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민주당, 돌연 '방송3법 국힘 협의'로 선회

과방위, 방송3법 처리 위한 회의 당일 취소 김현 "국힘 의견 수용해 협의·협치하기로 한 것" 최형두 "공영방송 이사·사장은 대의기구 국회 몫" 민주당, 12일 본회의 취소…"새 원내지도부 검토"

2025-06-10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3법 입법 드라이브를 걸었던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돌연 '국민의힘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이사 100%를 국회가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의가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과방위 민주당은 정치권 추천을 절반 가까이 보장하는 방송3법을 논의·추진해 여야가 나눠먹는 현행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방위는 방송3법 처리를 위한 법안심사2소위·전체회의 일정을 당일인 10일 취소했다. 당초 민주당 과방위는 비공개 정책조정회의를 수차례 이어온 끝에 '방송3법 단일안'을 도출, 10일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대선 전 처리 등 방송3법 드라이브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과방위원들에게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현 민주당 간사(오른쪽)와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 (사진=연합뉴스)

10일 과방위 법인2소위위원장이자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의를 하자는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협치를 한다는 점을 강조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김현 의원에게 방송3법 처리 일정이 취소된 이유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소통했나' '본회의 일정(12일)이 밀려서 그런 것인가' '당 지도부 차원에서 얘기가 있었나' 등의 질문을 했다. 김현 의원은 "간사 간 협의를 하기로 했다는 정도로 얘기 드리겠다"고 답했다. '너무 급박하게 회의가 취소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원래 회의 직전에도 취소가 되고 그런다"고 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방송3법)제안은 불가하고, 협상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현 의원이 수용했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은 "공영방송 이사회와 대표를 뽑는 방식을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가 아닌, 위임되지 않은 권력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며 "국회 몫을 대폭 줄이고 언론계 종사자라는 이유로 위임받지 않은 권력에게 국민 재산인 지상파 방송을 위임하는 것은 국회 업무 방해이자 (국민을)배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열기로 했던 본회의 일정을 연기했다. 민주당은 애초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지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허위사실공표죄 구성요건 중 '행위'를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12일 본회의를 계획하고 있었다. 

10일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마당에 어려운 과제를 마무리 짓고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게 맞는지, 새 지도부가 다시 총괄 검수해서 법안을 처리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있었다"며 "12일 본회의 추진과 관련해 원내지도부, 대통령실, 각 상임위 별로 두루두루 논의가 있었다. 이번 주에는 법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민주당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다. 방송3법을 발의한 서영교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연합뉴스)

방송3법이란 KBS·MBC·EBS 지배구조 추천 주체를 다양화해 '정치적 후견주의'를 타파하자는 취지의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말한다. 그동안 여야는 법적 근거 없이 공영방송 이사회를 7대4(KBS), 6대3(방송문화진흥회, EBS) 구도로 나눠먹기해왔다.

최근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방송3법 상임위 처리를 위한 비공개 정책조정회의를 이어왔다. 민주당 과방위는 KBS 이사 15명 중 7명, 방송문화진흥회(MBC대주주)·EBS 이사 13명 중 6명을 국회가 추천하도록 하고 나머지 이사는 학계, 법조계, 시청자위원회, 공영방송 종사자 대표가 추천하는 안을 중심에 놓고 논의했다. 지난 9일 국회 추천 몫을 KBS 6명, 방문진·EBS 5명으로 조정하는 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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