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징수법 '공치사'에 수신료 탕진…박장범, 사장 자격없다"

KBS, 24일 시청자위 전국대회' 개최…예산 1억 원 투입 행사 일정인 '열린음악회'는 일반 방청 안 받아 "수신료 가치 생각했으면 수신료 직원 찾았어야"

2025-06-18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경영진의 수신료 통합징수법 행사에 대해 박장범 사장의 ‘치적 쌓기’ 파티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8일 성명을 내어 “박 사장이 수신료의 가치와 통합고지의 중요성을 고민해왔다면 파티를 열 것이 아니라 수신료 업무에 파견된 직원들을 복귀시키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면서 “겨우 정상화를 앞둔 귀한 수신료를 탕진할 거라면 사장 자격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장범 KBS 사장 (사진=KBS)

KBS본부는 “수신료 통합고지는 시청자위원뿐 아니라 KBS의 모든 구성원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되살려낸 소중한 성과”라면서 “그럼에도 파우치 박장범은 자신의 공치사와 일부 시청자위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국민이 낸 수신료를 쓴다”고 비판했다.

KBS는 오는 24일 수신료 통합징수법에 대한 보답으로 전국 18개 지역과 본사 시청자위원, 시청자 위원 가족과 지인 등 250명을 서울로 불러 ‘KBS 시청자위원 전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참석자 교통비, 출장뷔페 식대, 선물비 등 1억 원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는 열린음악회, 국악공연, 캘리그라피 공연, 공동선언문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박 사장은 전국 시청자위원회를 돌며 감사 인사패를 전달한 바 있다.

KBS본부는 “모든 시청자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가야 할 열린음악회 관람권을 행사에 참석하는 일부 시청자위원들에게 수십 장씩 뿌린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열린음악회는 원하는 시청자 누구든 관람할 수 있는 그야말로 ‘열린’ 프로그램이다. 파우치 박장범 마음대로 일반 관객 출입을 통제하고 내부 행사용으로 사용해도 괜찮은가”라고 따져 물었다.

KBS <열린음악회>는 '24일, 특집 녹화로 인해 방청신청을 따로 받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KBS본부는 “내란수괴 윤석열 부인 김건희가 종묘 내 망묘루에서 외부인과 비공개 차담회를 연 사례가 생각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15일 박장범 KBS 사장이 수신료 통합징수법 통과를 지지해준 시청자위에 감사패를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S)

KBS본부는 “(박 사장이)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딱히 내세울 성과가 없으니 수신료 통합고지에 숟가락을 얹어서 외부에 치적으로 알려야 하는 곤궁한 처지인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박장범이 진정 수신료의 가치와 통합고지의 중요성을 고민해왔다면 파티를 열 것이 아니라 전국 수신료지사를 한 곳도 빠짐 없이 방문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여전히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민원전화를 직접 받는 수신료직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파견직원들을 원래 일터로 보내겠다고 약속해야 한다”며 “싫은 소리 들을 마음은 없고, 행사장의 스포트라이트만 즐기는 사람을 KBS의 사장으로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신료분리징수가 본격 시행되자 전임 박민 사장 체제의 KBS는 수신료국 소속 인원을 대폭 늘렸다. 이 과정에서 보도본부와 제작본부 등에서 근무하던 기자와 PD, 방송기술 인력이 수신료 업무에 투입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내란수괴 윤석열 취임 이후 수년간 이어진 KBS의 위상 추락으로 구성원들의 자존감마저 이미 바닥”이라며 “그런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함께 이 어려움을 해결해보자고 낮은 자세로 뛰어야 하는 게 사장의 책무다. 구성원들 격려는 못할망정 사장 자리 지키기에만 진심을 당하는 당신의 쇼는 그만 보고 싶다”고 한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 사장을 향해 “KBS 사장이라는 자리는 당신에게 너무나 무거운 자리다. 통합징수로 겨우 정상화를 앞둔 귀하고 귀한 수신료를 탕진할 거라면 사장 자격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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