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국힘 지도부나, 김문수나 도긴개긴"
'한덕수 단일화' 점입가경… 쌍권-김문수 정면 충돌 주요 보수언론 평가는 "가관" "볼썽사나워" "공멸" 조선일보 "정치공학적 이전투구 매몰" 한국일보 "비전 없이 단일화에 명운 걸어" 경향신문 "'윤석열 아바타', 주권자가 심판할 것"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단일화 전략이 출구없는 혼돈 상황을 빚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김덕수'(김문수+한덕수), '을지문덕' 운운했던 김문수 후보는 버티기에 돌입했고, 국민의힘은 전 당원 투표로 사실상의 후보 교체 작업에 들어섰다.
'반이재명' 외의 단일화 명분이 없는 국민의힘에서 '예고된 충돌'이 발생했다는 게 주요 보수언론의 시각이다. 조선일보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볼썽사납다며 권력의 이전투구에 국민 마음이 멀어질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대체 뭘 어쩌자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지난 6일 김문수 후보는 대선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 당원을 상대로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며 공개 압박하자 김 후보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반발한 것이다. 김 후보는 7일 오후 6시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위해 만나기로 했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에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라"고 했다. 김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당무우선권을 발동하겠다며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전 당원 여론조사를 예정대로 7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후보는 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단일화 실패 시 대선 레이스를 중단할거냐 계속할거냐'는 질문에 "한 번도 단일화가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는 동떨어진 답변을 내놓았다. 한 후보는 단일화 실패가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라면서 "(김 후보보다)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 이전까지 김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11일을 넘기게 될 경우 '기호 2번 한덕수'는 불가능하고 한 후보에 대한 당 차원의 자금·조직 지원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김 후보가 '한덕수 고사작전'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까지 버티면 자체적으로 선거비용을 조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 한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지 않겠냐는 계산이다. 7일 한겨레는 김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발동한 것은 '한덕수 고사작전'으로 보인다며 "김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고, 시간끌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국민의힘이 단일화가 아니라 '찍어내기'식 후보 교체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경향신문은 기사 <믿었던 김문수가 버티면…국민의힘, 마땅한 카드가 없다>에서 '옥새 파동'과 '당헌·당규 개정'을 거론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 후보 추천서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는 방식으로 선관위 후보 등록을 무마시키거나, 한 후보를 입당시켜 전국위원회·전당대회를 통해 후보를 힘으로 교체하는 방식이 거론된다는 것이다. 다만 경향신문은 옥새 파동은 '기호 2번'을 포기하는 것이고, 후보 강제 교체는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7일 조선일보는 사설 <짐작했던 것보다 더 볼썽사나운 단일화 기싸움>에서 "단일화 과정엔 후보 간 기싸움과 잡음이 일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 협상 시작도 전에 이런 볼썽사나운 내부 분란이 벌어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중략)후보에게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강요하는 건 과도하지만, 약속과 달리 단일화를 피하는 듯한 김 후보 태도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단일화를 위해선 개헌과 국정 쇄신 방향 등 공유하는 가치가 분명해야 한다. 그런데 김·한 후보와 국민의힘은 ‘반(反)이재명’ 외에 단일화 명분과 개헌의 구체적 방향이 무엇인지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이래서 국민에게 무슨 감동을 주겠나.(중략)단일화를 놓고 정치공학적 이전투구에 매몰되면 국민 마음은 더 멀어질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사설 <국힘 후보 ‘단일화’한다는 건지 ‘교체’한다는 건지>에서 "단일화를 둘러싼 당내 분란이 갈수록 가관"이라며 "이는 사실상 예고된 충돌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친윤석열계 주류가 '한덕수 단일화' 가능성을 두고 움직여 왔다는 진단이다.
동아일보는 "경선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를 뽑아놓고는 곧장 흔들기에 나선 당 지도부나, 경선 때는 단일화에 적극 나설 것처럼 얘기하다 후보가 된 뒤 미온적으로 돌아선 김 후보나 도긴개긴"이라며 "이러니 '탄핵의 강'도 못 넘은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 자체보다 차기 당권을 노리고 권력 투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된다. 후보 등록은 이제 닷새밖에 남지 않았는데, 대체 뭘 어쩌자는 건가"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金·韓 단일화 대혼돈, 이래선 보수 공멸 피하지 못할 것>에서 "그저 한심할 따름"이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벌써 민주당에선 단일화를 두고 '한 후보 추대 사기극'이란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지 않은가"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론 김, 한 후보 모두 마음을 비우고 신속히 공정한 방식의 단일화 규칙을 마련해야 할 때다. (중략)그렇지 않으면 보수 진영은 공멸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일정 중단" 김문수, "배신"이란 지도부...점입가경 국민의힘>에서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가 정면 충돌한 것 자체가 해괴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이 계엄·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나 집권 비전 제시 등은 생략하고 오직 단일화에 명운을 건 것이 이러한 혼선을 초래한 측면이 크다. 이래서는 단일화 효과를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탄핵반대파들의 볼썽 사나운 후보 단일화 힘겨루기>에서 "‘극우 전광훈의 추종자’(김 후보)와 ‘윤석열 아바타’(한 후보)가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게 국민들 눈에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그마저도 단일화를 위한 이익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두 후보가 내세우는 단일화 이유는 ‘이재명 당선 저지’뿐"이라며 "6·3 대선에서 주권자가 낡은 보수 정당과 그 후보를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묻지마 단일화’ 진흙탕 싸움에 빠진 국민의힘>에서 "김 후보와 한 후보 모두 윤석열 정부 내각의 일원으로서 12·3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절연하지 않은 이들이다. 김·한 어느 쪽으로 단일화한다 해도, 국민들 눈에는 ‘내란 연대’일 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런 상황에다, 볼썽사나운 내부 권력투쟁까지 덧칠하고 있다.(중략)대선 이후 당권이나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염두에 둔 진흙탕 싸움이 엿보일 뿐"이라고 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