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KBS본부 "수신료 재의결은 구성원·시민 덕분"

"용산방송 오명 씻어내도록 공정한 보도 제공해야" "방송장악 동조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도"

2025-04-17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내부에서 국회의 '수신료 통합징수법' 재의결에 대해 “노력에 함께해준 구성원과 시민 덕분"이라는 환영 입장이 나왔다. 

그러면서 "용산방송 오명을 씻어낼 수 있도록 공정하고 효능감 있는 보도와 프로그램을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면서 "공영방송 장악에 동조한 이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수신료 통합징수법을 299명 중 찬성 212명, 반대 81명, 무효 2명으로 가결했다. 지난 1월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를 통과한 수신료 통합징수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7월 방송통신위원회는 TV수신료를 분리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에 따라 700억 원가량의 미납금과 400억 원가량의 추가 징수 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전망됐다. 

2023년 6월 1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 노조 관계자들이 방통위의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 징수 시행령 추진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재의결 직후 성명을 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면 이처럼 상식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수신료 통합징수법을 발의한 김현 의원과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을 해준 212명의 국회의원들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수신료는 공영방송이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슬하에서 벗어나 국민만 바라보라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정권은 공영방송을 장악하겠다며 공적재원인 수신료를 흔들었고,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의도 아래 내리꽂힌 리더십들은 수신료 제도 정상화에 눈을 감았다. 오히려 수신료 분리고지 원인을 내부 구성원들에게 돌렸으며, 정상화를 바라는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아직 반성이 부족하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무책임하게 대응했다”고 회상했다.

‘윤석열 술친구’로 회자되는 박민 전 KBS 사장은 재직 시절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에 대해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사장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수신료 통합징수를 요청하기에는 혁신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신료 대응 전사적 TF’ 구성 요구는 거부당했다. 당시 KBS는 “국민의 경고와 질책을 받은 KBS가 충분한 반성과 혁신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스스로 결합징수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최근 수신료통합징수 통과를 호소하는 박장범 사장은 사장 후보자 시절 ‘국회에서 통합징수법을 만들어주시면 따라야 되는 입장’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또 박장범 후보자는 수신료통합징수 요구에 앞서 '휴대전화 수신료'를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민 KBS 사장 (사진=KBS)

KBS본부는 “수신료 대응에 손을 놓은 경영진들과 달리, 구성원들과 공영방송을 아끼는 시민들은 수신료 제도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끈질기게 싸웠다”면서 “내란수괴 윤석열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수신료 분리고지의 절차적 흠결과 무익함을 비판했고, 수신료가 제자리를 찾도록 도와달라 탄원서에 서명을 받았으며 땡볕 아래에서 피켓을 들었다. 수신료 통합징수법 통과는 그 노력에 함께해준 구성원과 시민 덕분”이라고 말했다. 

KBS본부는 “수신료 통합징수법 통과는 공영방송 정상화의 시작”이라면서 “이번 방송법 개정을 바탕으로 신속히 통합고지를 진행해 수신료가 징수 비용으로 낭비되지 않고 국민을 위한 프로그램 제작에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수신료 분리고지로 본업이 아닌 수신료 업무에 투입된 동료들이 본업에서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리징수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79명이었던 수신료국 소속 인력은 188명으로 증가했으며 지역 방송 수신료 업무 담당자도 89명에서 171명으로 늘었다. 특히 보도본부와 제작본부 등에서 근무하던 기자와 PD, 방송기술 인력 68명이 수신료 업무에 투입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가 사옥에 부착한 현수막 (사진=KBS본부 쟁의대책위)

KBS본부는 “국민의 방송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공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서 “용산방송, 땡윤방송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도록 공정하고 효능감 있는 보도와 프로그램,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또 KBS본부는 ▲민주주의 발전 기여 방송 ▲사회적 약자·소수자 방송·재난 방송 ▲국제 방송 등 공적 책무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KBS본부는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동조하며 KBS를 용산방송, 땡윤방송으로 전락시킨 이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시는 공영방송 내에서 특정 정치의 스피커가 되어 공영방송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시도가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KBS본부는 “거버넌스 논의도 시작돼야 한다”면서 “공영방송이 어떠한 정치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국민만을 위한 방송으로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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