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한덕수 비판 보도 찾아볼 수 없어"

"대선관리자 출마-국힘 단일화 내홍 비판 없어" "의미 파악 어려운 단순 나열식 보도로 일관" '개헌', KBS 대선공약 검증 시리즈 첫 주제 "한덕수 핵심공약 띄우려는 것 아닌가 의심"

2025-05-07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뉴스9'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와 국민의힘 단일화 내홍을 무비판적으로 중계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된다. KBS가 '한덕수 띄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7일 성명을 내어 "KBS는 한 전 총리의 출마와 관련해 단순 상황을 전달하거나 발생 내용을 나열해 보도하는 데 그쳤다"며 "대행의 대행 체제를 비판했던 국민의힘이 대선 국면에서 입장을 바꿔 한 전 총리의 출마에 힘을 쏟은 부분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언론노조 KBS본부는 "한덕수 단일화론이 떠오르는 상황에서 단일화 효과나 윤 전 대통령 재임 3년 내내 총리로 있던 한덕수의 출마가 타당한지에 대한 분석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달 22일부터 KBS '뉴스9'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5월 2일 KBS '뉴스9' 보도화면

언론노조 KBS본부는 한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한 2일 보도에 대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언론사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선을 관리하고 통상협상을 주관하던 한 전 총리가 출마하면서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비판 보도가 주를 이뤘는데, KBS는 민주당의 비판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대선의 심판 역할을 해야 할 총리의 대선 출마를 특정 정당, 대선 후보의 입장 차원으로 치부하면서 정쟁적인 요소로 축소·왜곡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한 전 총리 출마 이후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일화 내홍 보도도 치우치긴 마찬가지"라며 "6일 보도만 하더라도 김문수 후보가 당 차원의 일방적인 단일화 추진에 반발하는 내용은 리포트 절반 정도의 분량으로 소화했지만, 한덕수는 단일화 관련 리포트 외에도 개헌을 통한 국민통합을 내걸고 개헌 빅텐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내용의 별도 리포트를 배치했다"고 짚었다. 

또 언론노조 KBS본부는 한 전 총리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한 전 총리의 출마 자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KBS에서는 관련 비판적 보도를 볼 수 없다"며 "어제(6일) 관훈 토론회에서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을 '삿된 분은 아니다'라 평하면서 탄핵 당한 윤 전 대통령과 아직도 단절하지 못했음을 자인해 비판받고 있지만 KBS는 이를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5월 6일 KBS '뉴스9'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관련 보도화면 갈무리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가 대선 공약검증 코너의 첫 주제로 '개헌'을 꼽은 것도 한 전 총리를 의식한 아이템 선정이라고 의심했다. KBS '뉴스9'은 지난 5일 <쏟아진 개헌 공약…87체제 넘어설까?> 리포트를 보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쯤 되면 KBS가 한 전 총리를 방탄하는 것을 넘어 띄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검증'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내용은 각 후보의 개헌에 대한 공약을 소개하는 수준이다. (중략)개헌을 첫 주제로 삼은 것 역시 적절한 선택이었는지 의문"이라며 "개헌은 한 전 총리의 핵심공약이지만 다른 후보들은 원론적 입장만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개헌은 정치 세력 간 첨예하게 대립하며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인 만큼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는 공론의 장을 형성토록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영방송"이라며 "그럼에도 KBS는 의미와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파편화된 뉴스, 단순 팩트 나열식의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은 내란 세력 관련 보도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이번 선거의 함의를 퇴색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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