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명 의미 몰랐다는 707단장, 정작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 지시
SBS, '12.3 내란' 당시 707 단체 텔레그램방 [단독] 보도 '국회 단전' 당시 작전과장 "조용한 루트로 들어가는 방법 확인 중"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12.3 내란' 사태 당시 국회 본관에 진입했던 김현태 707 특임단장이 당시 지휘부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단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는 지시를 받았다면서도 당시 그 의미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150명은 국회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 정족수다.
19일 SBS는 ‘12.3 내란 사태 당시’ 707 특임단 지휘부가 참여한 ‘NEW 707’ 이름으로 개설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내용을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46분 대화방에서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김 단장은 “진입 시도 의원 있을 듯” “문 차단 우선” “진입 차단 막고” 등을 지시했다.
김 단장은 헌법재판소 윤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이 부여받은 봉쇄 의미가 국회의원들 출입을 금지시키라는 것이 아닌, 테러리스트 등 적대적 위협 세력이 국회에 진입되지 못하도록 방어하라는 개념 아니냐’는 윤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 질의에 “맞다”고 답했다.
김 단장은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들어갈 수 없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당시 ‘150명의 의미를 비상계엄 당시 이해하지 못했고, 이후 언론보도를 보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SBS는 “이후 김 단장은 밤 11시 53분, '본청과 외곽 봉쇄'를 언급했고, 이튿날 새벽 1시 58분, 출동 인원 확인 정도를 했을 뿐, 이 대화방에선 별다른 추가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단장은 지난해 12월 9일 기자회견에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150명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국회의원들 끌어내라는데 가능하겠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단장이 ‘끌어내라'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 측과 여당은 진술이 달라졌다고 문제 삼았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국회) 본관 안에 작전 요원들은 없었다”면서 “그 상태에서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말씀하신 의결 정족수 문제, 안에 들어가 있는 인원을 빨리 끌어내란 부분은 당연히 (국회)의원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선포 이후인 12월 4일 새벽 1시 11분 해당 단체 대화방에 707 특임단 작전과장이 "조용한 루트로 들어가는 방법을 확인 중"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707 요원들이 국회 본관 지하 1층 전기를 차단했던 시점과 겹친다. 국회 지하 1층 비상조명 차단기가 내려간 시각은 새벽 1시 7분으로, 약 5분 48초 동안 단전됐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BS에 “가결 해제되었다는 것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단전해서 컴컴한 상태가 됐고, 자기들은 야간 투시경을 쓰고 '조용한 루트' 이쪽 계단으로 올라가서 핵심 인사들을 끌어내고 잡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SBS는 “어떤 이유에선지 대화방에선 '조용한 루트 작전'이 더는 언급되지 않고, 새벽 1시 14분, 작전과장은 안전한 곳으로 모이라는 특전사령관의 명령을 전달한다”면서 “하지만 30분 뒤 철수를 준비하던 특임단에 특전사령부가 철수를 멈추고 대기하라는 지시를 내린다”고 전했다. 당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선포가 나오기 전인 새벽 3시 8분이다.
707 특임단의 계엄 사전 준비 정황도 포착됐다. SBS 최재형 기자는 “계엄 전 선포 몇 시간 전부터 707 특임단이 분주하게 움직였던 정황들이 단체 대화방에서도 읽힌다”면서 “3일 오후 5시 30분, 발열식량과 물을 방출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계엄 상황과 무관할 수 있지만 장기전 작전을 대비한 건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최 기자는 “오후 6시 29분에는 위병소 입출입시 '비상 깜빡이를 켜면 707로 인지해 신속 통과'라는 내용도 등장하고, 8시 41분에는 김 단장이 각 지역대별로 준비시간을 환기시키고 9시 지휘통제실 회의를 공지하는 등 내부적으로 아주 긴박한 움직임들이 대화방 곳곳에서 읽혔다”면서 “모두 계엄 선포 전 이뤄진 것으로 혹시 계엄과 관련이 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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