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협회 "윤석열 경호처, 이번엔 취재진 '팔틀막'이냐"
윤석열에 질문하는 KBS기자 팔 붙잡아 제지 "사측, 눈치보지 말고 국민 알권리 침해 보도하라"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기자협회가 '내란 우두머리' 피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KBS 기자의 팔을 잡아 제지한 경호처에 대해 “이번엔 팔틀막이냐”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KBS 기자협회는 12일 “윤석열 씨의 심기 경호에만 급급한 경호처가 취재진의 업무를 방해했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법원 지상을 통해 내란 혐의 형사재판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기자 2명은 마이크를 들고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 ‘대선을 치르게 됐는데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 등을 질문했다.
그러자 경호처 직원은 질문하는 KBS 기자의 팔을 붙잡고 끌며 취재 행위를 방해했다. 윤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무시한 채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법원 청사로 들어갔다.
KBS기자협회는 “경호처는 경호원 안쪽으로 들어온 사람을 제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앞으로도 경호원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제지할 거라도 했다”면서 "윤 씨와 경호원 밖에서 질문하라는 소리인데, 지지자 고성이 울리는 곳에서, 1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질문하라는 조건은 질문하지 말라는 뜻이다. 비상식적이고, 특권의식에 가득찬 고압적인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기자협회는 “군을 동원해 국민의 대표들이 모인 국회를 침탈하고, 선관위를 불법 접수하려고 했던 자에게 국민을 대신해 묻는 건 언론인의 사명”이라며 “경호처는 윤 씨 집권기 동안 자신들의 행태 돌아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KBS기자협회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 카이스트 졸업생, 의사에 대한 경호처의 입틀막 사건을 거론하며 “지금 윤 씨가 법정에 서 있는 데는 그간 윤 씨의 눈과 귀를 막은 경호처의 책임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KBS기자협회는 경호처를 향해 “당신들이 물리력을 행사한 취재진에게 사과하고, 그간의 행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국민에게 사과하라. 아울러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경호원을 교육하라”고 요구했다.
또 KBS기자협회는 사측을 향해 “좌고우면하며 눈치 보지 말라. 경호처에 사과를 요구하고, 앞으로 취재진 보호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며 “그리고 경호처가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취재진을 방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사실을 명명백백히 보도하라”고 말했다.
경호처 직원은 윤 전 대통령이 오후 재판에 출석할 당시에도 질문하는 기자의 한 팔을 잡았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조 명단에 있던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됐는데,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법원에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재판이 종료돼 법원을 나설 때도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때는 경호처 직원이 기자들에게 물리적 접촉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오상배 전 국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은 "계엄 이후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배신감을 느껴 증언을 결심했다"면서 12.3 내란사태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수차례 전화로 '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 부관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사령관에게 한 4번째 통화에서 ‘계엄이 해제돼도 내가 두 번, 세 번 하면 되니까 너네는 계속하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