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감독 400여명, 백악관에 “AI 저작권 규제완화 반대” 서한
"미국의 글로벌 AI 리더십이 창작 산업 희생시키지 않아야" 오픈AI·구글 "AI학습 위해 데이터 저작권 규제 최소화해야"
[미디어스=노하연 기자] 할리우드 배우, 감독, 음악가 등이 인공지능(AI) 저작권 관련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공개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전달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 전문지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최근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 등 업계 관계자 420명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에 AI 기업 요구에 따라 저작권 보호를 후퇴시키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배우 벤 스틸러, 마크 러팔로,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 등이 서명했다.
이들은 “우리는 미국의 글로벌 AI 리더십이 우리의 필수적인 창작 산업을 희생해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AI 기업들은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사용되는 영화, TV 시리즈, 미술 작품, 글, 음악 및 목소리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약화시켜 경제적, 문화적 강점을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구글(2조 달러의 기업가치)과 오픈AI(1,57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는 상당한 수익과 사용 가능한 자금을 가지고 있으나 미국의 창의적 지식 산업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면제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미국 번영에 도움이 된 저작권 보호를 완화하거나 폐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문제는 단순히 AI 리더십이나 경제 및 개인의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귀중한 지적 재산을 창출하고 소유하는 데 있어 미국의 지속적인 리더십에 대한 것”이라며 “미국은 우연히 세계적인 문화 강국이 되지 않았다. 우리의 성공은 창의적인 위험 감수를 보상하는 지적 재산권과 저작권에 대한 근본적인 존중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AI 리더십에 대한 장벽 제거’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AI 정책에 대한 공개 의견 수렴에 나선 상황이며 최근 구글과 챗 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저작권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정책 제안서를 발표했다.
13일 오픈AI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AI 행동 계획은 미국 주도의 AI가 민주주의 원칙을 기반으로 구축되도록 보장할 수 있다”며 “보다 자유로운 저작권 규제가 학습의 자유를 촉진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며, AI 개발에 있어 중국과 비교해 미국의 우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은 “저작권자의 권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AI 학습을 위해 저작권이 있는 공개 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업계는 AI의 기존 영화·예술 작품들을 학습이 창작자 권리 침해와 생존권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6만 명의 미국 배우·방송인을 대표하는 노동조합(SAG-AFTRA)은 AI가 기존 연기자들의 연기를 학습해 ‘디지털 복제(digital replica)’를 만들고 있다며 사전 동의 없이 AI로 생성된 연기에 대한 보상을 배우들에게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118일 간 투쟁 끝에 노조는 영화와 TV쇼에서 AI 사용 시 동의와 보상을 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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