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지부 "유경선 회장 고향 친구가 회사 감시할 수 있겠나"
YTN, 주주총회 열고 사외이사 추가 선임 YTN지부 "30% 지분 유진그룹, 이사회 80% 장악" "언론사에 왜 스톡옵션이 필요하냐…돈벌이 수단인가"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YTN 경영진이 구성원들의 반발 속에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했다. YTN 구성원들은 이번에 임명된 사외이사들이 ‘친 유진기업’ 인사라며 “유진그룹이 30%의 지분으로 이사회 80%를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YTN은 28일 오전 주주총회를 열고 8인의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YTN 이사회는 기존 6인에서 사외이사 3인이 추가돼 총 9인으로 재편됐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사외이사는 김진용 삼성출판사 사장·조성욱 화우 대표변호사·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등이다. 또 YTN은 주식 종류에 ‘기명식 종류주식’을 추가하고, 발행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추가로 선임되는 김진용 이사와 조성욱 이사가 친유진 인사라며 “고작 지분 30%로 YTN 이사회 80%를 장악하려는 비상식적 이사 선임”이라고 반발했다.
YTN지부에 따르면 김진용 이사는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과 고향 친구다. YTN지부는 김 사외이사에 대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어린 시절 목포에서 함께 자란 친구 사이로 유경선 회장에 이어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회장을 맡기도 했고, 유경선 회장이 하이마트 창업자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사외이사로 창업자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성욱 이사는 검찰 출신으로 과거 유진투자증권 법률고문을 맡은 경력이 있다. YTN지부는 “유진그룹은 회장 절친에다 계열사 법률 자문을 하던 변호사까지 YTN 이사로 꽂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YTN지부와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주주총회에 앞서 유진그룹 규탄 기자회견과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6인의 이사 수를 9명으로 대폭 늘려 이사회 구성의 80%를 유진그룹이 장악하게 됐다”면서 “회사는 20년 내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실적이야 어떻게 되든 자리만 확보하면 된다는 발상에 영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김진용·조성욱 이사’를 가리켜 “언론에 대한 전문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주주 독단을 감시한다는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 방송사 이사 자리를 대주주 오너 측근을 위한 전리품쯤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진그룹은 더 이상 YTN을 망치지 말고 즉각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준형 YTN지부장은 “내란사태로 인한 정치적 혼란기를 틈타 유진이 YTN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유경선 회장 절친, 관계 회사 법률 고문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객관적으로 YTN을 감시하고 경영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하면서 '사외이사와 감사는 유진이엔티와 관련 없는 독립적인 자로 선임하라'는 조건을 부여했다.
전 지부장은 “지난 1년 동안 YTN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내란세력을 옹호하는 방송을 하고 있고, 공정방송 제도도 모두 무력화됐다"며 "유진그룹은 언론의 공공성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없이 언론사도 하나의 기업처럼 장악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쓰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 지부장은 “YTN을 찢으려는 조직개편안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기술 영역과 영상 영역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합쳐진 적이 없다. 이 독립적인 조직을 하나로 합쳐 조직개편안을 만들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주주총회 이후 개최될 이사회에서는 영상 조직과 기술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안이 상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직 개편안에 YTN 노조뿐 아니라 방송기술인협회 등 직능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전 지부장은 “의도가 너무 분명하다. 다른 민영방송의 사례를 따라 영상 조직과 기술조직을 자회사로 분리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돈벌이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지부장은 ‘정관 변경’과 관련해 “배당 우선주, 전환사채, 스톡옵션까지 오만가지 주식을 발행하겠다며 정관을 바꾸겠다고 한다. YTN 언론사에 왜 스톡옵션이 필요한가. 유동자산이 1000억이 넘는 회사에서 왜 사채를 발행해야 하냐”고 따져 물었다. 전 지부장은 “유진의 목적은 방송의 공공성 따위는 필요 없고 YTN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YTN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성원 30여 명이 주총에서 발언권을 얻고 추가 이사 선임에 반대했으나 의결을 막진 못했다. 주총장에서 한 구성원은 “이번에 임명된 사외이사 대부분 독립적인 입장에서 경영을 감시할 자격이 없다”면서 “트라이애슬론연맹 회장이 보도전문채널에 무슨 전문성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일부 구성원들은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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