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직원 "김유열 사장, 방통위 '2인 위법성' 따져달라"
'내정설' 신동호, EBS 사장 후보 지원 "2인 방통위 의결 무효 가처분 제기해야"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EBS 내부에서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의 차기 사장 공모에 대해 김유열 사장의 법적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EBS 직원은 지난 5일 EBS 내부 게시판에서 “EBS가 정권 말 알박기 인사의 후유증을 앞으로 또 몇 년을 더 겪어야 할지 생각하며 주말 동안 밤잠을 설쳤다”고 말문을 열었다.
EBS 직원은 “방통위 2인 체제가 의결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판례가 있다”면서 “만일 EBS에 부적격한 인사가 임명될 경우 김 사장이 이에 대한 무효를 확인하는 본안 소송과 임명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다면 법원이 인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찬욱 KBS 감사는 최근 2인 체제 방통위가 의결한 ’정지환 KBS 감사 임명‘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과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2인 체제 방통위가 추천한 KBS 이사회의 감사 후보 임명 제청과 방통위의 임명은 방통위설치법 방송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2인 체제’ 방통위의 의결은 방통위설치법의 입법목적을 저해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법원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4인이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이사 선임 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2인 체제 방통위가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것은 입법 목적을 저해하는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임기가 끝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는 방문진법상 이사들의 권리가 방통위의 결정에 의해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교육공사법 제10조(임원의 임기)는 “임기가 끝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법원은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배제‘ 보도와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에 대한 법정제재 취소 판결을 내리면서 ’2인 체제‘ 의결에 대한 위법성을 지적했다.
EBS 직원은 “김 사장이 지금 진행되는 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EBS의 정치적 중립성도 흔들리고, 안팎으로 회사는 또 다시 커다란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말 것”이라며 “가장 EBS를 위하는 결정을 위해 고민해 주길 바라고 또 바라겠다”고 말했다.
EBS 직원은 8일 올린 게시글에서 ’신동호 사장 내정설‘을 거론하며 “보수정당 출신 정치 이사가 사장으로 오게 되면 앞으로 EBS가 하는 모든 일이 내란수괴 세력 잔당들의 행동으로 오해받게 된다. 내란수괴 세력이 장악한 이사회, 내란수괴 세력이 장악한 임원진, 내란수괴 세력의 명령을 받는 공영방송이라는 이미지를 영원히 벗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BS 직원은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세계 유일 교육공영방송에 우파(방통위원) 2명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장이 부임하는 치욕적인 역사를 남기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나. 어떤 논리로도 이 결정의 정치적 편향성을 반박할 수 없다”면서 “EBS가 지켜온 정치적 중립의 가치에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를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EBS 직원은 ‘김 사장의 임기 연장’을 우려하는 구성원들을 향해 “현직 사장의 임기는 후임자가 올 때까지 자동으로 연장된다. 5인 체제로 정상화된 방통위가 정상적 절차로 사장을 선출할 때까지 몇 달만 견디면 된다”고 말했다.
EBS 직원은 김 사장을 향해 “청춘을 바친 EBS가 위기에 처해 있다”며 “조직법무부에 법률검토를, 대외협력부에 외부협력을 지시해 달라. 교육공영방송의 가치와 EBS를 사랑하는 국민, 당신의 뒤를 이어 EBS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젊은 직원을 위해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11일 방통위는 홈페이지에 EBS 사장 지원자 8명의 지원서를 공개했다. EBS 사장 지원자는 접수번호 순으로 ▲신동호 EBS 이사(전 MBC 아나운서 국장) ▲김영호 전 KNN 본부장(전 코바코 차장) ▲장두희 KBS 심의위원(전 KBS 글로벌전략센터 신사업기획단장) ▲권오석 한서대 교수(전 KBS 미디어 사장) ▲류남이 EBS 수석 ▲김덕기 전 KBS 대구총국장 ▲김승동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전 CBS 논설위원실장) ▲박치형 전 EBS 부사장이다. EBS 안팎에서 ‘신동호 내정설’이 제기되고 있다. 신동호 이사는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최재혁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같은 MBC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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