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쿠데타' 권영세는 사의 표명, 맨발의 권성동은
김문수 대선후보 교체 전당원 투표 '부결' 권영세 "비대위는 권성동 원내대표 대행 체제로" 홍준표 "권영세, 권성동 인간 말종 모두 사라져라"
[미디어스=안현우 기자] 윤석열 정권의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옹립하려는 ‘쌍권’ 지도부 등 친윤계의 시도가 불발됐다. 극우인사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이 '대선 후보 교체' 당원 투표가 부결돼 11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단일화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친윤계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보수정당 사상 초유의 내전을 방불케 하는 이번 사태는 대선보다 친윤계의 당권 연장이 목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11시 20분께 당원 투표 부결로 김문수 후보의 자격이 회복된다고 공지했다. 11일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된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대선후보를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찬반 의사를 묻는 전당원투표를 진행했으나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쌍권’ 권영세-권성동 지도부의 당권 연장 선언이 만 하루가 안 돼 무산된 셈이다.
당장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대위 후 "당원투표 부결로 비대위의 관련 결정들은 무효화됐고, 김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격이 즉시회복돼 내일(11일) 공식 후보등록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당원의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면서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는 권성동 원내대표 대행 체제로 진행될 것이며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후보는 입장문에서 "사필귀정"이라며 "이제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후보님, 홍준표 후보님, 안철수 후보님, 나경원 후보님, 양향자 후보님 모두 감사드린다. 후보님들과 함께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면서 특히 "한덕수 후보님께서도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친윤계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언론에 “권 원내대표는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단식까지 하지 않았나"라며 "함께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7일 김문수 후보를 향해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단식 농성 과정에서 정장 차림으로 맨발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친윤계를 향해 극한 발언을 쏟아냈다. 미국 하와이에서 체류 중인 그는 11일 SNS를 통해 "사필귀정이다"며 "이제 대선 경선판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권영세, 권성동, 박수영, 성일종과 한덕수를 배후 조종한 세력들도 같이 정계 은퇴하라"고 요구했다. 홍 전 시장은 "김문수 후보의 선전을 기대한다"면서 "인간 말종들은 모두 사라져라"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는 10일 새벽 한덕수 예비후보로 대선후보를 교체하는 안건을 전당원투표에 부쳤다. 김문수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한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새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한덕수 후보 1인만 등록했다고 밝혔다. 한덕수 예비 후보가 입당 3시간도 안 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는 요지경이 벌어질 뻔 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 107명 중 60여 명이 후보 교체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 예비후보는 11일 오전 "모든 걸 겸허하게 수용하고 승복하겠다"며 "제가 할 수 있는 한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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