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관적인 청년들, 정치 참여는 더 적극적
언론정보연구 논문 ‘언론 신뢰 결여와 관련한 다양한 태도’
[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언론에 대해 비관적인 청년일수록 정치 참여에 적극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기성언론을 회피하고 소셜미디어 등 대안적 채널을 통해 정치 효능감을 얻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한다는 분석이다.
8일 공개된 <언론정보연구> 논문 ‘언론 신뢰 결여와 관련한 다양한 태도’(최지향 이화여대 부교수)는 언론에 대한 청년들의 반감이 ▲불신 ▲냉소·비관주의 ▲이기주의 ▲회의 ▲무관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불신’은 언론이 현재 기대를 충족하지 않지만, 여전히 언론이 좋은 보도를 할 동기와 능력이 있다고 보는 태도다. ‘냉소’는 언론이 공익이 아닌 사익을 위해 작동한다고 여기며, 언론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회의’는 단순 불신이나 냉소와 달리 언론을 비판적·건설적으로 평가한다. ‘무관심’은 언론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
최 교수는 언론 반감을 다층적으로 정의한 이유와 관련해 2023년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의 언론 신뢰도 조사를 거론했다. 최 교수는 “언론을 신뢰하는 이들이 적다는 것이 꼭 언론을 불신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언론에 호의적이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태도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2023년 영국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가 46개국에서 실시한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뉴스를 ‘신뢰도 불신도 하지 않는다’고 답한 한국 응답률은 45%로 나타났다. '뉴스를 신뢰한다'는 28%,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27%다.
언론에 대한 반감과 정치 참여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언론을 ‘불신’하는 청년들은 정치지식이 높고 정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언론에 ‘비관적인’ 태도를 가진 청년들은 정치지식이 부족한 상태로 정치에 적극 참여했다. 무관심, 이기주의, 회의주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값이 발견되지 않았다.
최 교수는 언론에 비관적인 청년들이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들은 기성언론 대신 대안적인 통로를 통해 정보를 소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기성언론을 회피하고 SNS 등을 통한 정보 습득에 의존할 확률이 높으며 그 결과로 얻는 효능감이 정치참여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최 교수는 “주요 공적 이슈에 대한 정보를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 정확하고 빠르고 심층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지향하는 기성언론과 달리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을 경우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주요 공적이슈에 대한 정보를 빠뜨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정치지식은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보도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언론 신뢰도를 높이는 '만병 통치약'은 아니라고 말했다. 언론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거나 불신하는 청년들은 보도의 품질 향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기성 언론을 회피하는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시민들이 아예 기성언론으로부터 이탈하고 기성언론의 가치를 폄훼하는 상황”이라며 “본연구의 응답자인 20대, 30대 시민들과 기성언론이 어떻게 다시 결합할 수 있을지에 대해 특히 언론사에서는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9~35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의 설문조사는 1차 조사에서는 1천 158명이, 2차 조사에서는 700명이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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