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부끄럽지 않다면서 "노조, '파우치 박' 쓰지 말라" 공문

"특정인 조롱·비하…반복할 경우 법적조치" 박장범 "품위 있게 표현해 달라는 것…수용 여부는 노조 판단" "통합징수, 중요한 수신료 위기 타개책" 숟가락 얹기

2025-08-26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경영진이 성명서 등에서 박장범 사장에 대해 ‘파우치’이라는 수식어를 달지 말라는 공문을 노조에 전달했다. 이를 두고 여당은 "'파우치'가 부끄럽지 않다면서 저런 공문을 보내냐"고 쓴소리했다. 

지난해 2월 7일 방송된 'KBS 특별대담-대통령실을 가다' 갈무리

26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은 “저희(노조)가 전임 박민 사장은 ‘낙하산 박민’이라고 지칭했고, 박장범 사장에 대해서는 ‘파우치 박장범’이라고 계속 지칭했는데 회사에서 ‘파우치’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박 본부장은 “이 공문을 보고 ‘파우치’라는 단어에 비하와 경멸적인 표현이 담겨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꼬집었다. 

KBS 경영진은 ‘회사 입장 및 요구사항’ 공문에서 “‘000 박’ 등 특정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표현은 인격 침해 소지가 있으며 인격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을 반복해 사용할 경우 법적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적었다. 또 경영진은 “사실과 다른 내용의 성명서의 게시 및 유포는 지양해 달라”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박장범 사장에게 “‘파우치’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다면서 ‘파우치 박’에 대해서는 왜 저런 공문을 보냈나. 부끄럽지 않다면 더 본인의 정체성이 더 명확하지 않냐”고 물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게재한 자료(사진=KBS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에 박 사장은 “노조에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 가급적 품위 있게 표현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이 공문을 보낸다고 해서 노조가 사측의 말을 수용할지 여부는 노조의 판단”이라고 했다. 

박 사장은 <뉴스9> 앵커 시절인 지난해 2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특별 대담에서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를 두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 사안을 축소·왜곡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후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서 등에서 박 사장에 대해 ‘파우치’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또한 박 사장은 '수신료 통합징수'에 숟가락을 얹었다. 박 사장이 '사장 후보자 시절에 통합징수가 가장 중요한 타개책이었다'고 말하자 ‘통합징수법’을 대표 발의했던 김현 민주당 의원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고 바로잡았다. 

김 의원은 “‘모바일 TV 수신료 징수 추진’ 등이 경영계획서에 들어있던 것이다. 통합의 'ㅌ'도 안 들어가 있었다. 박 사장은 숟가락을 얹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통합징수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때 부당하다고 주장한 바 있냐”고 비판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왜 거짓말 했나'라고 지적하자 박 사장은 "경영계획서에 넣은 줄 알았다. 제 착오"라고 말했다. 

이어 최민희 위원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의철 전 사장에게 사퇴 압박을 받았냐고 물었다. 김 전 사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일부 구성원, 정치권 등 전방위적으로 사퇴 압박을 했다. 검찰, 경찰, 감사원 등 모든 권력기관이 저의 거취에 대해 압박하는 분위기를 느꼈다”면서 분리징수가 추진될 때 사퇴를 할 테니 통합징수는 지켜달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김 전 사장을 포함해 진보 정권이든 보수 정권이든 모든 KBS 사장은 그런 태도였다”며 “수신료를 건드리는데 아무 저항을 안 하는 사장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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