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가상 아이돌이 BTS 넘어서"…'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조명

WSJ "음악 산업은 또 하나의 새로운 국면 맞아"

2025-07-21     노하연 기자

[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외신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가상의 아이돌이 인간 아이돌 인기를 넘어서는 시대를 열었다고 극찬했다.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소니픽처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춤과 노래로 세계 평화를 지키는 퇴마사 걸그룹 ‘헌트릭스’와 악령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의 대결을 그린 내용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갈무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사 ‘K팝에서 가장 큰 이름은 BTS가 아니다. 넷플릭스다’에서 “가상의 아이돌 그룹이 인간 아이돌 그룹이 이루지 못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매우 초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자 보이즈’에서 ‘미스터리’ 보컬을 맡은 케이팝 그룹 유키스 출신 케빈 우의 스포티파이 월 청취자 수가 2천만 명으로 2천배 급증했다. 온라인판 기사 제목이 ‘차트 1위를 차지한 가장 큰 K팝 밴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인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상의 아이돌 그룹이 현실의 아이돌 그룹보다 미국 시장에서 더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K팝의 재창조를 꿈꾸던 이들은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수록된 노래 중 두 곡은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 1위를 차지했으며, 이는 BTS와 블랙핑크 등 어떤 K팝 그룹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라고 짚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진짜인 척 하는 AI 음원’처럼 경계를 허무는 경쟁자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음악 산업 전반은 또 하나의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김석영 UCLA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영화의 성공은 팬들이 비인간 아이돌과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모방작들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건 K팝 기업들의 오랜 꿈”이라며 “여기엔 잠도 자지 않고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 아이돌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AI 가수와 협업한 베니 차 K팝 프로듀서 겸 작곡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진짜 아티스트들이 보여주는 취약성, 화학 작용, 예측 불가능성은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이미지 (넷플릭스 제공)

케빈 우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케빈 우나 K팝 아티스트로 알아보진 못한다”며 “가상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케빈 우는 “사자보이즈 활동이 그룹 유키스 시절이나 브로드웨이 공연, 배우로서 활동보다 더 빛을 발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며 “어떤 의미에선 내 예술적 재능을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가상의 아이돌 그룹이 현실 글로벌 음원 차트를 점령하는 사실에 주목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NBC는 10일(현지시간) “한 번도 실제 무대에 오른 적 없는 두 신인 K팝 그룹이 음악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며 “애니메이터와 영화 제작진이 K팝 업계의 도움을 받아 탄생시킨 가상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스’와 ‘헌트릭스’는 이미 글로벌 슈퍼스타가 됐다”고 전했다.

BBC는 “가상 K팝 밴드가 미국 차트에서 BTS와 블랙핑크를 이겼다”며 “블랙핑크와 함께 작업해온 테디, BTS와 협업한 린드그렌 등 정상급 프로듀서들이 제작에 참여했기에 앨범의 성공이 놀라운 일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발매 4주차에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5위를 기록했다. 자체 주간 판매량은 8만 5000장으로 가장 많다. 미국 미디어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 빌보드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영화 OST ‘골든’을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로 출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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