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언론사들, 구글 고발 "AI 요약 때문에 트래픽 줄어"
EU 집행위원회에 반독점 고발장 제출…임시조치 요구 독립언론사연합 "시장 지배력 남용해 언론사 수익 훼손"
[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유럽 언론사단체가 구글의 AI 오버뷰 기능이 자사 콘텐츠를 무단 활용하고 있다며 EU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구글이 검색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언론사의 트래픽과 수익을 훼손하고 있다는 취지다.
5일 로이터통신은 유럽 ‘독립 언론사 연합’(Independent Publishers Alliance)이 지난달 30일 구글을 상대로 EU 집행위원회에 반독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AI 오버뷰는 구글 검색 시 웹페이지 상단에 AI가 생성한 요약 정보가 표시되는 기능으로, 현재 1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 중이다.
독립 언론사 연합은 고발장에서 “구글의 AI 오버뷰 기능이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부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언론사들은 트래픽·독자 수·수익 손실 등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언론사의 기사를 이용해 생성한 자체 요약문을 보여주는 AI 오버뷰의 배치는 언론사의 원본 콘텐츠에 불이익을 준다”고 지적했다.
또 독립 언론사 연합은 EU의 임시조치를 요구하고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자료가 구글의 AI 거대 언어 모델(LLM) 학습에 사용되거나 요약 생성을 위해 활용되는 것을 거부할 경우, 구글의 일반 검색 결과 페이지에 노출될 기회 자체를 잃게 되어 사실상 이를 거부할 선택권이 없다”고 밝혔다.
독립 언론사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개별 언론사들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디지털 광고주와 언론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오픈 웹을 위한 운동’(The Movement for an Open Web)과 기술 분야의 공정성을 추구하는 영국 비영리단체 ‘폭스글러브 법률 공동체 이익 회사’가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사 컬링 폭스글러브 공동 상임이사는 영국의 미디어전문지 프레스가제트에 “구글 AI가 저널리스트들의 작업을 무단으로 훔치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그렇게 훔친 콘텐츠를 구글이 자사에 유리하도록 활용해 정작 그 콘텐츠를 만든 언론사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컬링 상임이사는 “AI 오버뷰는 언론사의 온라인 독자 접근성을 완전히 마비시킨다”며 “독립 언론업계는 이미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있지만 이대로 가면 언론사 전체가 침몰할 위기”라고 했다.
이들은 영국 경쟁시장청(CMA)에 같은 취지의 소송과 임시조치를 요구했다. CMA는 지난달 24일 구글 검색 분야의 전략적 시장 지위(SMS, Strategic Market Status)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이 SMS로 지정이 될 경우 시장지배력 남용 시 연매출 최대 10%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 받을 수 있으며, 사업관행 수정 명령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0월 13일까지 공청회를 진행한 후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미국 내 2천 200개 언론사를 대표하는 뉴스/미디어 연맹(News/Media Alliance)의 다니엘 코피 CEO는 당시 영국 경쟁시장청의 구글 조사를 환영하는 성명을 내어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단순히 검색 결과나 AI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한 회사가 모든 것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문제”라며 “공정한 경쟁은 모두에 대한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것이자 혁신”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미국의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뉴스 검색 중 사이트 클릭 없이 끝나는 비율은 2024년 5월 AI 오버뷰 출시 당시 56%에서 2025년 5월 기준 6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뉴스 사이트 방문은 2억 3000만 건에서 1억 7000만 건 이하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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