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한덕수, 할 일과 안 할 일 구별하라"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라”면서 “국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우 의장은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 대행의 시정연설이 끝나자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추경 예산 집행이 제출돼 참 다행”이라면서 “정부가 공언한 것과 달리 올해 본예산 조기 집행 실적이 상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써 2분기인데, 추경 편성을 미뤄온 정부의 설명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대정부 질문 출석·답변과 상설 특검 추천 의뢰 등 해야 할 일과 헌법재판관 지명처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라”면서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듯이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이 동일하다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행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행으로서 미국과 협상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에 발끈하며 “나의 권한은 헌법과 관련 법률에서 비롯되며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 간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해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한 대행은 국회를 통과한 내란·김건희·마약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뭉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는 한 대행의 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대한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우 의장은 “국가적으로 매우 엄중한 때”라며 “12.3 비상계엄 여파가 여전하다. 직격을 맞은 민생을 비롯해 산적한 현안의 어러움과 혼란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장은 “파면당한 대통령을 보좌한 국무총리로서 권한대행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도 부족한 때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야유와 고성을 질렀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나와 항의하고 나섰다. 

이에 우 의장은 “제가 말하는 것은 특정 정파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엄중한 비상계엄과 탄핵과 대통령 파면을 거치면서,국민들의 삶이 도탄에 빠졌다”며 “이럴 때 대통령을 보좌했던 국무총리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을 찰 처리해야 된다라는 것을 국민을 대표해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한 대행은 시정연설에서 “세계 수십여 개 국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협의에 대비해 왔다. 오늘 밤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2대2 통상 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대행은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하에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 대행은 “AI 추경 예산은 총 1조 8000억 원 규모로 본예산까지 합치면 정부 AI 예산은 3조 6000억 원”이라며 “이는 지난해 정부가 2027년까지 총 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던 목표를 올해로 앞당겨 초과 달성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한 대행은 시정연설 이후 '출마 여부에 대해 한마디 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고생 많으셨다"라고만 답한 뒤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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