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한군 개입설 진실 모른다" 박선영 망언에 사퇴요구 봇물

진실화해위 노조 "극우 유튜버 수준 망언…대신 사과드린다" 광주시 "위원장 자격 없음 스스로 고백…어쩜 그리 뻔뻔한가" 5.18단체 "극단적 발언과 행적, 진실화해위 설립 정신 부정"

2025-04-25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5.18 북한군 개입 음모론’과 관련해 “진실 여부는 잘 모른다”고 발언한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에 대해 노조, 지역사회 모두 “극우 유튜버 수준의 망언” “역사 퇴행 발언”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실화해위지부는 25일 성명을 내어 “박 위원장의 극우 유튜버 수준의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5.18 북한군 개입 음모론’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건 알지만, 사실 여부는 내가 모른다”고 답해 파문이 일었다.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이 “5·18은 명백하게 북한군 외부 소행이 아니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일어난 불행한 역사”라고 지적하자 오히려 박 위원장은 “내가 북한군이 개입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른다. 어떻게 그 이상 답변하냐”고 반문했다. 

24일 JTBC '뉴스룸' 방송화면 갈무리

박 위원장이 이 같은 답변을 반복하자, 신 위원장은 “최소한의 역사인식에 대한 기본을 갖추지 않았다.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며 퇴장을 명령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모른다는 게 뭐가 문제냐. (위원장이) 퇴장을 명령할 권리가 없다”고 맞섰다. 이 때문에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결국 퇴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후 SNS에 “모르는 걸 아는 척 해야 하느냐”며 퇴장 명령에 대해 “지금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적기도 했다. 

진실화해위지부는 “극우 세력은 오랜 기간 북한군 개입설 등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확산시켜왔지만, 2019년 출범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국내외 자료와 탈북자 증언, 군·정보기관 문서, 북한과 미국 정부 문서까지 종합적으로 조사해 북한군 개입설이 허위임을 명확하게 규명했다”고 강조했다. 

진실화해위지부는 “특히, 지만원 등 극우 인사들은 5·18 민주화운동 참가자를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확정 받았다”면서 “박 위원장의 발언은 국가기관의 공식 조사 결과와 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것으로, 역사적 진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진실화해위지부는 “국가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피해를 입은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위로해야 할 진실화해위원장이 오히려 5.18 피해자와 유족의 가슴에 공개적으로 대못을 박은 격”이라면서 “진실화해위에 소속된 직원으로서 위원장을 대신하여 5.18 피해자와 유족,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박선영 위원장도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과 관련한 답변을 이유로 퇴장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광주시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어 “더 이상 5·18의 진실을 호도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면서 “5·18 북한군 개입설은 전두환, 지만원 등에 의해 완전 날조된 거짓말이란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입증됐음에도 내용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스스로 위원장 자격이 없음을 고백한 것”이라며 “국가폭력에 대한 진실 규명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는 진실화해위원장이 어쩌면 그렇게 뻔뻔하게 역사의 진실을 호도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북한군 개입설을 두둔하는 박 위원장을 즉각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박 위원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 유신 옹호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12·3 비상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글까지 썼다”며 “박 위원장의 극단적 발언과 행적은 진실화해위 설립 정신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 8명(양부남·민형배·정진욱·안도걸·조인철·정준호·전진숙·박균택)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위원장의 발언은 중대한 역사 왜곡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다. 역사 인식이 부재하고 극우주의자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박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최소한의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