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퀴어축제 조직위 "인권위는 차별·혐오 용인…직원들은 꿋꿋이 제 갈 길"
인권위 불참 결정 반발한 직원들 '앨라이모임' 부스 요청
[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오는 6월 14일 개최되는 서울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퀴어축제조직위)가 국가인권위원회 불참에 대해 “차별과 혐오를 사실상 용인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인권위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부스를 설치하고 참여해왔다.
퀴어축제조직위는 29일 성명을 내어 “인권위의 공식 참여 부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서울퀴어문화축제에의 참여 여부를 넘어, 차별과 혐오를 ‘다른 입장’이라고 포장하며 사실상 용인하는 반인권적 행태가 인권위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퀴어축제조직위는 “작년 인사청문회에서 '퀴어 축제 반대 집회도 참석하겠다'라고 발언한 바 있는 안창호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는 빠르게 퇴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잘못된 인사가 국가 시스템을 얼마나 쉽게 훼손할 수 있는지 뼈저리게 목도하고 있다. 인권위가 지난 수년간 일구어 온 인권의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위는 28일 설명자료를 내어 “서울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반대집회를 여는 기독교 단체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양측으로부터 행사 부스 운영 등 지원 요청을 받았다”며 “그러나, 인권위는 입장이 다른 양측의 행사 중 어느 한쪽의 행사만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보아 양측 모두의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부스를 설치하고 참여했다.
인권위의 불참 결정에 반발한 직원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앨라이모임’ 이름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 파트너십 부스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퀴어축제조직위는 “이 요청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며, 앨라이모임의 용기와 연대에 깊은 지지를 보낸다”며 “거꾸로 부는 바람에도 꿋꿋이 제 갈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어둡고 외로운 시대이지만, 조직위는 그런 사람들을 응원하고, 그들의 친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퀴어축제조직위는 “시대는 분명히 바뀌고 있다. 이제는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것이 논란이 되는 시대가 아니라, 참여하지 않는 것이 문제시되는 시대에 다다르고 있다”며 “인권위 앨라이모임의 용기와 연대가 인권의 정신을 이어가는 길이라 믿는다. 우리는 앞으로도 차별과 혐오를 넘어,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창호 위원장은 취임 전 퀴어 축제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창호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인사청문회에서 “인권위 퀴어퍼레이드 참석에 반대할 것이냐”고 묻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에게 “퀴어축제에 참석한다면 반대 집회에도 참석하겠다”고 답했다. 또 안창호 위원장은 “동성애는 특정 이념을 가진 사람들의 수단이다” “동성애는 자유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된다” “(동성애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 여러 자료에 대한 얘기 등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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