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1억 원 수수 혐의' 권성동 결국 구속

특검 도입 이후 현직 국회의원 구속 처음 '통일교 현안 청탁 대가로 1억 원 받은 혐의' 17일 통일교 한학자 특검 자진 출석

2025-09-17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통일교로부터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다. 1999년 특별검사 제도 도입 이래 현직 국회의원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약 4시간 30분가량 피의사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대기 중이다가 수용동에 정식 수감됐다.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 유착'의 발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권 의원은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참담한 심정이다. 문재인 검찰의 수사가 거짓이었듯, 이재명 특검의 수사도 거짓”이라며 “그때도 결백했고, 이번에도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속을 피하지는 못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로부터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통일교의 프로젝트와 행사를 도와달라는 제안을 받고 식당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원 등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통일교가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하면서 ‘통일교가 주최하는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에 윤 후보가 참석하도록 도와달라’, ‘윤 후보가 당선되면 통일교 정책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정부 예산 등을 통해 통일교의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를 도와달라’ 등을 요청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 측은 영장 심사에서 윤영호 씨의 진술과 다이어어리 내용, 윤 씨가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한국은행 관봉권 1억 원 사진 등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또 권 의원이 비서관을 통해 공범에게 수사상황을 공유받으려 시도하고, 차명폰을 통해 수사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증거인멸 우려가 커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특검은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만나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는 의혹’ ‘한 총재 등 통일교 임원의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제공해 수사에 대비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가평군 통일교 본부 (연합뉴스)

한편 특검 소환 요구에 세차례 불응한 한 총재는 17일 오전 10시 김건희 특검팀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 총재는 윤 씨와 공모해 권 의원에게 현금 1억 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한 총재는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하는 데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건희 특검팀은 한 총재가 통일교를 동원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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