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KBS, '수방사 정찰 없었다' 거짓말…박장범 답해야"

"사장 보고 없이 계엄 사전준비 의혹 답변 불가능" KBS, '24~25년 방문 사실 없다' 2차례 답변 수방사 "24년 1월 '중요시설 지형정찰' KBS 내·외부 방문" 박장범, 과방위 '방송장악 청문회' 증인 채택

2025-04-19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국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의 계엄 전 사전 정찰 의혹과 관련해 허위 답변을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박장범 사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이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KBS가 국회에 두 차례에 걸쳐 '수방사의 방문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수방사는 지난해 KBS를 6차례 방문했다며 국회에 관련 내역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1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중계화면 갈무리)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KBS의 거짓말이 참 충격적"이라며 "지난해 1월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KBS에 9명을 보내 주요시설을 점검·정찰했다. 그런데 KBS에 사실 확인차 질의를 하니 '그런 사실 없다' 딱 잡아뗐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11월 수방사령관(이진우), 방첩사령관(여인형), 특전사령관(곽종근)을 같은 날 임명한다"며 "그 이후 수방사가 착수한 일은 MBC·KBS·SBS 사전 정찰"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에게 KBS 답변의 결재라인에 대해 질의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KBS 정지환 감사, 이재환 보도본부장, 김철우 시사제작국장은 불출석했다. 

정 의원은 "이런 계엄 관련 혐의점, 수방사가 사전에 방송사 장악을 위해 병력을 보냈다는 것과 관련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질의를 했는데 (KBS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두 번씩이나 확인해 답변했다"며 "실무자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인가. 어느 선까지 결재가 이뤄지나"라고 물었다. 

박 본부장은 "국회에서 자료요청이 오면 대외협력국에서 접수를 해서 해당 부서에서 자료를 받아 다시 대외협력국이 국회로 자료를 보내는 것으로 안다"며 "적어도 부장 내지 국장의 전결을 받고 나갔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박장범 KBS 사장(사진=KBS)

정 의원은 "국가를 파괴하는 계엄령 사전 준비로 보이는 수방사의 사전 정찰에 대해 국회가 물었는데 이것을 사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4월 30일 방송장악 청문회에 반드시 박장범 사장이 출석해서 답변해야 한다"고 했다. 

과방위는 이날 YTN 사영화를 비롯한 윤석열 정부 방송장악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증인으로 박장범 사장, 김건희 씨, 이진숙 방통위원장,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등 54명이 채택됐다. 

정 의원은 KBS에 2024~2025년 수방사가 방문했는지 여부를 질의했다. 12·3 비상계엄에 실제 투입됐던 수방사 제1경비단이 지난해 2월 MBC를 시찰한 사실이 확인됐다. KBS는 정 의원에게 "수방사 제1경비단(또는 55경비단 및 수방사 예하부대 일체)이 실제로 방문하거나 둘러본 사실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답변했다. 

[단독] 군, 총선 직후 MBC 등 5개 방송사에 '건물 도면' 요청‥계엄 준비? (2월 2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하지만 정 의원이 수방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방사는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총 6차례 KBS를 방문했다. 이 중 5차례는 통상적인 방호훈련이었으나 1월에 있었던 수방사의 '중요시설 지형정찰'은 이례적인 사례라는 게 정 의원실 설명이다. 수방사 제3033-3부대 소속 군인 9명은 지난해 1월 11일 '중요시설 지형정찰' 목적으로 KBS를 방문했다. 수방사는 "제3033-3부대에서 KBS 방문 전 방호담당자와 유선으로 협조하였고 관련 공문을 지참하여 현장에서 제시 후 지형정찰만 요청하였다"고 밝혔다. 

수방사 답변을 확보한 정 의원은 다시 KBS에 '2024~2025년 KBS에 수방사 제1경비단 또는 제55경비단 또는 수방사 예하부대 일체가 실제로 방문한 사실이 있나'라고 질의했다. 그러나 KBS는 수방사가 방문하거나 둘러본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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