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공천 위한 명태균의 포섭 리스트 '이준석·함성득·윤상현'
한국일보, 2022년 창원의창 공천개입 의혹 보도 명태균-이준석 '민주당보다 10%p 앞서는 여론조사' 대화 명태균, 미래연-PNR 통해 '10%p 차이' 조사결과 이준석에 전송 이준석 ,명태균에 '윤상현한테도 함성득 통해 토스해달라' 이준석 "보내고픈 자료 공관위에 전달하라는 당연한 얘기" 해명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명태균 씨가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위해 여권 핵심 관계자들을 포섭하려 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 이전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현 개혁신당 의원), 대통령 부부 아크로비스타 이웃 함성득 교수,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명태균 씨 포섭 대상으로 등장한다.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명태균 씨 사이에 오고 간 대화 내용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맞닿아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를 10%p 앞서는 여론조사를 가져오면 힘쓰겠다'는 취지로 명태균 씨에게 말했고, 명태균 씨가 실제 민주당 후보를 10%p 이상 앞서는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이준석 전 대표에게 보내면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과 공천 청탁 작업이 이뤄졌다는 의혹이다.
25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 <尹 부부·당대표·공관위 모두 포섭 정황… 명태균의 공천 청탁 전모>에 2022년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상황이 담겨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에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던 시점의 전후 상황이 설명돼 있다.
한국일보는 "검찰은 창원의창 보궐선거 확정 직후인 2022년 4월부터 명 씨의 청탁이 본격화한 것으로 본다"며 "주요 통로는 이준석 당시 대표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4월 2일 만난 명태균 씨와 이준석 전 대표는 "은혜 꼭 갚겠다" "상대 후보 잡는 수치만 나오면야"라는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당시 명태균 씨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김영선 전 의원 단수공천을 요구했고, 이준석 전 대표는 '민주당 후보를 10%p 앞서는 여론조사를 가져오면 힘쓰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게 명태균 씨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2022년 4월 4일 명태균 씨는 이준석 전 대표에게 김영선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13.4%p 앞서는 PNR의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해당 PNR 조사에는 '지역 설정 오류'가 있었다. 검찰은 이준석 전 대표의 '10%p 차이'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명태균 씨에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경 씨로, 다시 PNR로 흘러간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10%p 이상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에 명태균 씨가 강혜경 씨에게 '(10%p 차이를)만들라 해'라고 말하는 녹취가 발견됐고, 검찰이 조작 가능성을 수사 중이라고 한국일보는 설명했다.
명태균 씨는 2022년 4월 4일, 7일, 24일에도 이준석 전 대표에게 김영선 전 의원이 10%p 이상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24일 이준석 전 대표는 명태균 씨에게 "윤상현 의원한테도 함(성득) 교수를 통해 토스해달라"라고 말했다. 명태균 씨는 곧바로 함성득 교수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윤상현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이 된 시점은 2022년 4월 28일이다.
명태균 씨는 국민의힘 핵심 공천관리위원들을 포섭하려고 했다. 2022년 5월 6일 명태균 씨는 함성득 교수에게 "윤상현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인)한기호 사무총장, 강대식 의원, 홍철호 의원을 설득시켜 달라 한다. 이준석 대표에게 '한기호에게 김영선 밀라 해달라'고 전화 한 통 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함성득 교수는 명태균 씨에게 "했다. 세 놈 다 자기 표라고 한다"고 답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한국일보에 "저는 공천 때 여기저기서 부탁 들어와도 공관위원들에게 전달하지 않는다"며 "개괄적 질문에 답하는 것 외에는 누구에게 의사를 전달하거나 자료를 전달하거나 개입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명태균 씨가 보낸 여론조사에 대해 "(김영선 전 의원이)전략공천을 받고 싶다기에 경쟁력을 입증하면 공관위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며 "공천을 위해 보내고 싶은 자료가 있다면 공관위원들에게 전달하라는 당연한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명태균 씨는 공천 심사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했다. 한국일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이날 새벽 "당선인 쪽에서 창원의창 경선 실시하라고 왔다는 것 같다"고 명태균 씨에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명태균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중진들이 자기들한테 맡겨 달라더라" ▲"내가 윤상현한테도 (얘기를)했다" ▲"윤상현에게 한 번 더 얘기하겠다" 등의 말을 했다.
명태균 씨는 이후 김건희 씨와 통화했다. 지난 24일 시사IN이 공개한 2022년 5월 9일 명태균-김건희 녹음파일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명태균 씨는 "고맙다"고 인사했다. 김건희 씨가 "권성동하고 윤한홍이 반대하지 않나"라고 묻자 명태균 씨는 "그렇다. 당선인의 뜻이라고 윤상현을 압박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김건희 씨는 "너무 걱정 말라. 잘 될 거니까 지켜보자"고 했고 명태균 씨는 "잊지 않겠다. 내일(대통령 취임식에서) 같이 뵙겠다"고 했다. 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는 김영선 전 의원을 창원의창에 단수 공천했다.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들은 공천을 부탁받은 적 없다며 위원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표결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기호 당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한국일보에 "누구로부터도 공천을 부탁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공관위원 9명이 비밀 투표한 결과 김 전 의원이 1위였다. 위원들의 자유의사에 의한 표결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애초부터 당 기여도를 감안해 김 전 의원이 공천돼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공관위원도 있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명태균 씨의 전방위 공천 청탁과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점은 뚜렷하다며 "검찰이 확보한 국민의힘 당무감사 자료에도 '김 여사의 창원의창 보궐선거 개입설'이 담겨, 여당에서도 이런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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