 1월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장동혁 대표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여당 대표라는 정청래는 하이에나 뒤에 숨어서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 반헌법적인 정치테러집단의 수괴"라고 맹비난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 여러분은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12개 혐의 5개 재판 유죄취지 파기환송 재판만 속개되면 당선무효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재섭 의원은 2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외투쟁의 실효가 크지 않다. 당 지도부에 지역 상황이나 수도권 민심을 잘 말씀드려야 한다"며 "강북 민심은 또 다르다. 집회 나가는 것 당원분들도 좋아하지 않고 유권자분들은 더더욱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장외집회 흥행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것에 대해 "광장에 모인 인파를 가지고 여론을 추정하고 당의 기세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부정확하다"며 "민심과 당심을 알려면 여론조사를 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지지율이 60%가 넘는다. 60% 이상이 이재명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끌어내리겠다는 것은 안 맞는 얘기"라며 "당의 정책이나 변화를 놓고 판단하는 중도층에게 그런 메시지는 소구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가 당원들 내지는 군중들과 찍힌 사진을 보면 '윤 어게인', '부정선거 척결' 같은 문구가 한 장면에 잡힌다. 뉴스 보시는 분들 눈에 좋아 보이겠냐"며 "어떤 깃발인지 하나하나 검열할 수도 없다. 극단 세력이 국민의힘 내부와 함께 어우러져서 같은 세력처럼 보이게 하는 나쁜 효과가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내부에서 파악한 바로는 장외투쟁이 장기화될 것은 아닌 것 같다. 많이 해봐야 두세 번 정도"라며 "(거의 매주 장외투쟁에 나선) '황교안 시즌2'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숨 그 자체"라며 "하루 8시간을 버스에서 보내고 한두 시간 집회하러 가는 게 효율적인 대여 투쟁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장동혁 대표가 가는 길은 황교안 전 대표의 길"이라며 "국민의힘이 자유한국당의 길을 그대로 가려고 한다. 그렇게 갔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지금 시대는 옛날과 달라서 장외투쟁 자체가 큰 효과가 없다"며 "내란전담재판부 등이 헌법에 합치하는지 안 하는지 헌법재판소에 맡기면 되는 거지 그걸 밖에서 규탄한다고 해서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언론에서는 '개탄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경향신문은 22일 사설 <'내란·극우·정교 결탁' 못 끊은 국민의힘 6년 만의 장외집회>에서 "집회 현장에는 '스톱 더 스틸'(부정선거), '프리 윤'(윤석열 석방) 문구가 담긴 극우 성향 깃발도 펄럭였다"며 "지도부는 '규탄대회 성격과 맞지 않는 깃발은 제재한다'고 했지만, 이들의 결집을 막지 못했다. 부정선거·극우 세력과 선 긋지 못하고 민심과 멀어진 장외집회가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강행 일변도 여, 장외투쟁 야… 2주도 못 간 협치 약속>에서 "여야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손을 맞잡으며 '정치 복원'과 '협치'를 다짐한 지 2주도 못 돼 극한 대결로 치닫는 양상"이라며 "강성 지지층만 잡으면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속셈이라면 오산이다. 국민은 누가 싸움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책임 있는 정치, 실질적 협치, 실용적 해법 찾기를 잘하는지를 보고 있다"고 썼다.
서울신문은 <국회 버리고 장외 나선 野… 물 건너가는 협치>에서 "야당이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거나 필요하다면 집회를 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의 장외집회는 일부 강성 지지층을 제외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안 그래도 '영남당'으로 입지가 쪼그라졌으면서 하필 대구에서 장외투쟁을 시작한 발상도 납득하기 어렵다. 여당의 '내란 프레임'에 제 발로 들어가 갇히는 퇴행 정당 이미지만 스스로 굳히는 꼴"이라고 일갈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