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부에서 고개든 강선우·이진숙 낙마론
김영진 "보좌관 출신으로서 미안한 마음 커" 김상욱 "이진숙, 대통령에게 그만 부담 줘야" 대통령실 "인사 기류 변화 없다"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여당 내부에서 ‘보좌관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자 논문표절 의혹이 불거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처음으로 사퇴 요구가 나왔다.
친명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강 후보자, 이 후보자 인사청문를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후보자들이 자기 입장을 표명했고, 여러 의견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복잡한 상황 같다”면서 “당에서도, 대통령실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을 잘 취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과 결정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상호 정무수석도 국민의 여론이나 여러 의견을 대통령에게 소상하게 보고하고 있다니 판단을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6일 우 정무수석은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서 “일부 후보자의 경우 여론 동향이 매우 안 좋게 돌아가는 것도 그대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저도 인턴 비서부터 비서관, 보좌관을 했던 의원으로서 보좌진들이 느꼈을 여러 아픔에 대해 같이 공감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피해를 당했다고 말씀하는 분들의 의견이기 때문에 분명히 청취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눈높이를 당사자와 또 인사권자가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이진숙 후보자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부 정부 인사청문회 국면에서 여당 의원이 특정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 요구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교육부 장관으로 나오는 분이 제자의 오탈자까지 그대로 복사하는 논문을(제출한 것은), 아무리 이공계 논문의 특수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적절치 않다”며 “이 후보자는 대통령에게 그만 부담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이라며 “순수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선우·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대통령실의 기류가 변화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17일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16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후보자가 모두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두 사람이 (거취에 대해)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여권에서 강 후보자의 갑질 의혹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기류라면서 “보좌진에게 쓰레기 분리배출과 비데 수리를 지시했다는 논란에 이어 임금 체불 등 추가 의혹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갑질은 국민적 반감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기류 변화를 부인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공지를 내어 "강선우 후보에 대해 자진 사퇴로 대통령실 분위기가 기울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므로 바로잡는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다수 언론에서 대통령실의 인사 관련 기류에 변화가 있다는 해석기사가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기류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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