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논설위원 "법사폰, 윤 정권의 한심한 수준 보여줘"

"명태균폰 열렸을 때도 국힘 정치인 줄줄이 거론" "도대체 전성배가 누구길래 친윤 핵심에 접근했나" 검찰 '법사폰' 포렌식으로 '건진 게이트' 본격화 권성동·윤한홍 등 '윤핵관' 공천·인사 청탁 의혹 "김건희 선물"… 통일교 2인자가 전성배에게 건넨 다이아 목걸이

2025-04-23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정권 '건진법사 게이트'가 본격화되고 있다. 키워드는 윤핵관 공천·인사 청탁, '김건희 선물' 다이아몬드 목걸이, 통일교 등이다.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법사폰·명태균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오는 상황이 윤석열 정권의 한심한 수준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23일 동아일보 윤완준 논설위원은 칼럼 <尹 주변 잠식했던 정치 브로커의 그늘>에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핵관' 3인방 중 한 명이었다.(중략)지난해 하반기에도 '누가 친윤 핵심이냐'는 질문에 친윤 의원들조차 윤 의원을 꼽을 정도였다"며 "그런 그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 의혹의 주요 관련자로 이름이 오른다"고 했다. 건진법사 전 씨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왼쪽부터)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윤한홍 의원, 건진법사 전성배 씨,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씨 (사진=연합뉴스)

윤 논설위원은 전 씨가 윤 의원을 비롯한 핵심 친윤 의원들에게 공천·인사를 청탁한 의혹을 거론하며 "이쯤 되면 전 씨가 도대체 어떤 위상이었기에 친윤 핵심들에게 접근하고 청탁이 쏟아졌는지 궁금해진다.(중략)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과시하지 않고서야 무속인이 정치 브로커처럼 여기저기 공천이며 인사 청탁을 받는 걸 상상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윤 논설위원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 셈이 될지 모를 이런 내용들은 검찰이 전 씨의 이른바 '법사폰'을 포렌식으로 복원한 뒤 쏟아지고 있다. 뭔가 익숙한 광경"이라며 "명태균 씨 의혹도 명 씨의 ‘황금폰’이 열리자 분명한 정황과 사실들이 흐릿했던 의혹의 겉옷을 벗었다. (중략)명 씨 의혹에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줄줄이 거론된 것처럼 전 씨 의혹에 친윤 의원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윤 논설위원은 "정체가 무속인이든 정치 브로커든 진짜 얼굴이 무엇이든 권력 주변에 부나비처럼 달려들어 기생하며 그 곁불을 쬐려 했다는 본질은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이들이 여기저기 촉수를 뻗치며 버젓이 활개 친 정황은 이 정권의 한심한 수준을 보여준다. 그들과 어떤 관계였든 그 관계를 분명히 끊어내지 못한 권력자의 책임이 가장 클 것"이라고 했다.  

23일 동아일보 윤완준 논설위원 칼럼 갈무리 (빅카인즈)

지난 18일 뉴스타파는 전 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윤한홍·권성동 등 '윤핵관' 의원들에게 공천을 청탁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전 씨는 2022년 3월 31일 윤 의원에게 "경북 봉화군수 추천합니다"라며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받은 박현국(현 봉화군수) 명함을 전송했다. 전 씨는 윤 의원에게 이 같은 문자를 보낸 이유에 대해 "권성동한테 전달해달라는 취지"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전 씨는 2022년 4월 13일 권 의원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봉화군수 박현국 현 봉화군 도의원 58년생" "영주, 봉화, 영양, 울진 국회의원 박형수"라는 문자다. 권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고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전 씨는 권 의원에게 공천을 '청탁'한 게 아니라 '추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사가 '권성동에게 박현국의 공천을 부탁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기억이 나는가'라고 묻자 전 씨는 "사람들한테 얘기를 해서 잘 안 들어주니까 할 수 없이 제가 권성동한테 직접 이 사람들 추천 좀 하겠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검사가 '봉화군수 공천 청탁은 윤한홍과 권성동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었지요'라고 묻자 전 씨는 "예, 맞다. 공천을 청탁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022년 4월 13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발견됐다 (출처=뉴스타파)

지난 18일 동아일보는 검찰이 전 씨가 2022년 대선 직후 윤 의원에게 인사를 청탁하는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전 씨는 2022년 3월 22일 윤 의원에게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살펴 주세요. 3명 부탁했고 지금 1명 들어갔고 2명은 아직도 확정을 못하고 있네요"라며 "내가 이 정도도 안 되나 싶네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윤 의원은 "저도 가슴이 답답하다"며 "밖에서는 제가 인사를 하는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무런 도움이 못 되고 있으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동아일보는 "이들의 대화가 오간 날은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후 하루가 지난 때"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저는 전 씨의 공천 요구나 인사 청탁을 들어줄 위치에 있지 않았다. 따라서 언론에서 제기하는 여러 의혹과 관련해 대가 등 금전 거래를 했던 사실은 더더욱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지난 21일 한국일보는 전 씨가 윤 의원과 최근 1년간 60회 통화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중 49회는 윤 의원이 전 씨에게 먼저 연락했다. 윤 의원은 12·3 비상계엄 이후에도 전 씨에게 4회 전화를 걸었다. 한국일보는 "검찰은 전 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6월 지방선거뿐 아니라 7월 대통령실 행정관 인사 등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며 "'법사폰'에 등장하는 현직 국회의원이 윤 의원을 포함해 적어도 5명에 달해, 검찰 수사가 정치권을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23일 한국일보는 전 씨의 자택과 법당에서 유력 정치인, 대기업 임원, 검사 등 법조인, 경찰 간부 명함 수백장이 발견돼 검찰이 이를 확보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전 씨를 찾아왔던" 인물들의 '명함 묶음'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일부 대기업 임원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 회장 연임을 청탁하기 위해 전 씨를 직접 찾았다"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대기업 대표도 전 씨 법당을 자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 법당에는 인사를 앞두고 검찰 간부와 지방경찰청 총경 등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JTBC '뉴스룸' 4월 22일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 22일 JTBC <뉴스룸>은 전 씨가 2022년 통일교 2인자로 통하는 윤 모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며 건넨 6천만 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은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2022년 6월 김건희 씨는 당시 윤 대통령 첫 해외순방이었던 NATO 정상회의에 동행하면서 '반 클리프 앤 아펠'이라는 고가 브랜드의 목걸이를 착용했다. 이 목걸이는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건희 씨가 당시 착용한 장신구 가격은 총 1억 원이 넘었다.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논란 이후 통일교 윤 본부장은 전 씨에게 '김건희 여사 선물'이라며 목걸이를 전달했다. 검찰은 윤 본부장이 '선물할 테니 빌리지 마시라'며 목걸이를 김건희 씨에게 전달해달라고 전 씨에게 요청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전 씨는 윤 본부장에게 받은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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