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에 내란선동 세력 들어올 자리 없다"

[미디어스=노하연 기자] 극우 개신교단체가 15일 광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내란에 동조하고 선전·선동을 일삼는 반헌법, 반민주주의 집회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광주시는 극우 유튜버가 요청한 5.18 민주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강 시장은 11일 광주시청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폭력과 혐오, 내란선동과 가짜뉴스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위협하는 극우는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광주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노선”이라며 “5·18 민주광장은 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민족민주 성회를 열어 서로 안부를 묻고, 대책을 논의한 공간이고, 12.12 전두환 쿠데타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맞서 싸웠던 현장으로 이 민주광장에 내란 선동 세력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광주시는 극우 유튜버 안정권 씨의 5.18 민주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지난 7일 안 씨는 탄핵 반대 집회를 열기 위해 광주시에 5.18 민주광장 사용 문의를 했지만 광주시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기본조례’를 들어 거절했다. 통상 집회 신고·허가는 관할 경찰서에서 이루어지지만, 민주광장은 광주시가 소유한 공공시설로 광주시의 승인이 필요하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기본조례’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오월 정신 계승을 목적으로 2024년 5월 1일 시행됐다. ▲광장의 조성 목적에 위반되거나 ▲시민·이용객들의 신체·생명·안전 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 방지를 위해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광장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

강 시장은 “광장은 사적지로 상징성과 역사성에 맞게 보존 관리해야 하며, 5·18 정신계승 관련 조례에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폄훼하고 왜곡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불허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며 “헌법 질서와 민주적 가치를 부정하는 극우의 선전·선동은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 개신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오는 15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한다고 11일 공지했다. 세이브코리아는 매주 토요일 전국 각지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는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는 11일 성명을 내어 “5·18 광주정신을 폄훼하고 사법체계를 능멸하는 극우집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진보와 보수를 떠나 헌재와 법원 등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사법체계를 무시하고, 극한의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극우집회는 결코 기독교 정신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는 “기독교 신앙을 오염시키는 극우세력은 광주에서의 집회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광주지역 1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광주비상행동’은 8일 성명을 내어 “150만 광주시민은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를 추악한 돈벌이를 위한 굿판으로 만들려는 이들의 준동을 경멸한다”며 “광주시민의 혼이 서린 5·18 민주광장과 금남로를 침탈해 윤석열의 위헌적인 불법 계엄을 정당화하는 선동을 이어가려는 행위에 대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광주비상행동은 “내란동조 선동세력의 광주 침탈 시도는 위헌적인 내란세력에 대한 전국민적 저항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며 경찰에 “불법적인 내란 선동에 분명히 채증하고 단호히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또 “5·18 폄훼와 내란 선동 행위에 대해 광주시민들은 분명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광주에 올 테면 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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