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날' 행사에서 '규제 개선' 한목소리…이진숙은 "민주주의"

이 대통령 "광고 편성 등 낡은 규제 전환할 것" 정치권 참석자 '지상파 규제 개선' 약속 이진숙 "언론 비선진국은 독재자 위해 일해"

2025-09-03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제62회 방송의날 행사에서 “우리의 소중한 콘텐츠 인프라가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의 하청기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섬세하게 살펴 광고와 편성 등 낡은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언론 비선진국은 권력자, 통치자, 독재자를 위해 일을 한다”며 “언론이 살아야 민주주의가 산다”고 말했다. 

한국방송협회는 3일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제62회 방송의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최민희 위원장, 이훈기·이정헌·황정아·이주희 위원(민주당),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 신성범 위원이 자리했다.

3일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제62회 방송의날 기념식이 열렸다.(사진=미디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방송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K콘텐츠의 핵심 주역”이라며 “지난 8월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문화강국 실현’을 중점 전략과제로 설정했다. 방송인들이 기수가 되면, K콘텐츠는 대한민국 경제 도약의 새로운 열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도 방송이 그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회와 함께 제도와 재정적 지원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소중한 콘텐츠 인프라가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의 하청기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섬세하게 살필 것”이라며 “역차별 논란을 낳는 광고, 편성 등 낡은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서 방송인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창의성으로 승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방송3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국민과 방송계의 염원을 담은 제도 정비의 신호탄이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방송 운영의 기반이 바로 서야 의사결정의 합리성도 확보되고, 경제성과 효율성 역시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디어 주무부처의 정비, 산업과 종사자에 대한 지원, 세계시장을 향한 협업 체계 구축 같은 그간 밀려있던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만이 미디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찾는 여정을 성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방송의날 기념식에서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방송협회)

이 대통령 축사 이후 참석자들의 건배사가 이어졌다. 이진숙 위원장이 인사와 건배사를 하자 “이진숙 파이팅” 등의 발언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건배사를 한 인사 중 유일하게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이규연 수석·이준석 대표·최형두 간사는 건배사에서 K-콘텐츠 진흥을 위해 지상파 규제 개선에 힘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저도 현장에서 30년 넘게 취재 기자로, 또 CEO로 일하면서 긍정적 의미에서 언론이 얼마나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됐다”며 “소위 언론 선진국과 비선진국에 차이점이 하나 있는데 비선진국은 한 사람을 위해 언론이 봉사한다는 것이고, 선진국은 하나의 가치를 위해 이야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한 명의 사람을 위해 일을 하게 되면 권력자, 통치자 독재자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이고, 하나의 가치를 일하는 것은 진실일 것이다. 그래서 워싱턴포스트의 슬로건이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청중들에게 자신이 건배사를 하면 “민주주의가 산다”를 후창해 달라며 “언론이 살아야” “방송이 살아야”를 외쳤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방송장악을 떠올리게 한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3일 방송의날 기념식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건배사에서 “1985년 해직 언론인 선배들이 만든 말지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디뎠고, 그때도 화두는 민주화, 언론자유, 방송독립이었다”며 “40년 만에 인생을 걸고 했던 방송독립의 제도적 조건이 방송3법 통과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하나 기쁜 장면은 12월 3일 대한민국이 비상계엄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너나 할 것 없이 방송, 신문 기자들이 국회로 달려와 계엄 해제를 진정으로 간절히 함께 해준 현장에서 오랫동안 잊었던 언론인으로서의 동지애를 다시 느꼈다”면서 “제 모두 한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한국 드라마와 K-팝의 전세계적 흥행의 중심에 지상파 방송이 있었다고 굳게 믿는다. 앞으로 지상파 방송을 보도나 논평 때문에 규제하는 마인드에서 벗어나 한류의 주역이 되도록 방송3법 통과와 함께 돕겠다”고 덧붙였다. 

방문신 한국방송협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미디어콘텐츠 시장의 지배자가 글로벌 미디어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방송사는 과거 지상파 독과점 시절에 만들어졌던 규제에 여전히 갇혀 있고, 방송사 대부분 적자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도 악순환 구조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불합리한 차별 규제, 우리나라에만 있는 규제, 21세기에 수명을 다한 규제는 이제 혁파되어야 한다”며 “지난달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신구미디어를 아우르는 합리적인 법제 마련’, ‘네거티브 광고체계 도입 등 방송광고 및 편성규제의 완화’ 등 국정과제가 조속히 실천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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