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구성원 "파우치 박장범, 낙하산 박민처럼 공정방송 생각 없어"
단협 교섭 앞두고 라디오국장 인사 강행…'임명동의제 패싱' KBS본부 "단협 교섭 시작도 전에 협상 테이블 엎어버려"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임명동의제 등 노사 단체협약을 추진 중인 KBS 사측이 라디오국장 인사를 강행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를 공정방송 조항을 후퇴시키겠다는 선언이라고 규정하고 “파우치 박장범 체제가 낙하산 박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0일 KBS는 라디오국장에 김창회 PD를 임명했다. KBS는 박민 전 사장이 취임하고 임명동의제를 규정했던 단체협약을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임명동의제는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KBS 사규인 편성규약에 근거를 두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에서 임명동의제가 실시되지 않는 곳은 KBS가 유일하다. 주요 신문사에서도 편집국장 임명동의제가 실시되고 있다. 박장범 사장은 취임 당일 ▲정인성 통합뉴스룸국장 ▲김철우 시사제작국장 ▲송웅달 시사교양1국장 ▲손성배 시사교양2국장 등의 인사를 임명 동의 없이 강행했다.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지금 무단협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사규인 편성규약 임명동의제 시행을 규정한 만큼, 파우치 박장범은 또 사규를 어긴 것”이라며 “파우치 박장범 체제 KBS가 사장만 바뀌었을 뿐 낙하산 박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임명동의제는 대한민국 대다수의 주요 방송과 일간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임명동의제를 무시하고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파우치 박장범 또한 낙하산 박민처럼 KBS에서 공정방송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은 본인들이 준비하고 있는 단체협약 초안이 당초 논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안이라고 조합에게 강조했다”면서 “새로운 안이라 강조하길래 혹시나 임명동의제나 공정방송위원회와 관련해 진전된 안을 제시하려나 일말의 기대도 했지만, 이번 라디오국장 임명으로 그런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공정방송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더욱 후퇴된 단체협약안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번 인사는 사측이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공정방송 부분에서 심각하게 후퇴한 조항을 준비 중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단협을 위한 교섭을 시작도 하기 전에 협상 테이블을 엎어버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공정방송은 공영방송 KBS가 지향해야 할 가치이자 방송노동자의 핵심적인 근로조건”이라며 “공정방송위원회에서는 편성과 제작, 보도와 관련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하고, 주요 보도와 제작 간부는 해당 부서 소속 구성원들에게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한다.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에 대한 한 치의 후퇴를 용인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파우치 박장범은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임명동의제를 준수하라”면서 “임명동의제를 해태하고, 단협에서 임명동의제를 삭제하려 시도한다면 우리는 공영방송 구성원의 핵심 근로조건인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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