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출석' 김건희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 끼쳐 죄송"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전직 영부인 최초로 공개 소환 조사
[미디어스=박대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6일 오전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의 첫 소환조사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해 소환통보 시각(오전 10시)을 넘긴 오전 10시 11분쯤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건강상 문제를 호소했던 김 씨는 이날 휠체어를 타지 않고 걸어서 특검에 출석했다.
굳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씨는 출입문 앞 취재진을 지나친 뒤 청사 2층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 "명품백과 명품 목걸이는 왜 받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하고 12층 조사실로 향했다.
전직 영부인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앞서 200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검찰조사를 받았으나 뒤늦게 언론 보도를 통해 소환 사실이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도 2012년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 특검 조사를 서면으로 받았다.
특검법상 김 씨 수사 대상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우리기술 주가조작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 씨 청탁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 가방·다이아몬드 수수 의혹 △대통령 집무실 및 관서 이전 관련 부당 계약 관여 의혹 △대선 경선 허위사실 공표 의혹 등 16개에 달한다.
특검은 이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선거법 위반), 건진법사 청탁 의혹(알선수재) 등 5개 혐의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먼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가 예측된다.
수사를 개시한 지 35일 만에 김 씨를 소환한 특검은 별도의 티타임 없이 부장검사급을 투입해 즉시 조사할 계획이며 필요하면 밤 9시 이후 심야에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김 씨 측 변호인으로는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 등 3명이 입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를 둘러싼 혐의가 방대한 만큼 추가 소환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검도 "하루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특검은 김 씨가 소환조사를 앞두고 건강상 이유를 들어 요구한 △혐의별 분리 조사 △조사 일정 간 3~4일 휴식 보장 △오후 6시 이전 조사 종료 등을 거부했고,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통상의 절차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 측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억나는 대로 성실하게 소명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으나 약을 복용하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의견서를 제출한 만큼 심야 조사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