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나경원, '드럼통' 일베 콘텐츠 차용…매우 부끄러운 일"

허위사실공표죄·명예훼손 혐의로 고발

2025-04-16     노하연 기자

[미디어스=노하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극우 커뮤니티에서 이재명 전 대표를 악마화하는 '드럼통' 사진을 SNS에 게시한 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허위사실공표죄·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 나 후보가 황당한 음모론의 연장선을 SNS에 올려 극우 프레임의 확대 재생산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15일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나 후보는 “영화를 영화로만 볼 수 없는 현실, ‘드럼통 정치’에 많은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드럼통에 사람 하나 묻어버린다고 진실까지 묻힐 거라 생각하지 말라.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15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SNS 갈무리

또 나 후보 측은 기자단 카카오톡 단체방에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이미지를 공유했다. 이 전 대표를 닮은 남성 캐릭터가 ‘국민행복주택’ 팻말을 들고 드럼통 안에서 웃고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이미지로 이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강조한 국민행복주택을 드럼통에 빗댄 것으로 판단된다. 

극우 커뮤니티 일베는 ‘대장동 사건’ 수사를 받았던 이 전 대표 주변 인물들이 연이어 사망했다는 점을 이유로 ‘드럼통’을 이 전 대표를 악마화하는 상징으로 쓰고 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신세계>에서 조직폭력배들이 시신을 유기할 때 '드럼통'을 사용했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허위조작정보감시단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단순한 게시를 넘어 일베 콘텐츠의 공식적 활용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나경원 의원실 또는 캠프 내부에 일베와의 연계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아 의원은 “일베는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극단적 선택이나, 지병·사고사 등과 관련된 사건까지 왜곡해 ‘이재명이 사람을 드럼통에 넣어 죽인다’는 내용을 퍼뜨려 왔다”며 “나 후보는 이런 황당한 음모론의 연장선을 스스로 SNS에 올리고 기자들에게 배포함으로써 극우 프레임의 확대 재생산에 동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용기 의원은 “공당의 대선 후보가 국민적 혐오 커뮤니티의 주장을 아무 비판 없이 차용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며, 그 자체로도 캠프의 철학과 방향성을 나타낸다 할 수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죽음을 조작과 왜곡의 도구로 삼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나 후보를 향해 ▲일베에서 유래된 이미지를 인지하고 사용한 것인지 ▲국민의힘은 일간베스트에서 유래된 이미지를 콘텐츠처럼 대선 공식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이 대선 전략인지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유는 무엇인지 따져물었다.

한편 나 후보는 민주당 기자회견이 끝난 후 SNS에 “드럼통에 긁혀서, 허위사실로 나를 고소고발한다니, 의회독재로 대통령까지 탄핵시키고 민주파출소로 수사기관 행세까지 하나”라며 “민주당의 정략고소고발 남발에 대해 오히려 맞고소로 강력대응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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