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한덕수 추대 시도, '보이지 않는 손' 규명해야"

조선일보 "지선 공천권 싸움에 무슨 낯으로 표 달라고 하나" 중앙일보 "'SNS 활동' 윤석열, 불난 집에 부채질" 한겨레 "국민의힘, 정당 존립 가치 심각히 되물어야" 경향신문 "김문수, 탄핵반대 사과하고 전광훈 절연해야"

2025-05-12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동아일보가 국민의힘 지도부의 김문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배후를 밝히고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11일 구사일생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주말 사이 벌어진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9일 밤 지도부는 비대위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연달아 열어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후보 재선출을 공고했다. 신청 기간은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한 시간이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새벽 3시 20분께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32건에 달하는 대선 후보 등록 서류를 모두 제출했다. 지도부는 10일 오전 당원을 대상으로 한 전 총리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전당원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하지만 부결돼 김 후보의 대선 후보자격이 즉시 회복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아일보는 12일 사설 <후보 교체 새벽 날치기… 정당사에 남을 ‘졸렬한’ 정치공작극>에서 “정당사에 전례가 없는 졸렬한 정치공작”이라며 지도부가 당헌·당규를 무시한 채 비정상적이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동아일보는 “한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에 대한 ARS 조사는 결국 부결됐지만, 이런 식의 조사가 과거 한 번이라도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단일화 상대방인 김 후보 이름은 전혀 등장하지 않은 채 ‘한덕수 후보로의 변경에 찬성하십니까’ ‘한덕수 후보자로 변경하여 지명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을 물었다. 한덕수, 변경, 찬성 등 가결을 유도하려는 듯한 표현을 반복적으로 주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한 전 총리 대선 후보 추대는 불발됐지만 대체 누가 왜 이를 기획하고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강행하려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권영세-권성동 등 이른바 ‘쌍권’ 지도부가 기획한 건지, 실행한 건지, 다른 ‘보이지 않는 손들’이 있었던 건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친윤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끌려다닌다’는 한동훈 전 당 대표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번 사태는 적당히 넘어갈 해프닝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환골탈태하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선일보는 12일 사설 <이러고서 무슨 낯으로 국민에게 표 달라 하나>에서 “국힘이 지난 24시간 보여준 후보 교체 시도는 막장극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 “새벽 후보 취소·등록, 법정 다툼, 투표 강행의 이전투구를 하루 새 전부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국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경선에서 뽑힌 지 3시간 만에 단일화를 요구해 김 후보 측의 반발을 샀고, 김 후보도 경선 내내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해 당원들 표를 얻어놓고도 사실상 약속을 뒤집었다. 한 전 총리 역시 ‘후보 마감일인 11일 이전 단일화’만 외치며 김 후보를 설득하는 정치력을 보이지 못했다. 그 사이 당 내부는 지도부와 후보들, 계파별로 갈라져 마지막까지 충돌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당 안팎에선 ‘대선은 포기하고 대선 후 당권을 장악해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려고 싸우는 정당 같다’는 말이 나온다. 아니라고 할 수 있나”라면서 “국힘은 지난 9일간 퇴행과 혼란, 무능만 반복했다. 처음부터 김 후보를 내세운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자기 후보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무슨 낯으로 표를 달라고 하나”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사설 <보수 혁신의 과제 보여준 국민의힘 단일화 대소동>에서 “대선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권력 쟁탈전이 벌어졌다면 그나마 이해가 가겠으나, 지금 국민의힘은 계파를 불문하고 힘을 합쳐도 승리가 어려운 마당이다. 막장극의 이유가 대선 이후 당권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며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내부 싸움에 골몰하는 정당에 존재의 의미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계엄 사태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하고 중도층 공략에 나서도 승리가 어려운 판에 민심에서 멀어지는 길로만 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런 사태의 근원을 제공한 윤 전 대통령은 ‘후보 경선은 격렬한 논쟁과 진통이 있었지만, 여전히 건강함을 보여줬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면서 “국민의힘을 돕자는 건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건지 모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기 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한겨레는 사설 <자멸한 국힘 ‘후보교체 난리’, 민주정당이라 할 수 없다>에서 “이번 후보 교체 파동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중심으로 한 친윤 세력이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벌인 ‘정치 쿠데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친윤계가 장악한 국민의힘의 내부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거듭 확인한 것은 물론, 국민 세금을 지원받는 공당이 특정 세력에 의해 사유화된 상황을 극명히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미 ‘내란 동조당’으로서 위헌 정당의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이 과연 민주공화국의 정당으로서 존립할 가치가 있는지 심각히 되물어야 할 때”라말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당원들이 막은 후보 교체 막장극, 국민의힘 환골탈태하라>에서 “이번 사태는 대선 이후 친윤석열계의 당권 장악 시도로 이해하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선출되지 않은 비대위가 당원 다수가 반대한 후보 교체를 밀어붙인 것에 대한 문책을 확실히 마무리짓고 넘어가야 한다. 더 이상 윤 전 대통령에게 휘둘려선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 국민의힘이 환골탈태하지 않는다면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앞으로 법치와 절차를 중시하는 보수정당이라 불릴 자격조차 없음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대선 후보 복귀 이후 탄핵 반대 인사를 중용하고 있는 김 후보를 겨냥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당원들이 막은 후보 교체 막장극, 내란 청산이 국힘 살 길>에서 “내란 세력과 절연해도 모자랄 판에 선거 실무를 총괄할 사무총장에 계엄을 옹호해온 박대출 의원을 내정한 데 이어 청산 대상인 한 전 총리에게 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했다”면서 “대통령 선거를 계엄과 내란을 옹호하는 선전장으로 만들려는 심산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당원들의 정당 민주주의 수호를 자신에 대한 ‘지지’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정치 세력으로 재기하기 위한 유일한 길이 내란 세력과 잔재의 철저한 청산임을 자각해야 한다. 당내 요구대로 윤석열을 출당시키고 그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아울러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던 과오를 사과하고, 전광훈 목사 등 극우세력과도 절연해야 한다. 김 후보가 행동으로 ‘민주주의 존중’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국민 통합도 대선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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