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공개한 소방청 인사 자르려 해"

소방청 '넘버2' 계급 소방정감 인사 움직임 "전화 받은 사실 공개한 서울·경기 본부장 자르겠다는 것" 단전·단수 지시 라인 소방청장·차장은 자리 유지 '알박기' 인사 논란 "소방정감 승진 대상에 용산 측 인물"

2025-03-07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 당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에 휩싸인 소방청(청장 허석곤)에서 보복성·알박기 인사가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을 인정한 인사를 좌천시키고 용산 측 인사를 단행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7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소방청에 소방정감이라는 자리가 있다. '넘버2'인데 전국적으로 이 자리는 4~5개밖에 없는데, 이 자리 2개를 인사하겠다고 한다"며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지시를 내렸던 사람인 소방청장과 차장은 그대로 남겨놓고, 당시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전화를 받았다는 걸 공개한 서울본부장과 경기본부장을 자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윤건영 의원은 "그리고 용산 사람이라고 의심받고 있는,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시절 1년 6개월 동안 소방정책관을 했던 사람을 승진시키는 것"이라며 "소방정감 올라가는데 통상 3년이 걸리는데, 1년 만에 승진시킨다. 알박기"라고 말했다. 소방정감 보직은 소방청 차장, 서울소방재난본부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부산소방재난본부장 등 4개다. 

윤건영 의원은 "소방청은 지금 아무런 인사 수요가 없다. 12월~1월이 인사 시즌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내란과 탄핵이라는 특수 상황"이라며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때도 그렇고, 그러면 (인사를)자제해 왔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오히려 밀어내기 인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방방재신문 FPN은 지난 6일 기사에서 "최근 대통령실은 소방정감 승진 인사와 관련해 권혁민 충남소방본부장과 김재병 경남소방본부장을 내정하고 각각 서울소방재난본부장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에 임명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소방정감 진급 후보로 오른 소방감 계급자는 이 두 명의 내정자를 포함해 현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과 홍영근 소방청 화재예방국장 등 네 명이었다"고 보도했다. 

FPN은 "윤상기 국장은 지난 2021년 7월 2일, 홍영근 국장은 2021년 10월 14일 소방감으로 진급하는 등 최소 3년이 지났다"며 "반면 권혁민 본부장은 2023년 7월 10일, 김재병 본부장은 2024년 1월 1일 자로 소방감 계급을 다는 등 1년 8개월, 1년 2개월밖에 안 된 인물들"이라고 지적했다. FPN은 지난 10년 간 소방감에서 소방정감으로 승진한 고위급 인사 13명의 소요 연수는 평균 2년 8개월이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소방청 인사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MBC 라디오 시사'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지난달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윤석열 대통령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이상민 전 장관에게 '24:00경 A신문, B신문, C방송, D방송, E방송, 여론조사F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보여줬다. 단전·단수 대상은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 등으로 알려졌다. 

이상민 전 장관은 비상계엄 포고령 발령 이후인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34분경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의 조치상황을 확인한 다음, 밤 11시 37분경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24:00경 A신문, B신문, C방송, D방송, E방송, 여론조사F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라고 지시했다. 

허석곤 청장은 이상민 장관의 지시사항을 이영팔 소방청 차장에게 전달했고, 이영팔 차장은 밤 11시 40분경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해 '포고령 관련해 경찰청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력해 달라'는 요청을 반복했다. 허성곤 청장은 황기석 본부장에게 전화해 '경찰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나'라고 확인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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