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재도약 여는 ‘국가 속의 국가’
[기고] K행정 이니셔티브… 대안모델로서 새만금, '규제프리 특별시'로
[미디어스=권오석 칼럼] 대한민국은 지금 구조적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수도권 집중, 성장 중심 산업 정책,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가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끌어올린 견인차였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불균형은 한계에 다다랐다. 지방은 텅 비고, MZ세대는 꿈을 잃고, 소득 양극화와 자살률 1위라는 사회적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더 이상 ‘성장만능’의 패러다임으로는 국가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이제는 새로운 행정 제도를 실시함으로써 판을 다시 짜야 할 때다. 인사가 만사라 하지만 구조화된 행정 제도상의 비효율성과 성장 저해 요인은 인사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국민주권 정부가 용기를 내어 결단하기를 촉구한다.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해 보아야 하며, 그 대표적인 지역으로 새만금 지역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새만금은 대한민국 안에 있지만, 그 어떤 도시보다 세계와 가까운 곳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를 연결하는 해양과 대륙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최근 주목받는 북극항로와도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다. 그런데도 30년 넘게 말만 무성했고 실질적 변화는 없었다. 왜일까?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행정 체계 안에서 새만금은 '책임지는 자가 없는 도시'였기 때문이다. 여러 부처, 여러 자치단체가 나눠 가진 권한 속에서 투자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결국 대부분은 떠났다.
이제는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한다. 새만금을 ‘국가 속의 국가’로 규정하고, 대통령 직속의 규제프리 특별시로 지정해야 한다. 단일 창구의 원스톱 행정, 민간·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전면적 규제 해제, 예측 가능한 에너지·교통 인프라 계획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경제실험 도시’를 구현해야 한다.
새만금은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모델이다. 지금의 한국은 지역갈등과 세대 갈등, 계층 갈등이 동시에 폭발하고 있다. 수도권은 과밀하지만, 지방은 소멸하고 있다. 대기업은 돈을 벌지만, 청년은 꿈을 접는다. 복잡한 규제와 관료적 행정은 창의와 도전을 좌절시킨다.
새만금은 이러한 병목을 풀 수 있다. 규제 없는 도시에서 식품·문화·AI·헬스케어·에너지 산업이 융합된 신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거주·휴양·웰니스 기능까지 더해지면,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살고 싶고, 일하고 싶고, 창업하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다. 바로 ‘한국형 두바이’ ‘동북아의 홍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신제국주의와 국지전의 시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경쟁, 일본의 군사대국화, 중국의 장기독재화와 자본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한 질서 속에서 한국은 외교적 자주성과 경제적 독립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새만금은 그 거점이 될 수 있다. 미국 빅테크기업의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서도, 유럽과 중동의 재생에너지 자본을 받아들이고, 아시아의 청년 창업가를 모을 수 있는 국제 도시로 설계하면,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는 대한민국형 자주 경제지대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는 단지 새만금만의 구상이 아니다. 부울경 메가시티, 접경지역 평화경제지대와 연계하면 한반도 전체가 ‘국제 평화 경제지역’으로 변모할 수 있다. 산업과 문화, 휴양과 평화가 공존하는 미래형 한반도 비전이 실현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지금 새만금에 대담한 결단을 내리고, ‘규제프리 국가 속의 국가’를 설계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2035년: 새만금에 5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유입되고, 연간 150조 원 이상의 신규 GDP가 창출된다. 청년 창업 기업 수는 3만 개를 돌파하고, 지역 행복지수는 전국 평균을 웃돌게 된다.
2050년: 새만금-부울경-평화경제지대를 포함하는 ‘한반도 국제특별경제벨트’가 형성된다. 전체 GDP의 25%를 담당하며 인구는 150만 명에 육박, 동북아 최대의 창업·문화·금융·에너지 허브로 부상한다.
2075년: 대한민국은 인구 6천만 명 중 절반이 수도권 밖에서 거주하게 되며, 새만금은 ‘세계인이 선택한 도시 TOP10’에 들어간다. 국민행복지수는 OECD 최고 수준으로 진입하고, 자살률은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
실용주의는 철학이 아니라 행동이다. 새만금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줘야 할 프로젝트다. 국가 속의 국가, 규제프리 특별시, 자주적 글로벌 도시.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갖춘 도시는 지금껏 대한민국에는 없었다.
이제는 결단할 때다. 미래는 준비된 자의 몫이다. 새만금이 그 첫 번째 페이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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